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독서모임, 10월 17일 커먼즈 필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랫만에 김갑식 선생이 참석했습니다.
1차시에는 이어령교수의 <신포도주를 다오>를 읽으며 함께 신포도주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신포도주'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에게 로마병사들이 해면에 적혀서 예수의 마른 입술을 축여주던 바로 그 신포도주입니다. 고급한 포도주가 아니라 저급한 포도주, '신의 아들이라면 당장 십자가에서 내려와 권능을 보이라던', 조소와 경멸이 담뿍 배인, 죽음으로 가는 이에게 내어준 바로 그 신포도주입니다.
그러나 '신포도주'의 역할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조소와 경멸과 죽음을 견디어내고 마침내 부활하게 하는 포도주이지요. 예수가 죽음을 거쳐서 부활하듯이, 문학인도 일상의 조소와 경멸과 무력감에서 벗어나 지상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아픈이에게 위안을 주고 슬픈이를 대신하여 울어주고 병원 대기실의 의자처럼 피곤한 이들에게 안식이 되어주고 싶다는 끝없는 자기 다짐을 위해 마셔야할 '신포도주'입니다.
수필가 정목일 선생의 <마음꽃 피우기>에서는 '윙크', '휘파람' ' 미소' ' 감탄'을 소재로, 이들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 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윙크하고 휘파람 불고, 미소 짓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깔 깔 깔. 웃었습니다. 가난한 우리들이 아주 작은 노력으로 우리는 물론 우리 이웃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아주 커다란 선물이지요.
2차시에서는 김유정의 < 슬픈 이야기> 읽으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이웃에 저지르는 폭력( 언어폭력, 육체적인 폭력, 보이지 않으나 실재하는 교묘한 폭력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김유정독서 모임은 10월 31일 목요일, 오후 2시에 실레마을 김유정열차에서 진행됩니다.
함께 읽을 김유정 작품은 <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