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테펭의 죽음 (2023. 09. 06.)
메얀청 선한목자선교센타의 학생이었던 죠테펭(Kyaw Thet Pheing: 15살)이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죠테펭은 현재 양곤 한국어 학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피피피우의 남동생입니다. 피피피우는 간호사 훈련을 받고 9월부터 병원에서 간호사 훈련을 겸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죠테펭 부모와 가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메얀청으로부터 슬픈 소식이 왔습니다. 선교센타 학생이었던 죠테펭(15살)이 갑자기 죽었습니다. 죠테펭은 현재 한글학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피피피우의 남동생입니다. 저희 센타에 있다가 작년에 몸이 아파서 집으로 돌아가 부모와 함께 지내고 있던 학생이었습니다.
9월 5일(화) 오후 2시 경, 어머니 도산모(Daw San Maw)가 리안전도사에게 급히 달려왔습니다. 죠테펭이 많이 아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겠는데 돈이 없다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리안은 도산모의 가정 형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40,000잣트($20.00)를 내어 주었습니다. 이웃에 오토바이를 가진 사람에게 부탁해서 아들을 퐁지(Phaung Gyi)에 있는 작은 의원으로 보냈습니다. 그곳 의사는 검진한 후에 감기 증상이라고 하면서 감기 약을 처방해주고 집에 가서 쉬면 곧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죠테펭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3시간 후부터 죠테펭은 피를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잘 쉬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다시 리안전도사에게 달려와 아들을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겠다고 하면서 한번 더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피를 토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리안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메얀청에 차를 가진 사람에게 부탁해서 죠테펭을 흘레구(Hlegu) 도립병원으로 급히 이송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때가 저녁 7시였습니다. 리안은 학생들만 센타에 두고 밤에 외출할 수 없어서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머니 도산모가 함께 그 차를 타고 갔습니다.
흘레구 도립병원 응급실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너무 늦게 왔다. 가망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의사에게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 의사는 “양곤국립병원으로 가보시지요. 그런데 그곳으로 가려면 돈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그 만한 돈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흘레구도립병원에서 양곤국립병원까지는 다시 2시간을 더 가야만 했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하는 아들을 데리고 거기까지 갈 수도 없었지만, 더 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산모는 울면서 다시한번 흘레구 병원 의사에게 간청했지만, 그 의사는 싸늘하게 얼굴을 돌렸습니다.
결국 돈이 한 푼 없었던 도산모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흘레구 병원을 떠난 지 30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죠테펭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피를 토하며 어머니 무릎 위에서 숨을 거둔 아들을 부여잡고 그 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통곡했을까 생각하니 제 가슴이 지금도 미어지고 찢어집니다.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 우민탄(U Myint Than)은 싸늘한 죽음으로 돌아온 아들을 집에서 받았습니다. 그때가 밤 12시경이었습니다. 리안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부모들은 리안전도사에게 죠테펭의 장례식을 부탁했습니다. 리안전도사에게 장례식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리안의 다음 보고가 제 마음을 다시 아프게 했습니다. 우민탄과 도산모는 여섯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첫째 아들이 2년 전에 쿠데타가 발발했을 때 군인들에게 체포되어 지금까지 감옥에 갇혀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반쿠데타 운동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몸이 아파서 집에 누워 있고, 어머니 도산모는 신장이 나빠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역시 집에만 있다고 했습니다. 두 부모가 누워있으니 가난은 피해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양곤 한국어 학당에서 공부하고 있던 피피피우가 충격을 받고 집으로 달려 왔습니다.
저는 즉시 양곤에 있는 베데스다병원장 장철호박사와 부인 한혜경선교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나는 대로 피피피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베데스다 병원으로 보낼테니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치료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저희 선교회가 감당하겠다고 했습니다. 한선교사님은 피피피우 부모들이 병원에 도착하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9월 12일 화요일 오전에 첫 진료가 약속되었습니다. 좋은 치료를 통해서 죠태펭 부모들이 속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은 죠테펭의 죽음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감기로 오진했던 퐁지에 있는 의사가 잘못 된 것입니까? 양곤국립병원으로 환자를 돌렸던 흘레구 도립병원 의사가 잘못 된 것입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다른 모습들이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제2의 죠태펭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메얀청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픈 아이들이 많습니다. 메얀청에는 약국이 없고, 병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메얀청 사람들에게는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죠테펭과 같은 가슴 아픈 상황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동남아한센선교회가 가난한 메얀청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기도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메얀청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아프지 않도록. 돈이 없어서 죽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