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정말 오랜만에 형제들 골프 치고 나서 좀처럼 같이 시간을 못내다가 며칠전 형님 소집 명령 하달 하셨는데
작은 형의 스케쥴로 인해 그마저 실현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말았는데..
그저께 작은 형의 초빙에 응해 오랜만에 스크린 골프 치러 갔었다.
황태영은 새로운 일자리 잡아 다음 주 부터 출근하게 됐다는 얘기, 연경이와 부녀가 괴팍한(?) 태국 여행을 갔다는
-골프투어도 아니고 죽이 맞아 부녀지간이지만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이도 아닐 것 같기에 그 여행을
왜 가고야 말았을까 하는 - 얘기도 나누고 ..
무엇보다 지난번 대영베이스에서의 약간의 가능성 - 어쩌면 이길 수도 있다는 -을 가지고 있어 그 날 덤볐는데
정말 보기좋게 나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나는 선천적이거나 혹은 형만큼의 노력이 모자라거나 간에 실력이 도저히 못미친다는 걸 다시한번
알아챘고 (recognized) 10개 이상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형님은 대영베이스 참사 이후 거의 골프에 대해선 열정이 식은 듯 하신데..아직 나는 그 단계 까진 가지 않았고
이제 공략 목표점도,반드시 깰 수 있다는 호언장담의 대상이 황 상무 쪽으로 넘어 갈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실로 말하자면 황 상무가 필드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해서 더 어려운 상대 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장갑을 껴봐야
아는거..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날, 골프로 상한 자존심을 당구로 만회 하려고 내 주특기..형의 주특기는 쓰리쿠션이지만
.. '알다마" 로 새로 승부를 걸었는데.. 이마저도 무참히 깨지고 짜장면 사고 당구비 대고
거의 만신창으로 돌아 왔다.
그래도 오랜만에 이거저거 겨루고 나니 기분은 좋았다.
형이 좀 덜 바쁘고 여유가 있으면 불러서 그런걸로 군기 잡으면 기꺼이 받으러 갈란다.
우리집 얘기.
어제 아주 중요한 사건이..장기하 식으로 말하면 들으면 깜짝 놀라 잠을 못잘 만큼 중요한
일이 우리집에 벌어졌다,
수 십년을 키 들고 다니다가 어제 번호키로 바꿨다.
우리 식구들의 생활 패턴이 바뀔만큼 중요한 일인데..왜냐면 우리는 집 키 떄문에 숱한 에피소드가 있고
어쩌면 집 키의 인계인수 또는 집 키가 없어 못 들어가고 그걸 해결 하기위한 가족간의 무수한 교신등..
식구간의 유대를 돈독히 해주는 매체 였는데..이제는 누구도 집에 들어 갈 방법에 대한
교신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거다.
아주 편리 하나 불편하고 또 혹은 가난해서 가족간의 오가는 정은 그만큼 줄어 들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동환이는 이번 가을에 드뎌 대학을 졸업하게 되는 데..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친구 졸업논문을 제출하지 않아 졸업을 내년 봄으로 늦춰지나 싶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는데..
알다시피 졸업논문이야 뭐 끼적이기만 하면 통과되는 그야말로 통과의례인데 그걸 제출 못했다는게..
하여간 득달을 해서 논문도 제출하고.. 대망의 졸업을 눈앞에 뒀는데..
그러면......
아내와 둘이 의논 하다가 불현 듯 로스쿨 아이디어를 내놔 봤다.
뭐든 내 의견에 대해선 거의 찬성이나 지지를 하는 아내 이다 보니 로스쿨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언제나 그 사람의 뇌리에 있는 태몽 때문에 동환이에 대한 무한 사랑과
그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부푼 꿈를 날려버릴 거액의 학비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 둬야 할 거 같다.
글쎄 나이 서른 중반의 초급 변호사..하여간 그림은 괜찮다 싶다.
혹시 아는 견문으로 좀 어드바이스 필요 할 내용 있으면 기탄없이 말해 주면 좋겠다.
은진이는 사가지 없는 가시내 이지만 그래도 회사 잘 다니고 나름 회사에서
특별한 이유로 회사 생활에 대해 절망 하는 일은 없는 거 같다.
나하고는 일년 째 대화가 없지만 며칠전에는 식탁에서 보너스 자랑 하더라.
그 회사 두툼한 보너스를 준 거 같은데 우리 한테는 달랑 20만원 짜리 국민 관광권 한 장
내 놨다 하던데..지가 회사에 들어가면 갚아 줄께 하고 해서 얻어 쓴 돈, 라식 수술해 준 돈
같은 건 갚을 생각이 아얘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지 나이에 이름 값 하는 자체로 나는 행복한 아부지다.
내가 한가롭게 이런 넉두리 할 시간이 별로 없다.
아니 시간을 더 쪼개서 열심히 돈 벌 궁리 하고 노후 대책도 세워야 하는데
요즘 같으면 워낙 앞이 안 보인다.
우리짐의 천덕 꾸리기 될 신세가 됐다.
누가 그러데..내 띠는 사자 띠다. 그런 띠가 어데있노..
난 ' 백수의 왕 ' 사자다. ㅋ.
여름 휴가 게획 까지 말하려 했는데 이 글로도 너무 길어 다음에 풀어 놓을 까 한다.
장마 끝나가고 더위 찾아 올건데 모두 건강 하시길...
첫댓글 나도 지난주 대영베이스에서 무참히 깨져서 골프채 부러뜨리고 싶었음.심기일전 이번주 다시 잡았는데 충격이 워낙 커 극복할수 있을지.... 내 우울함에 한건 더 보탬
대영베이스 참사라고 했는데 그날 내 스코어가 83이더라..참사 맞나?
여기 언급한 참사는 큰 형님 한테 해당 되는 말인기라. 큰형님은 아무래도 스윙을 고치지 않으면 대영베이스 같은 물을 넘겨야 하는 곳은 어렵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