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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는 창조의 시작, 인간의 타락, 구속의 약속, 문명의 시작, 그리고 선택된 이스라엘 조상들과의 언약 관계의 시작(노아, 아브라함 등과의 언약)이 담겨 있습니다.
출애굽기에는 그 언약 백성을 애굽의 종살이로부터 구원해 내시는 구원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고 십계명을 받으며, 성막을 건축하고 예배의 틀을 마련하여 약속의 땅에 들어갈 준비를 시킵니다.
레위기에는 언약 백성이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인 제사 제도와 속죄의 규례를 예시합니다. 이는 장차 우리 주님이 어떻게 인류를 속죄하실지를 미리 보여주는 예배의 법입니다.
민수기에는 40년 광야 생활의 파란만장한 노정과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백성들의 거듭된 반역 속에서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주며 추가적인 율법 지시들이 포함됩니다.
신명기는 '두 번째 율법'이라는 뜻으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모세가 지난 120년의 생애와 최근 4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백성들에게 전한 네 편의 고별 설교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행할 규례와 십계명을 재반복하고 축복과 저주를 선포하며 하나님의 언약에 신실할 것을 간곡하게 파토스(Pathos, 애절함) 섞인 음성으로 당부합니다.
이처럼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하나님의 계시가 점점 더 뚜렷하고 풍성하게 전개됩니다.
그런데 현대 일부 학자들은 '육경(Hexateuch)'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육경은 헬라어 '헥사(Hexa, 6)'에서 온 말로, 모세오경에 신명기 다음 책인 '여호수아'를 더해 여섯 권의 책을 하나의 단 단위로 묶어 부르는 용어입니다.
학계에서 이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 무렵입니다. 이를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들은 독일의 유명한 구약학자 율리우스 벨하우젠(Julius Wellhausen)과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쿠에넨(Abraham Kuenen)입니다. 벨하우젠과 쿠에넨을 비롯해 헤르만 궁켈(Hermann Gunkel), 마르틴 노트(Martin Noth) 등 20세기 구약 신학의 거봉들이 이 육경이라는 개념을 취급했습니다.
그들이 오경과 여호수아를 묶어 육경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들이 신봉하는 '문서 가설(Documentary Hypothesis)'과 '양식 비평(Form Criticism)'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서 가설이란 모세가 오경을 온전히 기록한 것이 아니라, 후대에 여러 문서 자료들이 짜깁기되어 오경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학설입니다. 하나님을 '엘로힘'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남긴 엘로힘 문서(E), '여호와(야훼)'라 부르는 사람들이 쓴 야훼 문서(J), 신명기적 저자의 신명기 문서(D), 제사장 계열의 제사장 문서(P) 등이 서로 섞여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들은 여호수아 전반에 나오는 소스나 자료들이 오경에 나타나는 야훼 문서(J)나 엘로힘 문서(E)의 맥과 동일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오경과 여호수아는 같은 문서 자료에서 나온 하나의 저작물, 즉 '육경'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호수아의 내용이 모세오경의 역사 및 언약 성취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라는 동일 선상의 역사적 책이라는 점에서는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저에 깔린 '문서 가설'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모세가 오경을 기록했고 여호수아가 그다음 책을 썼다고 믿으면 명쾌한데, 오경과 여호수아가 후대의 정체불명의 편집자들에 의해 짜깁기된 동일한 문서 소스에서 나왔기 때문에 육경이라 불러야 한다는 논리는 모세의 저작권을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적 전제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학계에서는 이 육경과 더불어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 열왕기까지 묶어서 '사경(Tetrateuch)'이니 혹은 신명기 역사서와 연결하여 다르게 분류하는 복잡한 가설들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이는 성경의 영감과 정경성을 훼손하는 인위적인 묶음일 뿐 신앙적으로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따라서 '육경'이라는 용어는 문서 가설과 양식 비평에 근거한 학문적 편견이 들어있고, 모세오경의 고유한 권위와 저작권을 후대의 편집물로 환원시키려는 암시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혹시 성경 관련 서적을 읽다가 육경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학자들이 이런 잘못된 가설적 태도로 성경을 다루고 있구나" 하고 분별하여 제쳐 두시기 바랍니다.
오늘 강의를 요약하겠습니다. 오경은 성경의 처음 다섯 책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뜻하며, AD 200년경 교부 테르툴리아누스가 처음으로 '펜타튜크'라는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오경은 모세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직접 기록한 책들(모세오경)이며, 모든 성경의 초석이자 점진적 계시의 위대한 출발점입니다. 반면에 '육경'이라는 용어는 모세의 저작권을 부정하는 문서 가설에 기반하여 여호수아까지 인위적으로 묶어 후대 편집물로 보려는 자유주의 비평학의 용어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오경과 육경에 대한 구분을 통해 우리가 성경을 대하는 태도와 보수적인 신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보다 더 중요하고 깊이 있는 성경의 어휘를 가지고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핵심 요약 정리
'오경(Pentateuch)'의 어원과 정경적 위치
오경(五經):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다섯 책을 뜻합니다. 글이나 책을 뜻하는 서(書), 문(文)보다 한 단계 높은 가치와 권위를 부여하여 '경(經)'이라 부릅니다.
펜타튜크(Pentateuch): 헬라어 '펜테(Pente, 다섯)'와 '테우코스(Teuchos, 두루마리/칼집)'의 합성어로, AD 200년경 교부 테르툴리아누스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모세오경의 저작성과 성경적 증거
오경은 모세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직접 기록한 저작물입니다. 출애굽기(출 17:14, 24:4), 민수기(민 33:2), 신명기(신 31:9) 등 오경 도처에 모세가 직접 하나님의 말씀과 여정을 기록했다는 증거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구약 성경을 분류하실 때 오경을 '모세의 율법'(눅 24:44)이라 칭하시며 그 권위와 저작권을 공인하셨습니다.
오경이 지닌 '점진적 계시'의 구속사적 기초
창세기: 창조, 타락, 구속의 첫 약속 및 언약의 시작을 알리는 책입니다.
출애굽기: 애굽의 종살이로부터의 구원과 시내산 언약 및 성막 제도를 수립합니다.
레위기: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제사법과 속죄의 규례를 다룹니다.
민수기: 40년 광야 생활의 역사적 노정과 훈련 과정을 기록합니다.
신명기: 요단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의 율법을 재선포하고 신실한 순종을 촉구하는 모세의 고별 설교입니다.
'육경(Hexateuch)' 용어의 문제점과 배격 이유
육경(六經): 모세오경에 '여호수아'를 더한 여섯 책을 뜻하는 비평학계의 용어입니다.
배격 이유: 1870년대 벨하우젠 등이 주장한 '문서 가설(JEDP)'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오경과 여호수아가 동일한 후대의 가상 문서들을 편집해 만든 짜깁기 저작물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 모세의 직접 저작권을 부정하고 성경의 신적 영감을 약화시키므로 신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