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우 박사 학위 받는 날
- 효도는 오늘이 처음(시작)이요 더욱 정진 대성하는 날 비로소 효도의 끝이니라.
3시 20분에 깨었다 다시 누워 자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닫고 나가신다.
할머니 아니면 어머니 아니면 아내일 게 틀림없다.
어서 일어나 학위수여식 늦지 않게 가라고,
깨우시려 들오셨다 나가신 게 분명하다.
문소리 듣고 소스라쳐 일어 부산나케 서둘렀다.
행여 늦을세라 온 식구 차를 타고 달렸다.
대극장 앞자리에 아들과 사이 두고 앉았다.
열한(11)시 주악 울려 퍼지며 식은 진행되었다.
대문짝만한 학위장 받고 총장과 악수하는 박영우!
단상에 섰다 조명과 함께 찰깍 사진이 찍힌다.
얼마나 공을 쌓은 오늘이더냐 금자탑은 빛난다.
‘박용래 시 연구’ 세 번 심사 거쳐,
영광에 이르기까지 쉼 없는 정성의 결정(結晶)입네.
흔한 게 남아도는 박사라지만 박사 그리 쉰 게 아니데.
공자는 철따라 새로운 입맛을 돋우어 드리고,
철맞는 보드란 옷 입혀 드림이 효도의 처음이요,
(몸 세워 이름 떨쳐)어버이 이름 두드러지게 함이 효도의 끝이라 하였다.
허나 효도는 오늘을 출발로 더욱 갈고 닦아,
학문과 창작을 꽃피워 탐스런 열매 맺음으로써,
새로운 기원을 세우는 날이 효도의 절정이니라.
설레는 맘으로 갔다가 설레는 맘으로 돌아왔네.
날마다 내 삶 오늘만 같다면 무슨 한이 있으리.
영우야! 정정한 나무로 하늘 높이 솟아라.
박사는 시작이요 학문의 끝은 아니네.
신들메 단단히 매고 마음 단단히 먹고,
날망에 오를 때까지 눈팔지 말고 앞만 보고 올라라.
4335. 2. 25. 상오 11시 50분 ~ 2시 10분 ~ 하오 3시 25분 ~ 5시 50분.
2002. 4. 10. <전북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