게다가 그의 어머니는 '러시아판 한석봉 어머니'였다. 멘델레예프는 1887년 '수용액의 연구'를 출간하면서 책의 서문에 어머니 이야기를 담았다. "이 연구는 어머니를 기념하기 위해..(중략) 막내 아들을 과학의 발전에 공헌하도록 (고향인)시베리아에서 수만리를 걸어 (모스크바로) 왔습니다. 아들을 위해 모든 재산과 귀한 몸을 희생하고 끝내 쓰러졌습니다"라고.
실제로 어머니는 그가 15세 되던 해 아버지가 사망하자 그를 모스크바로 데리고 갔다. 우여곡절끝에 교육대학에 입학한 뒤 크림반도 오데사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고,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유학을 갔다온 뒤 1864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화학 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주기율표를 발견한 것은 '꿈속에서'라고 한다. 당시 화학 원소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종이 카드 63장에 각 원소 하나의 이름과 원자량, 성질 등을 쓴 다음 다양한 방식으로 배열해 보기를 여러 날. 어느 날, 깜빡 잠이 들었는데, 모든 원소들이 제 위치에 있는 표(주기율표)를 보았다는 것이다.
드디어 1869년 3월 6일 그는 '원소의 구성 체계에 대한 제안'이란 논문속에 주기율표를 제시했다. 당시 과학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지만, 그가 주기율표에서 예측한 미발견 원소들이 하나씩 발견되면서 세계적인 화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노벨화학상은 끝내 타지 못했다.
주기율표에 따라 새로 발견된 원소의 이름은 발견자나 발견한 국가가 붙이도록 돼 있다. 현재 주기율표 118개의 원소 중 나라 이름이 붙은 것은 31번 갈륨(Ga·프랑스의 옛 라틴어 이름인 갈리아), 32번 저마늄(Ge·독일), 44번 루테늄(Ru·러시아), 84번 폴로늄(Po·폴란드), 87번 프랑슘(Fr·프랑스), 95번 아메리슘(Am·미국), 113번 니호늄(Nh·일본)이다.
이처럼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노벨상 수상에 버금가는 영광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노벨상을 받지 못한 멘델레예프도 주기율표 원소 이름에 올랐다. 세계 화학자들은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5년에 발견된 101번째 원소에 멘델레예프의 이름을 따 멘델레븀(mendelevium)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