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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으로 온 사랑-03]
"아저씨. 제임스 아저씨. 운명이란 것을 아세요? 믿어요?"
이게 또 왠 뜬금없는 질문인가? 이 심각한 상황에서. 나는 혜정의 얼굴을 봤다. 저렇게 맑고 아름다울 수가… 지금까지 제대로 혜정의 얼굴을 보지 못했었다. 나는 놀랐다. 한국의 젊은 여자들이 대부분 아름다운 미인이라 들었지만, 혜정은 말로 표현키 어려운 아름다운 얼굴과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운명은 내가 잘 알고 있는 내 신과 같은 것이다. 나는 운명의 신을 내 가슴에 두고 있다. 그런데 어쩌서 저 어린 것이 운명을 말하고 있는가?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요. 운명을 믿어요. 저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다들 의아해하고 있지만, 저는 그냥 운명을 믿어요. 저는 제임스 아저씨를 만난 것이 운명이라 생각했어요."
"잠깐. 잠깐, 혜정아. 그거 하고 싶다고 막 말하는 것 아니다. 운명은 나 같은 많은 삶을 산 사람도 함부로 말 할 수 없는 거란 다."
"예. 맞아요. 아저씨도 운명을 아시는군요. 저는 저의 하나 하나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결과를 운명에 맡겨요. 물론 제가 운명에 어긋나지 않게 바르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 그 운명에 의하여 저와 아저씨 아니다. 제임서 와도 어떤 운명의 끈으로 묶여 버렸다고 생각해요. 제가 경비행기를 그 시각에 탄 것도 얼음위에 불시착한 것도 그리고 남아서 제임스를 만난 것, 이것이 운명적이 아니면 어떻게 하나같이 연결되어 질 수가 있죠? 그래서 저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엉! 도와주어야 한다 고?"
"그러려고 제가 이곳에 온 것 이예요. 그리고 멋진 남자 제임스를 잡으려고요. 아셨죠? 이건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 예요. 저는 보편 타당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의사여요. 그러니 제임스. 저를 도와주세요."
말로는 혜정이를 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61세의 내 내공이 적수를 만나 감당키 어려운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이 순수한 영혼의 내공 시전에 맞받을 내 내공 수가 부족하였다. 그렇다고 흑수(黑手)를 쓸 수는 없었다. 이제 마지막 카드가 남았는데 이 수를 쓰면 아마도 상대, 적은 기절초풍할 것이고 싸움은 끝날 것이다. 허나 너무 큰 치명상을 입는 혜정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것인지 대책이 생각나지 않았다.
"오케이. 혜정아. 내가 돕는다고 하자."
"잠깐만요. 돕는다고 하자 가 아니 예요. 돕는데 어떻게 할 건가? 이렇게 물어야 맞는 거 지요. 제임스 아저씨~"
나는 계속 당하고 만 있었다. 이런 싸움은 결국 내가 질 것이다. 그렇다면, 제 2의 반전 카드를 커내야 한다.
"이건 뭔가 번지 수가 잘못 맞은 거야. 가령, 3에 떨어질 것이 6에 떨어진 것이야. 3은 홀 수고 건강하고 씩씩하거든. 그런데 5를 넘은 6은 좀 낡기 시작한 거야. 힘도 부족하고 의욕도 떨어지고…"
"아저씨! 3 더하기 6은 뭐 게요?"
"9지."
나는 생각 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그렇지요. 9. 9는 3과 6이 합쳐서 완전한 10으로 가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숫자예요. 제가 온 영혼과 마음을 다해 아저씨 아니다. 제임스를 돕겠어요. 10에 당도하기 위하여. 저는 제임스의 그 말에 강렬한 투지와 성취욕구가 펄펄 끓고 있어요. 제가 영원히 함께 해야 할 제임스와 어머니를 구하는 일. 얼마나 멋지고 너무 신나요. 제발 저와 함께 해요. 제임스~"
나는 운명을 믿는다.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김혜정을 만나기 위하여… 나는 담배를 꺼내 다시 입에 물었고 혜정이 다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었다. 잠시 나는 생각을 빨리했다. 내가 가진 내공의 모두를 뒤엎고 정리하였다. 그 사이 담배 2가치를 더 피웠고 혜정은 말없이 두 번 다시 불을 붙여 주었다. 나는 다 피운 담배꽁초를 일회용 종이컵에 담고 화장실 변기로 가져가 비웠다. 그리고 군용 담요를 가져와 혜정의 어깨를 덮어주었다.
그리고 내 의자로 돌아와 앉았다. 혜정은 그런 나를 한 점도 흐트러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좋다. 이게 운명이라면 나는 받아들이겠다. 그런데 다시 한번 말하겠다. 나는 지금 61세이다. 그래도 너가 나를 믿고 도와 어머니를 찾아 캐나다로 데려오겠다면, 내가 함께하겠다."
나는 비장하게 말했다. 내 생애 마지막 큰 일이다 라 고 결정했다. 나는 다시 담배를 꺼냈다. 다시 혜정이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제임스~"
혜정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김혜정이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제임스. 일어나 서 보세요."
나는 예상외의 요구에 놀랐다. 왜? 무엇 하려고? 말을 못하고 일어났다.
"윗옷과 아래옷 모두를 벗으세요."
나는 멍한 채 셔츠와 바지를 벗었다.
"다 벗어요. 제가 제임스 몸을 검사할 거예요."
"팬티도?"
"오케이. 됐어요. 와우~ 피부상태가 아주 좋아요. 근육도 늘어진 곳이 거의 없어요."
그녀는 지금 다시 의사가 되었다. 나는 하라는 대로 다 했다. 실내는 그렇게 춥지는 않았지만, 벗고 있기는 쉽지 않았다.
"제임스는 이미 저의 벌거벗은 몸을 다 봤잖아요. 이제 팬티를 내리세요."
무엇을 하려는 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내 물건이 발기를 하여 나는 난감하였다. 평생에 이런 경우는 군 입대 할 때와 군에서 포경수술 할 때, 각 한 번씩 두 번 있었고 그후 처음이다. 내가 주저하는데 혜정이 와서 팬티를 벗겼다.
"아아하학~ 와우~ 발기가 되셨어요. 원래 이렇게 큰 가요? 아마도 16~17센티는 되겠어요. 지름은…"
그녀가 손가락으로 앞에 대고 가늠하였다. 나는 보고만 있었다.
"아마도 4.5센티. 혹은 5센티. 갑종이예요. 전체 외부적 관찰로 봤을 때, 제임스는 50대 초반으로 생각되어요. 내부 즉 내과관찰은 나중에 시간이 있을 때 제가 꼭 할 거예요. 어마 낫! 너무 뜨거워요. 제임스~"
"보기만 하지 왜 만져요? 그래도 좀 과한 거 아닙니까? 의사 선생님. 이제 옷 입어도 되지요?"
나는 얼른 옷을 입었다.
"ㅎㅎㅎ 제가 감정이입이 좀 되었네요. 52세 정도의 몸이라고 하면 맞아요. 제가 믿고 따라도 돼요. 제임스. 너무 고마워요."
그녀는 내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꼭 안았다.
"혜정아. 이제 올라가서 자. 지금 4시가 다 되어가. 침대위에 전기 담요를 깔아 놓았으니 따뜻할 거야."
"제임스는 제 옆에 오시는 거죠?"
"그래. 먼저 가서 자라. 내일을 위해서."
그녀는 아쉬운 듯 나를 보며 2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컴퓨팅을 했다. 당장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 그리고 경비. 나에게는 무스코까 집을 팔아 여기 통나무 집을 짖고 가전제품을 산 후에도 충분한 돈이 있었다. 그 중에 일부를 사용하리라 작정하였다. IBNS에 들어가 보니 한국의 몇 사람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었다. 그 중의 한사람. 전지희. 이름으로 봐서 여자일 것이다. 그녀의 최근 활동을 사무총장인 램버트에게 메일로 보내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국의 이덕구에게 연락하였다. 시계를 보니 5시10분이었다. 나는 침낭을 펴 놓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미 혜정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30살의 의사이지만, 지금 내 눈에는 너무 청순하고 아름다운 여자아이였다. 나는 이불을 잘 덮어주고 아래로 내려갔다.
"다니엘. 오늘 계획은 무엇인가? 나는 한국에 며칠 다녀와야 겠는데, 그 전에 좀 만나세. 아침 하지 않았으면 우리 집에 와서 같이 하세. 오케이?"
나는 계란을 튀기고 저민 무스고기를 굽고 빵과 커피 그리고 훈제 세먼(Salmon=연어)과 양상치 등으로 컨티넨탈 스타일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굿모닝. 제임스. 마이 다링~"
ㅎㅎㅎ 이 놈 봐라. 무조건 지 맘대로 네.
"어머나~ 언제 이런 걸 다 준비했어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인데… 미안해요. 너무 늦잠을 자서요. 다니엘이 온다고요?"
놀란 혜정이 와서 모닝 키스를 하고는 내 엉덩이를 툭 치고 세면장으로 갔다. 이 아침은 내 마음이 젊어 진 것 같았다.
막 테이블에 셋업을 하고 나니 혜정이가 세면장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다니엘이 들어왔다.
"와아~ 눈부셔. 이게 천사야~ 사람이야~ 너무 황홀해서 바라보질 못하겠네 ㅎㅎㅎ."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워요. 추장님."
"어~하하하. 의사 선생님. 우리 동네도 와서 진찰 좀 해 주십시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또 뵙도록 할께요."
"아하~ 약속했습니다. 오시면 편의시설은 저희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자자자. 어서 와서 앉게. 여긴 김혜정. 유티 의대 출신이고 라버레도의 비뇨기과 의사. 그리고 이쪽은 우리 동네 추장이신 다니엘 카와타. 서로 인사하시고"
우리의 늦은 아침식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다니엘과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하여 몇 안되는 동네 가게로 갔다. 그 사이 혜정은 동네를 구경하겠다며 나갔다.
이제 떠날 준비는 거의 끝났다. 우리는 늦은 점심과 저녁을 먹어야 했다. 나는 준비를 하는 동안 잠깐 이메일을 봤다. 렘버트에게서 왔다. 전지희의 화폐구매 내역이었다. 전지희는 최근 3년동안 고가의 화폐를 구매하였다. 전체액수는 2백만불이 좀 넘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희귀 화폐도 있었다. 세계에서 2장 밖에는 없는 가로 30센티 세로 12센티 크기의 1870년도 발행 제정 러시아 화폐도 구입하였다. 나머지 한 장은 내가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무스꼬까 전시실에 있다.
화폐수집을 하는 경우는 일단 돈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취미와 투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분한 경제적 여력과 화폐수집을 하기 위한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은 정보력이다. 그래서 IBNA가 있다. 그리고 전진희가 회원으로 등록하였다. 그러면, 전진희는 금전적 여력과 취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녀는 54세라 하였다. 그리고 김혜정이 10살 때 미망인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녀의 남편은 정치인이자 기업가라 하였다. 김혜정이 17살 끝에 캐나다로 와서 대학에 들어갔고 의대를 마쳤다. 그 많은 돈들은 전진희가 보내주었을 것이다. 물론 아르바이트도 했을 것이고. 어쩧든 전진희는 남편과 함께 여러 나라 여행도 했을 것이고 조금만 관심이 있었다면, 각국의 화폐와 접했을 것이고 모으며 더 관심이 생겨 본격적인 수집활동을 했다. 말이 되었다. 나도 홍콩에서 김일성이 직접 싸인한 북한의 견본 화폐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친구인 홍콩 재벌 영안그룹의 회장인 '죠일 곽'의 도움으로 북한 영사관 사람으로 부터 샀다. 이건 특별한 케이스였다. 본격적으로 목적을 두고 화폐 수집을 하는 동안 여러 경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화폐를 교환내지는 구입하게 된다. 전진희의 경우도 충분히 그렇게 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 일에 관여한 이상 모든 내공을 함축하여 신속하게 할 것이다. 목표는 전진희를 이곳에 데려오는 일이다. 다니엘에게 그 동안의 자리 비움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해 두었다. 그가 도와주었다. 저녁 기차로 써드베리까지 가면 다니엘의 친구가 에스유비(SUV)를 빌려 줄 것이다. 비행기는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출발이다. 나는 두 자리의 비즈니스(business class)석을 예약하였다.
집에 돌아오니 아직 김혜정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저녁 준비를 하였다.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로 하였다. 막 테이블 셋팅이 끝나자 맞춰서 혜정이 들어왔다.
"제임스! 오늘 이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만나고 왔어요.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고 좋아요. 제가 다음번에는 제임스 와이프가 되어 올거리고 했더니 모두가 좋아서 축하해 주었어요. 저도 이곳에서 병원을 가지고 싶어요. 너무 추워요~"
혜정이 말하며 흰 사슴같이 내 가슴으로 들어와 두 손으로 내 등을 감싸며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혜정을 꼭 안았다.
그러나 나는 기가 막혔다. 오. 마이 갓! 이게 도대체 어쩌자고 자꾸 먼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가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 말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래. 혜정아. 한 두가지는 빼고 다 잘했다. 어서 식사하고 출발 준비해야 돼."
"네. 뭐라구요? 출발? 벌써 계획이 마련되었어요? 오늘요? 아저씨. 정말 한국에 같이 가는 거예요? 꿈만 같아요.
"그래. 천천히 물어라. 어서 식사부터 해. 장시간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할 테니. 그리고 몇 가지 나에게 말해 주어야 할 것이 있다. 오케이?"
“예. 뭔 대요?”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고 나를 처다 보았다.
“혜정아. 어머니 사진은 가지고 있지? 어머니 성함과 나이와 키는 어떻게 되지?”
뜻밖의 질문에 놀란 혜정은 나에게서 떨어져 나를 보았다. 잊어버렸던 무언가를 찾아 낸 것같이 말간 얼굴로 나를 보았다.
“예. 전진희이고요, 56세이고 167센티 정도 될 것 같아요. 사진은 여기 이곳에 저장해 놓았어요. 5년 전 사진이예요.”
혜정이가 아이폰에서 보여준 전진희는 김혜정과 겨룰 정도의 미인이었다. 중년의 남성들이 좋아할 모습이었다. IBNA의 전진희가 맞았다. 그 외 렘버트가 보내 준 거래 정보들은 말하지 않았다.
“김혜정.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전화와 너가 사용하고 있는 카톡 그리고 이메일로 어머니에게 연락해 봐라.”
“아! 예. 알겠어요.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
나는 커피가 든 잔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밖은 추웠다. 두 개피 째의 담배를 피우는데 혜정이 밖으로 나왔다.
“제임스. 전화는 받지 않아요. 신호는 가는데… 그리고 카톡은 보냈지만, 본 흔적이 없어요. 이메일은 갔으나 본 흔적이 없어요. 어떡하죠?”
“그래. 알았다. 어서 들어가자. 너무 춥다.”
나는 혜정을 점퍼에 싸 안고 얼른 들어왔다.
“아아! 제임스. 뭔가 왔어요. 스마트폰이 떨렸어요.”
그 말과 함께 혜정이 주머니에서 애플폰을 꺼냈다.
“어머니에게서 왔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나는 준비를 하다 말고 혜정이 곁으로 갔다.
첫댓글 월요일이 Lavour day(노동자의 날)노는 날. 그래서 연휴를 잘 즐기고 있습니다.
날짜와 시간이 달라서 결국은 하루에 2 개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밤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