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외국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환영한다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재난‘기본소득’ 지급하라
서울시가 오늘부터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이하인 관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을 받는다. 지난 4~5월경 정부와 서울시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재내 외국인이 배제된 것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사회계의 문제제기를 서울시가 수용한 것이다.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를 제외한 이주민들은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근로를 하고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배제되어 왔다. 그러나 감염병과 재난은 재산도,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심지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가장 잔인하게 찾아온다. 서울시와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취지를 고려한다면, 최소한의 보호막조차 없이 재난을 맞이하게 된 이들이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것이다. 이에 서울녹색당은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서울시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하지만 가구 중심의 지급방식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 부양의무를 지닌 가족대표에게 재난지원금을 일괄 지급하는 방식은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 왔다. 가정폭력 등 다양한 이유로 탈가정을 한 여성과 청소년, 홈리스 등 피부양자들이 소외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개인의 복지와 생존에 대한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배제되는 이가 없도록 점검하고, 가구별 지급이 아닌 가구원별 지급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꾼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은 국민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생계에까지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는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가 없는지 살피고 약자가 재난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조건 없이 모두에게’, 가족대표가 아닌 재난상황에 처한 당사자에게 생계비를 직접 지원하는 기본소득의 형태로 재난지원금 2차 지급을 속히 시행해야 한다. 또한 이번 서울시의 결정과 관련해,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이 모두 재난지원금 수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다른 지자체들도 책임 있게 나서 주기를 당부한다.
2020년 8월 31일
녹색당 서울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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