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시집 쓴 샤오빙, 커제 울린 알파고 AI 빠른 성장세 BAT 등 글로벌 IT 기업 중심, AI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 시장 중국 음성 및 이미지 인식, 자율주행 자동차 '주목'한 중국 최강 바이두 통신장비에서 스마트폰, 스마트기기의 AI 진화 노리는 화웨이
AI 샤오빙의 시집
<행복한 인생의 압박>
시인의 교실에서 태양이 서쪽으로 갈 때 나는 버려졌네 ….중략…. 시는 내 마음 깊은 영혼에서 나오는 행복한 인생의 압박 이것이야 말로 삶의 의미
중국어로 지어진 이 시의 작가는 누굴까. 무려 139편의 시를 엮어 시집까지 낸 올해 18살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샤오빙(小氷)이다. AI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문학’의 문까지 두드린 것이다. 어색한 문장도 있고 오타도 있지만 샤오빙이 시를 창작한 과정은 인간의 방식과 거의 유사했다는 평가다. 1920년대 이후 519명의 중국 현대 시인의 수 천편의 시를 단 100시간만에 익혔다는 점만 다르다. 샤오빙은 ‘태양’, ‘작은 새’,‘사막’, ‘오래된 나무’ 등 단어를 좋아한다고 한다. 왜 좋아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최근 커제는 구글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참패했다. 커제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냉정한' 알파고는 아무 표정없이 바둑계를 떠났다. 커제는 “희망이 안보일 정도로 완벽한 바둑의 신의 경지였다”고 평가했다. 커제의 눈물은 계속 회자됐다. AI 앞에서의 인간의 무력감과 두려움을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AI의 무한한 가능성과 이와 함께 펼쳐질 새로운 미래,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었다.
이와 함께 중국 AI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샤오빙이나 알파고는 모두 미국 기업이 만들었지만 시장과 세계는 중국을 주목했다. 중국은 AI 관련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최근 이슈로 놀라움을 준 것은 미국 기업이지만 발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며 실제 생활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중국 AI 산업 현황, 발전과 기회
# 알리페이를 클릭하면 알리로봇과 대화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열고 음성인식 기능을 선택해 질문을 건네면 친절한 답변이 나온다. 마구잡이로 자판을 두드려도 자동변환 기능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준다…
AI는 이미 중국에서 낯설고 먼 개념이 아니다. 이미 중국인의 일상 생활 곳곳에 침투해 삶의 질을 높였다. 중국의 AI 산업은 필요한 단계를 순조롭게 밟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메이(艾媒)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AI 산업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무려 43.3%로 시장 규모가 100억 위안에 육박했다. 올해는 152억1000만 위안, 오는 2019년에는 지난해의 3배도 웃도는 344억3000만 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3월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신흥산업 육성에 있어 처음으로 AI를 언급한 것도 향후 전망에 장미빛을 더해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16년을 ‘중국 AI의 원년’이라고 평가한다. 관련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을 뿐 아니라 AI라는 개념의 적용범위가 급격하게 확대되며 영향력과 입지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때문이다.
류리화(劉利華) 공업신식화부(산업정보화부 격) 부부장은 “최근 중국 AI 기술연구는 이미 세계 선두 수준”이라며 “최근 중국 AI 특허 누적 출원량이 1만5745건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중국이 세계 AI 연구개발에 있어 훌륭한 토양이 됐다는 증거라고 높게 평가했다.
강력한 정책적 지원도 긍정적이다. 국가적(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각지 지방정부에서 집중적으로 AI 산업 장려정책, 자금지원 정책 등을 내놓으며 관련 기업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0여곳 이상의 도시에서 로봇 산업을 현지 핵심 발전산업으로 삼았고 전국 각지 정부에서 조성했거나 조성중인 로봇 산업단지도 40여개에 달한다.
중국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맥킨지는 “중국이 후발주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 AI 응용시장이 세계 평균인 20%를 크게 웃도는 연평균 50%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로 글로벌 기업으로 주목받는 중국 IT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벤처투자회사 클라이너 퍼킨스의 파트너인 메리 미커가 공개한 '2017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0대 IT 기업 중 7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순위에
오른 기업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앤트파이낸셜, JD닷컴, 샤오미, 디디추싱이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IT 기업이 많다는 것은 AI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IT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 각종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AI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BAT, 화웨이...중국 AI 산업 이끄는 기업들
중국로봇망에 따르면 AI 발전을 위해서는 풍부한 대용량 데이터, 슈퍼 컴퓨터,
딥러닝과 마이크로칩 등의 기술적 진화가 필요하다. AI 기술은 크게 식별단계(대량의 문건 중 특정정보, 함의 인식), 인지단계(자료를 바탕으로 판단)그리고 사람과 비슷한 단계(감정, 사고, 행동이 가능한)로 나눈다.
현재 세계 AI 시장은 전반적으로 초보적인 식별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중국 대부분의 AI 기업도 이 단계에서의 연구·개발 확대, 기술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BAT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판 알파고인 텐센트의 줴이(絶藝)가 올해 세계 컴퓨터바둑대회에서 우승했고 바이두의 샤오두는
천재들과 경쟁해 ‘최강두뇌’에 등극했다.
알리바바도 아리윈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기반을 닦고 관련 AI 기술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도시 공공자원을 분배 도시 관리 수준을 높여주는 도시관리 슈퍼 AI 시스템인 도시 데이터플랫폼도 개발했다. 지난해 6월 안면인식 정확도 99.5%를 자랑하는 AI 로봇 마커(螞可)를 공개하고 스타크래프트 AI 관련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 보고 듣고 달리고, 중국 AI 최강자 바이두
리옌훙 바이두 회장
천재들이 출연해 두뇌 대결을 펼치는 중국 인기 예능 ‘최강대뇌’, 지난 2월 12일 열렸던 대결의 승자는 바이두가 개발한 AI로봇 샤오두(小度)였다. 대결 종목은 ‘관찰력 게임’, 감시카메라에 1초 포착된 가상의 강도 3명을 30명의 방청객 속에서 찾는 것이었다. 인간 천재는 실패, 샤오두는 2명을 찾아내며 AI 이미지 인식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바이두에 따르면 샤오두의 음석인식 정확도는 97%, 안면인식 정확도는 99,7%에 육박한다.
중국 바이두 업계의 최강자는 누가 뭐래도 바이두다. 중국 대표 AI 찬양론자인 리옌훙 회장이 이끄는 바이두는 지난해 중국 100대 AI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샤오두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바이두는 이미지, 음성인식에서 앞서고 있으며 자율주행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두의 머신러닝 기술 수준은 구글 , 마이크로서비스(MS), 페이스북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바이두는 자사 AI 기반 지식 플랫폼으로 음성·이미지·화상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능을 갖춘 ‘바이두 브레인(百度大腦)’을 공개했다. 9월에는 AI를 탑재한 개인비서 ‘두미(度秘’를 공개했다. 음성으로 두미에게 식당, 영화티켓 예약을 지시하면 두미가 모두 해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율주행 및 AI 연구소도 설립했다. 해당 연구소는 올 3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스위프트스크라이브(SwiftScribe)’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wav 혹은 mp3 형식 음성 파일을 지원한다. 1분 가량의 녹음 파일이 문자로 전환되는 데는 30초, 1시간 길이 파일은 20분이면 된다.
이
외에 바이두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인수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올 2월 AI 음성비서 플랫폼업체 ‘레이븐 테크’를 인수해 60여명의 AI 전문가를 영입하고 4월에는 미국 컴퓨터개발회사 'x퍼셉션'을 인수했다.
바이두는 또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와 파트너십을 맺고 AI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고화질 지도와 도로 환경 변화를 인식해 반응하도록 하는게 핵심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콘티넨탈은 물론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등과 협력하며 윈윈 전략을
구사 중이다.
▷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이제는 '스마트기기+ AI'
화웨이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에서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도약한 화웨이도 최근 AI 기술력 확보와 응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단말기에 머신러닝 시스템을 장착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화웨이가 2012년 설립한 연구개발(R&D)센터인 ‘노아의 방주 실험실’이 AI 기술 개발의 핵심동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리항(李航) '노아의 방주 실험실' 주임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화웨이의
AI 구상을 소개했다. 리 주임은 “알파고,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오늘날 AI의 성공사례로 꼽힌다”면서 “하지만 이는 같은 방식의 AI를 계속 활용하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화웨이는 ‘의식’, ‘감정’, ‘자유의지’ 등을 중시하고 이를 최대한 구현한 AI로 전 인류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선 화웨이는 머신러닝 기능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적용해 AI 시스템과 고객간 교류를 실현하고 교류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개발한 EMUI5.1에 머신러닝 AI 시스템을 삽입해 강력한 학습·조율·정리 기능을 더해 스마트폰의 활용도, 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AI는 고객의 사용습관을 파악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자원을 자동으로 분배한다. 상단에 표출되는 앱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고객 사용률이 높은 앱 순으로 정리한다. 불필요한 정보와 내용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해 스마트폰 속도를 크게 높히고 자동으로 메모리를 관리한다. 실시간으로 앱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각각 앱의 차이를 이해해 맞춤형 앱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웨이도 AI 음성비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출시된 메이트9에는 구글의 알렉사를 탑재했지만 이미 자체 음성비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선전에 100명 이상의 고급인력으로 구성한 팀을 꾸리고 음성비서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내 서비스가 목표로 중국어를 우선 지원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경제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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