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및 감상】
성삼문은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한다. 그의 탄생 설화를 보면, 태어나기 바로 직전, 하늘에서 “태어났느냐?”
하고 세 번을 묻는 소리가 들렸기에 그 이름도 삼문(三問)이 되었다 한다. 영특하였던 그는 세종 때 집현전에 들어가 총애를 받으면서 한글을 창제하는데 많은 공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세종에 대한 각별한 충성심은 그의 아들인 문종과 문종의 아들인 단종에게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작품의 초장에 있는 ‘수양산’은 중의적 의미를 가지는 시어다. 초장은 실상 중구의 고사에 드러나고 있다. 수양산은 백이와 숙제가 주 무왕의 정벌을 말리다가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은거하여 고사리만 캐어 먹다 죽게 되었다는 장소이다. 그 수양산을 바라보며 백이와 숙제를 한탄한다는 것은 시적 화자가 백이 숙제보다 더한 절의를 지니겠다는 고백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당대의 문제적 인물이었던 수양대군의 ‘수양’과 동음의어이기에 절의 없이 왕권에 욕심을 낸 수양대군을 중의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백이와 숙제는 올곧게 절개를 지킨 인물의 표상으로 알려져 있다. 제후의 나라가 천자의 나라를 정벌할 수 없다는, 소신에 따라 백이와 숙제는 은나라를 치러 가는 주나라의 무왕을 설득했지만, 자신들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개탄하고, 수양산으로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절의의 화신으로 지금까지도 동양 고전 이곳저곳에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이다.
시적 화자는 백이와 숙제보다 더한 절의를 보여주고자 한다. 실상 이 작품의 중장은 주나라 땅에서 나는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백이와 숙제를 나무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충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고사리를 캐 먹으며 고사리를 캐 먹으며 연명하였다지만 성삼문에게는 이들의 이런 행동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양산도, 그 고사리도 결국 주 무왕 천하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종장은 이러한 의미를 겉으로 표출하고 있다.
시인의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백이와 숙제가 진정한 의미의 절의를 가지려면, 실상은 죽음으로서 자신들의 으지를 드러내 보였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성삼문의 눈에는 그들이 비록 중국 고사에 전하는 훌륭한 절조의 인물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미흡하게 비쳐젔고, 자신은 목숨바쳐 참된 절개를 지키겠노라는 다짐을 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
【성삼문 成三問】 1418~1456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昌寧 자는 謹甫, 訥翁이고 호는 梅竹軒이며, 시호는 忠文이다. 死六臣의 한 사람이다. 한글 창제를 위해 正音廳에서 鄭麟趾, 崔恒, 박팽년.신숙주,姜希顏, 李塏 등과 함께 遼東에 유배돠ㅣ어 있던 명나라의 翰林學士 黃燦에게 13번이나 내왕하면서 音韻을 질의한 바 있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밀고로 죽음에 이르렀다. 문집에 『매죽헌집』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