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한낮.
잠수교는 발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로 가득찼다.
한강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에서는 차량통행을 금지한 가운데
서울시와 한강사업본부가 주최한 한강 달빛 야시장 행사와 더불어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90분간 멍하니 무념무상의 상태를 지속하며 몸에 착용한 심장박동을 측정해
우승자를 뽑는 행사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바꾸어 때로는 뇌와 마음에 휴식을 주자는 취지를 담고있는 멍때리기는
꼼짝도 하지않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이 관전자들의 큰 볼거리다.
잠수교 군데군데 이동식 도서관을 차려 놓아 모래자루 소파에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는 장면도 이색적이고 각자의 독특한 물건을 파는 50여개의 벼룩시장도
전을 벌려 시민들이 구경하기 바쁘다.
다양한 음식으로 구수한 냄세를 풍기고 있는 40대의 푸드트럭에는
기다리는 줄이 몇겹으로 늘어서 있고 주위는 잔치가 벌어진 것처럼 흥겹다.
잠수교 둔치 잔디밭엔 수 만 시민들이 그늘막을 설치해 놓고 간이 식탁에 앉아 음식을 나누는
영화에서나 봄직한 멋진 강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일요일 잠수교에는 풍족함과 행복함이 가득한 서울 시민의 모습만 보였다.
첫댓글 잠수교라는 독특한 곳에서 차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행사를 하는것이 새로운 풍경으로 와 닿습니다.
우리 놀이문화의 새 역사가 시작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일단, 일상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때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졌네요~
'멍 때리기 대회'의 무념무상 상태가 가능하려나?!
가끔은 이런 행사도 뜻깊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