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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보 선생의 시를 쓰다 한얼 육십구 (2021, 문양지에 먹, 10 × 28cm) 손바닥만한 소품이지만 민체의 맛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내 집이 깊고 깊어 뉘라서 찾을쏘냐.
사벽(四壁)이 소연(蕭然)하여 일장금(一張琴) 뿐이로다.
이따금 청풍명월(淸風明月)만 오락가락하는괴야.
【어구 풀이】
<소연(蕭然)하여> : 쓸쓸하여
<일장금(一張琴)> : 한 개의 거문고
【현대어 풀이】
내가 사는 집이 산 속 깊은 곳에 있으니, 어느 누가 찾아 올 리 있겠
는가?
사방 바람벽이 을씨년스러운데 다만 거문고 한 개가 놓였을 뿐이로구나.
가끔 맑은 바람과 밝은 달만이 찾아들어 오락가락할 따름이로다.
[국악신문] 한얼 이종선 서예가가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품은 노래로 또는 율창律唱으로 가까이 할 수 있는 대가 열성(列聖)에서 명공석사(名公碩士)는 물론 기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가의 명작이다. 물론 잡가 ‘처세가’ 같은 뛰어난 무명씨의 작품도 있다. 글감은 대체적으로 잘 알려진 가집인 청구영언·가곡원류·남훈태평가·해동가요·교주가곡집 소재 선정작이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1953년 경기도 용인생이다. 노장적 삶을 살고 있는 성정대로 ‘한얼’과 ‘醉月堂’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유농서회惟農書會를 주재하고 있다. 불교방송개국기념비, 고려대학교 100주년기념관비 등의 금석문을 남겼고,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성균관대학교, 한글학회, 김대중기념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