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이라는 도시는 참 매력적인 곳이에요.
옛날 유적을 그대로 두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영리함도 보이고
하버드와 메사추세츠 공대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을 길러낸 지혜로움도 보이는 도시...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자연과 하나 되는 도시라는 것입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온 시간은 오후 8시....
박물관 뜰에서 놀고 있던 Goose(거위와 기러기 등을 나타내는 조류)들이 깜깜해지자
찰스 강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똘똘 뭉쳐
질서를 지켜 한 줄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을 참! 운좋게도 목격하게 되었지요.
"그림책에서 보았던 장면이다!"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우리는 파란불로 신호가 바뀌었지만,
다른 Goose 가족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답니다.
물론 다른 운전자들도 그랬고요.^^
오늘 밤...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한 흥분감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할 듯하네요.
갑자기....
낯설기만 했던 보스턴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길을 건너고 있는 goose가족을 만나
얼른 멈췄습니다. 물론 신호등이 빨간 불이었지요.
한 가족이 길을 무사히 건너자...
다른 가족이 또 건너기 시작합니다.
어이쿠, 간신히 길을 건넜는데....
그때 신호등이 바뀌어 빨간불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이걸 어쩌나요?
한참 망설이던 또 한 가족이 길을 건너기 시작하네요.
아마도 맨 앞에서 걷는 녀석이 대장인 듯합니다. 덩치가 다른 녀석들보다 훨씬 크네요.
아마도 우리가 자신들을 기다려줄 것이라 믿는 모양이었습니다.
"다른 차들도 우리처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다른 차들도 모두 파란불이어서 달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모두들 잘 기다려주었습니다.
아장아장
뒤뚱뒤뚱...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땠을까요?
오랫동안 잘 참고 기다려주었을까요?
빨리 건너가라고 경적을 빵빵 울리지 않았을까요?
성질 급한 운전자는 그냥 달리지 않았을까요?
길 건너편에 남은 한 가족은
우리 인간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줘서 그런지
건널 생각을 하지 않네요.
아마도,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 같았어요.
저 가족들도 무사히 길을 건너 찰스 강에 도착했을 겁니다.
동물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사는 도시 보스턴...
아, 사랑스런 보스턴...
첫댓글 정말신기하네요~오리들이 지나가도록 기다려주고~여유로운 마음이 보스톤의 다른 것보다 맘 들어요^^
아마 다른 도시에서도 이런 비슷한 광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자연이 보존되고 공기도 아주 깨끗했답니다.^^
와~~~~~~~~~~~ 선생님~~~~~~~~~ 정말 이 사진은 꼭 행운을 가져다 줄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에요!! 이야이야~~~ 정말 이야기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네요!! 덕분에 저는 좋은 꿈 꾸고, 기쁜 맘으로 내일을 또 맞이할 것 같아요!! 아~~ 정말 아름답다.. 훈훈하다...
가슴이 뿌듯한 사진이지요?
제가 미국에 있을 대 큰애가 유치원 다닐 나이었는데 처음에는 횡단보도나 어디나 차가 오면 애를 안고 허둥지둥 건넜거든요.
근데 1년동안 있으면서 안 그래도 된다는 걸 알았지요.
그리고 1년후 우리나라 와서 차가 와도 느긋하게 굴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는...
우리나라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ㅠㅠ 그래서 약간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귀국하면 그림 동화 한 편이 나올듯~~저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보스턴~ 저도 가고 싶네요
정말 경이로웠답니다.^^
80년도에 5년간 외국여행을 할때 그때 알았어요
우리나라 같으면 아마도 오리들이 건널생각도 못할텐데요...
그리고 장애우의 천국이라는것도요.
컨디션 조절 잘하시고 잼나는 여행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얘네들이 다른 애들보다 좀 용감하긴 한 것 같아요.^^
와~~~ 여기서도 그 곳 보스턴이 눈에 훤할만큼 선생님 이야기가 생생합니다. 감사합니다. ^^
직접 와 보시면 더 좋을 거예요. 이번에 하버드를 가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뭐 다음에 기회가 있을 지도...
저는 보는 순간 혹시 뒤에서 경적을 울리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네요~~참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시내를 오랫동안 다녀도 경적 소리 별로 들어보지 못했어요. 싸우는 소리도, 욕하는 소리도...참! 그런데 욕은 아주 조용하게 하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