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다’와 ‘맑다’의 표준 발음
‘맑다’와 ‘넓다’의 발음은 어떻게 됩니까?[말따]와[널따]인지,[막따]와[넙따]인지 궁금합니다. |
표준 발음법 제10항에서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닭’은[닥]으로,
‘젊다’는 ‘점:따’로, ‘읊다’는[읍따]로 발음하여야 하므로, ‘맑다’도[막따]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활용할 때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하여야 합니다. 즉 ‘맑게’는[말께]로, ‘묽고’는[물꼬]로, ‘얽거
나’는[얼꺼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넋’은[넉]으로, ‘앉다’
는[안따]로, ‘여덟’은[여덜]로, ‘외곬’은[외골]로, ‘핥다’는[할따]로, ‘값’
은[갑]으로 발음합니다. 그러므로 질문하신 ‘넓다’의 발음은 ‘널따’가 됩니다.
다만 ‘넓죽하다’와 ‘넓둥글다’는[넙쭈카다]와[넙뚱글다]로 발음하도록 규정
하고 있습니다.
? ‘냇가’의 표준 발음
‘냇가’의 발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내까]인지,[?까]인지 궁금합니다. |
표준 발음법 제30항에서는 ‘ㄱ, ㄷ, ㅂ, ㅅ, ㅈ’으로 시작하는 단어 앞에 사이
시옷 이 올 때에는 이들 자음만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이시
옷을[ㄷ]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냇가’는[내:까]
로 발음함이 원칙이며,[?:까]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되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
가지로 ‘빨랫돌’, ‘깃발’, ‘햇살’, ‘뱃전’은 각각[빨래똘],[기빨],[해쌀],[배
쩐]으로 발음함이 원칙이며,[빨?똘],[긷빨],[?쌀],[?쩐]으로 발음
함도 가능합니다.
? ‘등산로’의 표준 발음
자음동화 규칙에 의하여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소리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등산로’, ‘춘란’ 등은 각각 ‘등산노’, ‘춘난’으로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자음동화 규칙의 보편성 문제를 질문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ㄹ’에 관련
된 자음동화 현상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ㄹ’이 선행하는 음절 종성 ‘ㄱ, ㄷ, ㅂ, ㅁ, ㅇ’에 이어날 때 ‘ㄴ’으로 바뀌는
경우: 예, 목로 →[몽노], 몇량 →[면냥], 협력 →[혐녁], 감로 →
[감노], 종로 →[종노].
(2) ‘ㄴ’이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되는 경우:예, 신라 →[실라], 칼날 →[칼랄].
규칙 (2)에 의하면 ‘등산로’는 ‘등살로’가 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요즘 발음을 보면 개인차가 있기는 하나 젊은 세대에서는 특히 어휘에서 ‘ㄴ+ㄹ’
의 연결을[ㄴㄴ]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한 듯합니다. 그 이유는 형태 보존의
심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등산로’의 경우 선행 형태소 ‘등산’이 자
립형태소로 그 뜻이 분명한데, 형태를 바꿔 ‘등살’로 하면 ‘등산’이란 의미와 거리
감을 느끼기 때문에 규칙 (2)의 예외가 되면서 형태를 바꾸지 않는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등산’을 제대로 다 발음하고 나면 ‘등산노’가 되는데 이것은 규칙
(1)의 확대 적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ㄴ+ㄹ’은[ㄹㄹ]로 바뀌는 것이 일반
적이고[ㄴㄴ]으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ㄹ+ㄴ’에서는 언제나[ㄹ]로 동화되
며[ㄴㄴ]으로 발음되는 예가 없다는 사실을 보면 역행동화가 순행동화보다 제
약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표준 발음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규칙 ⑵에 대한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는 사실을 알려 드립니다.
예를 들어 의견란[의:견난], 임진난[임:진난], 동원령[동:원녕], 상견례
[상견녜], 결단력[결딴녁], 이원론[이:원논]등을 들 수 있습니다.
? ‘맛있다’와 ‘멋있다’의 표준 발음
‘맛있다’와 ‘멋있다’의 표준 발음은 무엇입니까? |
표준 발음법 제15항에서는 받침 뒤에 모음 ‘아, 이, 오, 우, 위’ 들로 시작되
는 실질형태소가 연결되는 경우에는 그 받침이 대표음으로 바뀌어서 뒤 음절 첫
소리로 옮겨 발음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령, ‘밭 아래’는[바다
래]로, ‘젖어미’는[저더미]로, ‘꽃 위’는[꼬뒤]로 발음하도록 되어 있습니
다. 다만, ‘맛있다’와 ‘멋있다’는[마딛따],[머딛따]로 발음함이 원칙이나[마
싣따],[머싣따]로도 발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의’의 표준 발음
‘서울의 명소’, ‘민주주의의 의의’의 올바른 발음은 무엇입니까? |
‘의’는 이중모음으로서 발음 역시 이중모음으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
데 표준 발음법 제5항에서는 단어의 첫 음절 이외의 ‘의’는[이]로, 조사 ‘의’는 [에]로 발음함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의(注意)’는[주의]로 발음
함이 원칙이나[주이]도 가능하고, ‘우리의’는[우리의]가 원칙이나[우리
에]도 허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의 명소’나 ‘민주주의의 의의’는 각각 표
기대로 발음함이 원칙이나 [서울에 명소]나[민주주이에 의이]로 발음할 수
도 있는 것입니다.
? ‘밟는’과 ‘짧게’의 표준 발음
‘짧게’를[짭께]로, ‘밟는’을[발:른]으로 ‘맑게’를[막께]로, ‘읊고’를[을꼬] 로 발음하는 등 사람에 따라서 ‘ㄹ’로 시작되는 일부 겹받침의 발음에 혼란이 있는 듯합니다. 이들의 정확한 표준 발음법을 알려 주십시오. |
표준 발음은 ‘짤게’, ‘밤:는’, ‘말께’, ‘읍꼬’입니다. 구체적으로 ‘ㄺ, ㄼ, ㄽ, ㄾ,
ㄿ’ 등의 겹받침의 발음은 지방에 따라서 그 발음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발음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들에 대한 ‘표준 발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ㄼ, ㄽ, ㄾ’의 경우는 표준 발음법 제10항에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ㄹ]
로 발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덟, 넓다’는[여덜, 널따]로,
‘외곬’은[외골]로, ‘핥다’는[할따]로 발음하도록 예시되어 습니다. 그런데 여
기에는 두 가지의 예외가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즉, 동사 ‘밟-’의 경우는
‘밟고, 밟다, 밟소, 밟지’ 등과 같이 자음 앞에서[밥:꼬, 밥:따, 밥:쏘, 밥:찌]으
로, 형용사 ‘넓-’의 경우는 ‘넓죽하다, 넓둥글다’의 경우에[넙쭈카다, 넙뚱글다]
로 발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짧게’는 자음 앞이고 또 위의 예외에
해당되지 않으므로[짤게]로 발음해야 하나, ‘밟는’은 위의 예외에 해당되고 또
‘ㅂ’ 소리가 ‘ㄴ, ㅁ’ 앞에서[ㅁ]으로 발음되므로[밥:는→밤:는]으로 발음해
야 합니다.(표준 발음법 제18항 참조)
둘째로 ‘ㄺ, ㄿ’의 경우는 표준 발음법 제11항에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ㅂ]으로 발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닭, 맑다, 늙지’는[닥,
막따, 늑찌]로, ‘읊다’는[읍따]로 발음하도록 예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ㄺ’
의 경우에는 ‘ㄱ’ 앞에서 예외적으로[ㄹ]로 발음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주
의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읊고’는[읍꼬]로 발음해야 하고, ‘맑게’는 ‘ㄱ’ 앞이
므로[말께]로 발음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들 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하는 경
우의 발음에 대해서는 표준 발음법 제14항에서 뒤에 있는 자음을 뒤 음절 첫소리
로 옮겨 발음하되, ‘ㅅ’의 경우는 된소리로 발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닭을, 맑아, 여덟이, 넓어, 핥아, 읊어’ 등을 각각[달글, 말가, 여덜비, 널버, 할타, 을퍼]등으로 발음하되, ‘외곬이, 넋이, 값을, 없어’ 등과 같이 뒤의 받침이
‘ㅅ’ 일 때는 각각[외골씨, 넉씨, 갑쓸, 업:써]등과 같이 된소리로 발음해야 합
니다.
? ‘12?12’의 표준 발음
‘12?12’의 발음이[십이십이]가 아니라,[십이일이]가 아닌지요? |
‘12?12’의 발음이[십이일이]가 올바른 것이라는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발생 날짜로 이름을 붙인 역사적인 사건명의 발음은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현행 어문 규범에는 이러한 사건명의 발음에 대한 명
확한 규정이 없습니다. 현행 ‘표준 발음법’ 제29항[붙임 2]에 ‘6?25, 3?1절’의
발음은 각각[유기오],[사밀쩔]로 정한 예가 있지만, 이것은 과거에[융니
오],[삼닐쩔]이 표준 발음이라고 했던 것에 대한 수정일 뿐이지, 이와 같은 유
형의 단어들에 대한 발음상의 기준으로 해석될 수는 없습니다.
둘째, 또한 위와 같은 사건명을 읽을 때에 달[月]을 나타내는 부분은 그대로 그
달 이름으로 읽지만, 날짜[日]를 나타내는 부분은 따로 떼어 읽는 절대적인 법
칙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건명(예:3?15, 4?19, 5?16, 5?18, 6?25,
8?15, 9?28, 10?26 등)은 이와 같이 읽고 있으나, 이런 유형의 사건명 중 가장 이
른 것의 하나인 ‘6?10 만세 운동’의 경우 현재의 국어사전들에 ‘육십만세운동’이
라는 표제어로 올라 있을 정도로[육십]이라는 발음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위
의 법칙대로 한다면 [육일영](또는[육일공])이라는 발음이 일반적이어야 하
나, 현재 이런 발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12?12’의 발음 문제는 현재와 같이[십이십이]로 두어도 큰 문제가 없
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것을[(십이)일이]로 읽지 않고[(십이)십이]로 읽은
것은 아마 앞의[십이]와 짝을 맞추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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