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68-2 (2017. 12. 09) 삼척시
8.0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817.7km, 동해안 451.6km 합계 : 2,114.9km)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 – 근덕면 장호리 – 용화리)
추위를 단단히 막기 위해 아침 식사로 삼척항에 들러 곰치국을 먹었다.
해장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곰치국은 명성에 걸맞게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다시 장정은 신남항에서 이어진다. 신남항으로 내려가 아메리카노 한잔을 한다.
신남항에는 야한 공원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집도 야하고 커피를 내려주는 아가씨(아주머니?)도
고우영 삼국지의 무대 부인 반금련처럼 묘한 분위기다.
해신당 공원은 신남 마을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남근 조각 공원이다.
산 전체에 400개가 넘는 기기묘묘하고 요상한 남근이 전시되어 있다.
공원의 입구가 포구에 있어서 계속 산을 올라가며 남근을 보면 된다.
정상 부근에 있는 또다른 입구로 나와서 장정은 이어진다.
이제 갈남항을 지난다. 갈남항을 지나니 바로 근덕면 장호리다.
장호항에는 바다를 건너 용화리로 이어지는 해상케이블카가 있다.
여섯 명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세 명은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고
두 명은 포구를 돌아 길로 가고
나머지 한 명은 자동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모두가 가위 바위 보에 비감하다.
하지만 결과는 가위 바위 보에 진 사람들이 편안하게 케이블카를 타고가고
이긴 사람들은 걸어가거나 차를 몰고 가기로 결정됐다.
친구들을 위해 케이블카를 양보하고 직접 재미없는 차를 선택하여 친구를 기다리고
힘이 들고 추워도 그냥 길을 걸어 친구들에게 편안한 하늘 길을 열어주는 배려가 너무 고맙다.
케이블카를 탄 친구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그 고마움에 안전부절하지 못했다.
설마 이 나이에 케이블카 바닥이 투명한 유리라고 안절부절 했겠는가?
안 되는 놈은 끝까지 안 된다고 케이블카 요금까지 독박을 쓴 친구를 위로하며 하늘을 날라
도착하니 걸어 온 친구들이 바로 도착했고 장정은 또 이어진다.
용화 해수욕장에는 해양레일바이크가 있다.
이번에도 가위 바위 보로 결정을 보려했으나 출발시간이 너무 늦어 아쉽게 모두 걸어서 고갯길을 넘어간다.
고개가 가파르다. 이럴 줄 알았다면 터널로 바로 궁촌리까지 가는 레일바이크를 탈 걸 후회가 막급이다.
고개를 조금 오르다가 중간의 쉼터에서 오늘의 장정을 종료하고
어제 약속한 원덕항 말린 생선 할머니에게 돌아가
가자미와 코다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신문지에 곱게 접어 서울로 돌아왔다.
아직도 사람을 잘못 고른 바로 옆 할머니의 부러움이 궁시렁 궁시렁 귓가에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