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시민탐험대' 통해 일반 시민들에 모습 드러내
방진마스크·안전모 쓰고 335m 거닐어…종유석·석순도
높낮이가 다른 1·2호선, 지하상가 연결 과정서 만들어져
서울시가 40년 만에 공개한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8일 오후 시민들이 직접 둘러보고 있다.
"매일 지나다니는 서울 한복판 지하에 '숨은 공간'이 있었다는 게 신기해요."
지난 8일 서울광장 지하 13m 깊이에 숨겨져 있던 지하 공간이 40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언론을 통해 지난 5일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에 있는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선보인 이후 '숨은 공간,
시간 여행: 지하철 역사 시민탐험대' 프로그램이 시작하면서 첫 개방이 이뤄진 것이다.
너비 9.5m, 높이 4.5m, 총 길이 335m에 달하는 '숨은 공간'은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을 잇는
'시티스타몰(옛 새서울지하상가)' 아래 지하철 2호선 선로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총 면적은 3182㎡로 약 1000평 정도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지하 공간을 발밑에 두고 다녔던 것이다.
공개 첫날인 8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약 10여명으로 출발 시간인 오후 1시가 되자 서울시청
지하 1층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손을 잡고 온 연인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허아무개씨는 "기사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신청하게 됐다"며
"어떤 공간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하 공간에 들어가기 전 시민들이 방진마스크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다.
방진마스크에 안전모까지 쓰고…1000만 시민 일상 곁에 있었던 지하 공간
'숨은 공간'은 시티스타몰에서 을지로입구역 방향으로 걸어 가다보면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계단 쪽에 있었다.
이 계단을 내려가 바로 좌측으로 돌면 장난감도서관이 나오는 데 이곳을 지나면 바로 지하 공간이었다.
서울시는 지하 공간에 들어서기 전 안전을 위해 시민들에게 방진마스크와 안전모를 나눠줬다.
40여 년간 잠들어있던 이 공간이 얼마나 미지의 공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지하 공간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조명봉을 켜기 전까지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다.
조명이 켜지고는 우뚝 솟은 기둥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민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나왔다.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바빴다.
지하 공간에서는 종유석과 석순도 관찰할 수 있다.
지하철 굉음과 진동도 느껴져…종유석에 석순까지
방치된 공간임을 증명하듯 퀘퀘한 냄새와 습기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천장에 배수로가 있다 보니
물들이 떨어져 종유석과 석순을 만들었다.
지하공간엔 기둥이 있는 '기둥구역'과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으로 나눠져 있었다.
부산은행, 삼성화재 본사, 구 미국문화원 등 건물들과 차도를 떠받쳐야 하는 곳에 기둥이 설치돼 있었다.
반면 지상에 차도나 건물이 없이 잔디밭만 있는 구역엔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으로 돼 있었다.
발밑에는 2호선 선로가 있어 지하철이 지날 때마다 80㏈(데시벨)에 달하는 굉음이 귀를 찔렀다.
땅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도 느껴졌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335m의 터널을 나올 수 있었다. 터널을 지나 계단을 통해 올라와 문을 열면 곧바로
승객들이 거니는 통로가 나온다.
시민 바로 곁에 있었던 '숨은 공간'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지하 공간에서 나오면 바로 승객들이 오가는 통로가 나온다.
'수수께끼', '미지의 공간'? 사실은 '개착공법' 때문
언론을 통해 서울시청 인근 지하에 '숨은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방공호'가 아니냐는 의문부터 시작해 '비밀 군사 기지다' 등의 여러 말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공간을 만든 목적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오정택 해설사는 이 공간의
비밀을 '개착공법'에 있다고 말했다.
개착공법은 지하에 터널만 뚫으면 되는 현재와 달리 지표면으로부터 지하까지를 모두 굴착하는 방식이다.
1, 2호선이 개통된 당시에는 지하철 선로를 개착공법으로 만들었다.
이 공간은 1983년 2호선 을지로입구역~성수역 구간을 개통하면서 만들어졌다. 시청역 1호선은 1974년에
개통했는데 2호선을 새로 개통하기 위해 1호선보다 더 깊은 곳까지 굴착을 했다.
선로가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후 서로 높낮이가 다른 1호선과 2호선,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빈 공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지하 공간은 지하상가 아래, 지하철 2호선 선로 위쪽에 위치한다.
서울시가 이 공간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2호선이 개통된 1983년부터 알고 있었다.
왜 그간 이 공간을 활용하지 않았냐고 묻자 오 해설사는 "보셨다시피 환기가 되지 않고 습도도 높아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이제서야 이 공간을 시민들에게 공개한 이유는 단순하다. 새롭게 꾸며 활용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시민들이 직접 제안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모전을 통해 시민 제안을 받아 공간조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민탐사대'에 참여해 지하 공간을 둘러본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황재우(남·25)씨는 "생각보다
이유가 단순해서 아쉽긴 하지만 궁금증이 명쾌하게 풀렸다"며 "시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연인과 함께 방문한 이아무개(남·37)씨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며 "지금은 아무것도
없고 위험한 공간인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하 공간에서 나오면 바로 승객들이 오가는 통로가 나온다.
첫댓글 나두 이소식 뉴ㅜ스에서 보구 궁금해 했네요
다시봐도 신기합니다
ㅋㅋ
허아무개씨.
ㅋ
허모씨.
사실
생각이.
저기 여의도에도 있다는
지하공간에도 안가고 있는데
굳이 환기 안되는 칙칙한 곳에 그 멀 보겠다고???
ㅋㅋ
지하에 머 보겠다고.
멀 만들든.
딱히 가구싶진 않네요.
우리의 폐는 소중하니까~~~
비상시에 사용 할 유류나 등등을
지하에 보관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 용도는 아닌거 같습니다-
생생 현장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