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생소한 이름의 악기인 Kazoo 는 요즘 악기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교재용 악기입니다.
짤막한 피리처럼 (색소폰의 마우스피스 만 한것) 생긴건데, 이걸 입에 물고 허밍을 하면 매미소리 (또는 오리소리?) 처럼 변조된 소리가 납니다.
일종의 디스토션 효과 (Distortion Effect) 를 내는 거죠.
누구나 콧노래만 할 수 있으면 똑같이 씩씩한 음색으로 노래가 나오는 아주 쉬운 악기 (악기라고 하기엔 좀...) 입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가격도 아주 저렴하기에 장난감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악기가 근래에 나온걸까요 ?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 제가 초등학교때 교과서에 악기만드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음악책인지 자연 교과서인지 기억은 안남)
그 때가 64 ~ 65 년도 쯤 이니 꼭 50년 전이네요. 조개껍질로 만드는 장난감 악기였는데 "카주" 라는 이름도 없었죠.
좀 작은 대합조개 껍질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조개도 비슷한 모양이면 됨)
조개의 경첩? 에 해당되는 뭉툭한 부분을 거친 시멘트 바닥에 대고 열심히 갈아냅니다 (똑바로 수직으로 갈아야 됨)
그러면 껍질에 두개의 작은 구멍이 생기는데 (크기 약 3 ~4mm 정도)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잘 씻어낸 다음 껍질을 맞붙여 대고 구멍쪽을 입에 물고 콧노래 합니다.
그러면 조개껍질 2장이 떨면서 맞부딪치는 디스토션 효과가 나옵니다.
조개의 종류나 크기, 두께에따라 조금씩 다른 소리가 납니다.
돈 1원 한푼 안들이고 몇분 만에 뚝딱 만들어 갖고 놉니다.
저는 그 당시 한창 유행했던 영화 "콰이강의 다리" 주제곡을 따라서 그걸로 열심히 흉내냈던 기억이 납니다.
몇년 지나서 학교에서 유행하던 것 (또 다른 형식의 Kazoo) 이 있었는데,
모나미 153 볼펜이 발매되고 몇년 지난 67 ~ 68 년도였습니다, 너도나도 연필대신 볼펜 써보는게 유행이었죠.
볼펜 껍데기 한쪽 끝을 (누르는 부분쪽) 얇은 비닐로 씌우고 실이나 고무밴드로 칭칭 고정합니다.
그리고 옆쪽의 길쭉한 구멍 부분을 입에 물고 콧노래 부르면 역시 소리납니다. (꼭 플룻이나 가로피리 부는 폼)
이때는 비닐의 두께나 팽팽한 정도에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진동면이 작아서 다소 가냘픈 소리가 됩니다. (국악기 세피리)
요즘같으면 랩으로 살짝 씌우면 아주 쉽게 잘 될것 같습니다.
Kazoo 는 원래 아프리카가 원조라고 하는데, 선사시대때 신호용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도 아주 엤날 신라시대 부터 사용되었던 젓대 (대금) 에도 이러한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취구와 운지공 중간에 "청공" 이라 하여 얇은 갈대속의 막을 씌운 구멍이 있어 이것을 떨게 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구조와 음색은 세계에 유래없는 것이라고 하는데, 가까운 중국에도 민족악기로서 일부 있는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것 컨닝했나 ?)
옛날 생각하며 심심풀이로 간단히 만들어 갖고 놀아볼만 하겠습니다. (폐품 재활용에도 도움 되겠네요...)
또한 오케 연주때 특수효과 용도로도 활용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