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주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공주는 어찌 내 맘 모른단 말이오?
돈 많이 든다고 소문난 미대 보내놓고 등록금에 물감 값에 온갖 고생한 우리 부모님도 얼굴 한 번 못 그려드린 내가, 공주를 한 장도 아니고 혼자도 아니고 오매불망 그리는 공주아버지까지 함께 그려 주었는데.
공주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부터 대통령이 된 오늘까지 한시도 잊지 못하고 마음에 두고 사는 내 이마에 상종 못할 놈이라고 검정 딱지를 붙이다니, 이게 어인 일이오?
이명박은 물러났어도 MB라고 불러주는데, 공주 둘레에는 십상시든 문고리 삼인방이든 새누리든 어느 놈 하나 GH라고 불러주는 놈 없지 않소.
그러나 나는 후보 때부터 변함없이 공주는 GH다, Get History다. 숨겨진 역사,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을 이다. 이렇게 외쳤잖아요. 줄줄이 나오는 인사를 보니, 꼼꼼히 적어 둔 수첩공주님 수첩은 친일족보요 친일인명사전이고, 아버지 유업을 잇겠다는 맹세는 박정희유신신화가 허구인 것을 드러내잖아요.
더욱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초등학생까지 아니 이해력 있는 온 국민에게 참된 역사의식을 불러 일으켜요. 어때요? 근혜는 GH, Get History가 맞지요!
천막당사 시절부터 걸핏하면 흉탄에 부모 잃은 고아 소녀가장 흉내로 ‘손이 아파요’ ‘배가 아파요’ 표를 구걸해도, 나는 이걸 그냥 동냥질이다 하지 않잖아요.
사촌형부 김종필이 최태민 애까지 있는 애가 무슨 정치냐? 했다지요.
그래도 나는 호적상 미혼인 우리 공주를 처녀다, 동정녀다 이렇게 불렀어요.
흉탄에 부모 잃은 여린 공주님을 동정하는 유신시대를 산 어린 백성들 동정심에 동냥질을 슬쩍 숨기고 동정녀 공주님을 외쳤어요.
말만 붙인 창조경제는 갈수록 나빠져 춥고 배고픔을 창조하는 꼴이 되고, 세월호와 국정교과서, 사드배치는 더욱 이 땅을 끝없는 어둠으로 몰아가잖아요.
광우병소, 사대강사업, 언론악법, 사기 친 자원외교, 방산비리,…이명박 정부가 물러가며 사라질 줄 알았던 촛불이 끊이질 않아요.
이것마저도 춥고 어두운 땅이, 촛불을 켜게 한 동정녀 덕분에 밝고 따뜻하다고 미화! 고무! 찬양! 까지 했는데, 내 이마에 검정 딱지를 붙이다니요!
블랙리스트에 미술-이근수는 나 아니고 다른 사람이지요?
잘 살펴보세요. 내 이름은 李根樹예요. 글자마다 다 나무가 들어가요. 李야 성이니까 다 똑같고, 근도 뿌리根을 많이 쓰지만 나무 수樹는 아직 나 말고 쓰는 사람 못 봤어요.
나무, 나 無! 나는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