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는 아주 귀중한 것
어제 봉축법요식에는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봉축법요식 회향은 잘 치루었습니다.
모든 것은 불자님들의 공덕인가 싶습니다.
어제 어느 분께서
“스님, 이 가 올해 삼재입니다.”하십니다.
오늘은 잠깐 삼재 이야기 할까 합니다.
삼재 얘기를 해마다 하는 얘기지만 오늘 더 보겠습니다.
상여 나갈 때 상여머리에서 부르는
향도가香徒歌의 구절입니다.
향도는 상여꾼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한 대목 올려드리겠습니다.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을 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을 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을 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드려
염불공덕念佛功德을 하였는가.”
이런 노래가 있는 것을 볼 때
우리의 선조들은 죽어 저승에 가서도
염라대왕으로부터 입춘날에 무슨 일을 하였는지
심판 받는다고 믿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지금도 제주도에는 신구간이라 하여
일 년 중에 이 기간에만 이사를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기간은 조왕할머니를 비롯하여
모든 집안의 신들이 하늘의 옥황상제를 만나러 가고 없어서
이사를 하거나 집을 수리해도 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첫 걸음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내딛어야 목적지를 도달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불자들에게는
‘초발심시변정각.’이라는 말이 그와 같은 말言 일 것입니다.
처음 발심을 할 때 이미 깨달음의 구경지,
즉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시작과 끝이 하나요,
원인과 결과가 하나라는 깊은 내용이 담긴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발심이란 보리심을 내는 것 을 말합니다.
진리를 깨닫겠다는 숭고한 마음을 내는 것이지
돈을 벌겠다는 마음,
남을 헤치겠다는 마음이 아닙니다.
진리를 깨달아 부처가 되겠다는,
아니 부처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부처와 비슷한 삶을 살아 보겠다는
숭고한 마음가짐인 것 입니다.
그런 마음이라야 변정각하는 것이지
아무 마음이나 처음 마음 낼 때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상시 스님네들이 기도 발원을 하실 때
“삼재팔란, 사백사병, 관재구설 일체소멸.”이라고 할 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삼재란 무엇인가 ?
우리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액난(厄亂)을 만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처참한 것은
화재를 당하는 일이요,
물난리를 당하는 일이요,
그리고 태풍의 피해를 당하는 일입니다.
이처럼 물, 바람, 불로 인한 재해가
어떤 재해 보다 크기 때문에 삼재라고 합니다.
삼재三災는 우리의 힘,
인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힙입니다.
그래서 이런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우리 불자들은 불보살님과 신장님께 기도를 올리는 것 입니다.
그런데 삼재기도를 하였는데도
“왜 ‘나’는 물난리를 당한답니까?” 라고
하는 분도 더러는 계십니다.
그럼 ‘그때 어떻게 되셨는지 얘기해 보시죠.’하면
‘여차여차하여
그나마 무엇은 다행히도 피해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그나마.”........
이 그나마는 아주 귀중한 것입니다.
그 그나마는
바로 불보살님과 신장님들의 덕으로 견디어 낸
가피인 것을 모르는 것이
소승은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지극정성을 한다고 하여
세상 모든 것을 다 피해 갈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전생과 금생에 지은 업이 있는데
그 업이 있는 이상 업과는 받아야지요.
다만 그 업과를 받을 때
참회기도를 많이 하고, 지극정성 기도 발원하였다면
바로 그 “그나마.”라는 보살핌이 남아 있는 것을
이제 부터는 도반사이님들은 아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차는 폐차 지경까지 되었는데도
그나마 사람은 다친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할 때도
그 “그나마.”는 불보살님의 보살핌이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지은 업은 어쩔 수 없이
조금만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삼재가 시작 되는 해,
삼재가 들어온다고 하여 들삼재 라 합니다.
삼재는 3 년에 한번 들어오면 3 년 동안은 계속 되는데
누구나 10 년에 1 번은 겪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삼재가 바로
전생과 금생에 지은 업과를 맞는 기간인 것 입니다.
삼재 기간이 쉽게 말하면
지은 죄를 받는 기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삼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방심할 일도 아닙니다.
재해란 누구에게나 찾아드는 것이므로
평상시에 항상 부처님을 잘 믿음으로써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가피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입니다.
때론 재해를 당하더라도
그 “그나마.”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올 테면 오라는
적극적인 생활태도도 중요합니다.
재난을 두려워하고 웅크리고 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로 공덕을 베푸는 생활을 하게 되면
재난은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바로
삼재에는 흔히 두 가지의 경우가 또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나는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고
비참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그렇고,
다른 하나는 뜻하지 않은
목숨을 잃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거의가 삼재 기간 중에
눌삼재와 날삼재가 되는 해에 많이 생깁니다.
목숨을 잃을 것이냐 재물을 잃을 것이냐?
그래서 이런 얘기가
염라대왕 앞에서 심판을 받을 때 바로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을 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을 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을 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드려
염불공덕念佛功德을 하였는가.” 하는 심판을
49재 때 매주 마다 판결을 하는 것입니다.
불보살님 전에 염불 공덕 많이 하고,
참회기도 발원 많이 하였다면
그나마 죽음의 시간은 피해 가되
그 대신에 재물을 잃게 되는 예입니다.
흔히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하는 시기가 바로
이 삼재가 있을 때 일어난 일일 것 입니다.
이제는 삼재를 두려워하지 말고
열심힘 활인공덕이라도 지으면서
단어를 한번 바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삼재 -> 삼매 로
‘삼매.’ 는 기도정진을 할 때
오로지 기도에만 전념을 하고
모든 것을 잊는 공허한 시간대를 말합니다.
삼매에 빠져 있을 때는
곁에 누가 자신을 스치고 지나가도 모르는
그런 시간대를 말 합니다.
그런 삼매에 빠져 들 수 있는 기도를 할 때
비로소 삼재는 멀리 도망가는 것입니다.
어제 몇 몇 분들이 대화하는데
어떻게 이런 곳에 어떻게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무엇 때문인지 참 신기하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초라한 이것 곧 쓰질 것만 같은 곳에
무슨 인연으로
여기까지를 오시는지는 불보살님들만이 아실 겁니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께 공양드려
염불공덕念佛功德을 드리는 연緣 이라고 합니다.
큰 사찰에는 못 느끼는
무엇인가가 있기에 이런 토굴을 찾아오시는 것일 겁니다.
그 무엇인가를
오늘 꼭 그 무엇인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5월 15일 오전 05:53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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