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크레인 사고 1주기 추모와 투쟁 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서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1박 2일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분향소에는 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한 영정과 함께 6벌의 삼성중공업 작업복과 25켤레 이상의 안전화가 놓여졌습니다. 작업복은 사고로 목숨을 빼앗긴 6명의 노동자를 의미해서 추모의 흰 국화꽃을 함께 꽃았습니다. 25켤레 이상의 안전화는 사고로 부상 당하고 트라우마로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를 상징해서, 치유와 생명의 의미로 꽃을 심었습니다.
분향소 설치 2일차인 5월 1일에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새벽 5시에 거제를 출발해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자본 규탄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 중 한 분이 분향소로 다가와 향을 피워 올리고 한참을 울먹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소주 한 병을 갖고 다시 찾아와 "여기에 술 한 잔 따라도 될까요?" 물으며 소주 한 잔을 영정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또 한참을 울먹이다가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이 분은 삼성중공업에서 동생과 함께 일하다 사고로 동생의 생명을 빼앗기고 본인은 부상당했던 하청노동자였습니다. 한참을 울먹이던 그 노동자에게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란 말 말고는 할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노동자의 방문으로 삼성 본사 분향소는 그 역할을 다 한 것 같았습니다.
규탄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제128주년 세계노동절 노동자대회에 참석했습니다. 대회에 앞서 열린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에 참석해 김동성 지회장이 삼성 재벌의 만행을 규탄했습니다.노동자대회에서는 참석한 노동자들에게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크레인 사고 1주기와 우리의 요구를 알리는 선전물을 나누어 주고 함께 행진했습니다.
1박 2일 동안의 삼성 본사 분향소 설치 농성 및 세계노동절 대회 참가를 마치고 5월 2일(수)부터 5월 4일(금)까지는 분향소를 거제 삼성중공업 정문 앞으로 옮겨 농성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5월 4일(금) 오후 5시에는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이 함께 하는 삼성중공업 규탄집회를 개최합니다.
○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다단계하청 법으로 금지하라
○ 중대재해 트라우마 대책 제대로 마련하여 시행하라
○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하루빨리 제정하라
○ 작업중지명령 기간 하청노동자 휴업수당 원청 지급의무 법제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