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상결 라마와 갈이단 왕자
위소보는 말했다.
[여러분들은 소식이 빠르기도 하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이번에 내가 북경을 나설 때 황상께서 무슨 분부를 하였는지도 여러분들은 아십니 까?]
상결은 말했다.
[가르침을 받겠소.] [가르침이랄 것까지는 없습니다. 황상께서는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습니다. '위소보, 그대가 양주로 가서 일을 처리하면 오삼계가 사 람을.보내 찔러 죽이려고 할 것이니 짐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네. 다행 히 그의 아들이 짐의 손에 있으니 만약 그대에게 어떤 변고라도 생기면 짐은 오응웅 그 녀석으로 하여금 똑같은 변고를 당하도록 할 참일세. 오삼계가 사람을 시켜 그대의 새끼손가락 하나를 자른다면 오응웅도 새 끼손가락 하나가 잘려질 것이네. 오삼계 그 늙은 녀석이 사람을 시켜 그대를 죽인다면 그야말로 자신이 아 들을 죽이는 결과가 되겠지.' 그 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소이다. '황상, 저는 다른 사람의 아들 노릇은 모두 할 수 있어도 오삼계의 아들만은 절대로 하지 않겠소이 다.' 황상은 껄껄 소리내어 웃었소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양주로 오게 된 것이외다.]
상결과 갈이단은 서로 한번 쳐다보더니 안색이 약간 변했다. 상결은 말 했다.
[왕자 전하와 나는 이번에 양주로 와서 그대를 찾으면서 황제가 보낸 흠차라면 반드시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소. 그런데 우리 두 사람이 멀리서 바라보니 옛날부터 아는 사이이며 이 아기 소저마저도 그대를 알고 있더군요.]
위소보는 웃었다.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죠.]
아기는 탁자 위의 것가락 하나를 들더니 그의 이마를 쿡 찌르며 쳇! 하 며 물었다.
[누가 그대와 좋아하는 사이지!]
상결은 말했다.
[우리는 대만의 정 둘째 공자와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소. 원래는 어떻 게 그대에게 손을 쓸까를 상의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그대가 스스로 찾아와 주었으니 우리는 쓸데없는 수고를 절약하게 되었구려.]
위소보는 말했다.
[그렇소이다. 황상은 왕자의 부하인 그 텁석부리 한첩마에게 사흘 동안 심문을 하여 모든 것을 알아내셨소이다.]
상결과 갈이단은 한첩마란 이름을 듣자 모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뭐라고?]
위소보는 말했다.
[그것도 뭐 대단하지 않은 일이외다. 황상은 한첩마와 'ㅆ라ㅆ라'하고 말했는데 나는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했소. 후에 황상께서는 그에게 많 은 은자를 내리고 병부상서 명주 대인 수하로 들어가 일을 처리하도록 일렀소. 그리고 사홀도 안되어 나를 보내서 그에게 빨리 지도를 그리라 고 재촉했소. 그와 같이 군을 거느리고 쌍무를 하는 일은 나 역시도 모 르는 일이었소. 그래서 나는 황상께 말했소. '황상, 몽고와 서장은 너 무나 추운 곳이라 황상께서 군사를 보내 싸우겠다면 소신은 황상에게 휴가를 얻어서 양주땅처럼 요란하고 시끌시끌한 세상을 구경하도록 하 겠습니다.']
갈이단은 얼굴 가득히 우려의 빛을 띠고 물었다.
[그대의 말은 소황제가 군사를 보내 몽고와 서장을 친다는 것이오?]
위소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와 같은 일은 나도 잘 모르겠소. 황상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 소. '우리는 단지 늙은이 하나만 상대하는 것이 가장 좋네. 만약 몽고 와 서장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우리는 그들을 친구로 여길 것이고, 그들 이 만약 늙은 녀석을 도와준다면 우리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며 부 득이 먼저 선수를 쳐서 제압할 수밖에 없지.']
상결과 갈이단은 그를 쳐다보며 마음이 약간 누그러진 듯 의자에 앉았 다. 갈이단은 한첩마의 상태에 대해 물있는데 위소보는 그의 얼굴 모습 과 행동거지를 생생하게 묘사해 들려주었다. 이렇게 되자 갈이단과 상 결은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위소보는 그들 두 사람이 눈살을 살짝 찌푸 리는 것을 보고, 그들 두 사람은 한첩마가 청나라에 투항했으며 몽고와 서장, 그리고 오삼계가 결탁한 일을 이제 소황제까지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서 강희가 먼저 손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하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쌍아와 증유도 모조리 혈도를 짚혀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여덟 명의 친위병 가운데 태반은 이미 저승으 로 간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소보는 이번에 살그머니 여춘원으로 오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신 분에 얽힌 비밀이 알려질까 두려웠기 때문에 서천천, 장용, 조제현 등 을 한 사람도 데려오지 않았다. 때문에 자기가 상대방 사람들에게 갈기 갈기 찢겨져 젓을 담듯이 되고 양주에서 유명한 사자두(獅子頭)라는 요 리처럼 지지고 볶여 심지어는 개의 기름을 더 보텐다 해도 달려와서 구 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따라서 빠져나갈 계책이 없으면 아무렇 게라도 지껄이는 것이 앉아서 죽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어 말했다.
[황상께서는 갈이단 왕자가 무공이 고강하고 영웅으로서 적수가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매우 탄복했소이다.]
갈이단은 웃으면서 물었다.
[황제께서도 무공을 연마하셨소? 어떻게 나에게 무공이 있다는 것을 아 셨을까?]
위소보는 말했다.
[황상께선 물론 무공을 아시죠. 그리고 또 그럴싸하답니다. 전하가 그 날 소림사에게 솜씨를 크게 보여 소림사 방장으로 하여금 기꺼이 졌음 을 시인하도록 했고 달마장이나 나한당 그리고 반야당 수좌들이 모두 당하지 못하겠다며 혀를 내두르도록 공격하지 않았소? 형제는 이미 그 와 같은 사실을 황상께 자세히 말씀드렸던 것이외다.]
그날 갈이단은 소림사에서 그야말로 날개를 꺾인 상태에서 돌아갔었다. 그런데 이때 위소보가 그를 위해 허풍을 떨어 주자 상결 앞에서 체면이 서는 노릇인지라 얼굴에 득의의 빛을 띄웠다. 위소보는 말했다.
[소림사 방장 희총 대사의 무공을 무림에서는 역시 첫째나 둘째로 손꼽 는 형편이었죠. 그런데 왕자 전하가 소맷자락을 이렇게 한번 휘두르자 회총 방장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았는데 다행히 그가 앉 을 때 엉덩이 아래에 방석이 있어서 그의 늙은 뼈는 다치지 않았지 요....]
기실 그날 갈이단은 희총이 소맷자락을 한 번 휘두르는 바람에 털썩 의 자에 주저앉아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는데 위소보는 거꾸로 말을 한 것 이다. 그리고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회총 사형은 나에게 잘 대해 주었다. 그러나 오늘 이 사저의 몸뚱이가 피를 뿌리게 되는 재난을 만났으니 당장이라도 자화(自火) 하여 왕생극락하게 되었으니 어찌할 수 없구나. 부득이 공은 바로 색이 고 색은 바로 공이라 사형의 이김은 바로 패한 것이고 패한 것이 바로 이김이 아니겠는가?)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며 속으로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굴리느라고 고 심중이었다. 그리고 눈을 들어서 동쪽과 서쪽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흘낏 보니 아기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아리따운 눈을 들 어 갈이단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 눈에는 정이 가득 차 있는 것 을 볼 수 있었다. 위소보는 속으로 짐작되는 바가 있었다. (저 고약한 소저는 몽고 왕비가 되고자 하는구나.) 그는 말했다.
[황상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소이다. '갈이단 왕자는 무공이 고강 하고 얼굴 모습 또한 준수하니 왕비를 맞는다면 젊고 아리따우며 무공 이 높은 소녀를 맞아들여야 할 것이네....']
그리고 그는 홀낏 아기를 쳐다보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녀의 얼굴은 빨 개졌으며 그 표정에 무척 관심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어 말했다.
[진원원은 천하 제일의 미녀라 일컬어지고 있지만 지금은 나이가 많은 데 갈이단이 무엇 때문에 그녀를 취하겠소?]
아기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가 진원원을 맞아들인다고 누가 말했어요? 또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 이는군.]
갈이단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있소?]
위소보는 말했다.
[그렇지요, 그래서 저는 말했지요. '황상께 알립니다. 갈이단 왕자 전 하에게는 서로 좋아하는 소저가 있는데 아기 소저라고 하지요'....]
아기는 체, 하고 코웃음쳤으나 얼굴 표정으로 보아 매우 흐뭇하게 여기 는 것이 분명했다. 갈이단은 싱글병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위소 보는 계속해서 말했다.
['아기 소저의 무공은 천하에서 세 번째이며 그저 상결 대라마와 갈이 단 왕자 전하만 미치지 못할 뿐이고 황상보다는, 헤헤혜, 조금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소신이 솔직히 말씀을 드리니 황상께선 너무 탓하지 마십 시오....']
상결은 위소보의 말을 듣고 심정이 약간 답답해졌다. 그런데 위소보가 황제에게 자기를 무공에 있어서 천하 제일이라고 했다지 않은가? 이 꼬 마가 말하는 것은 열 마디 가운데 믿을 것은 반도 없지만 상결 역시 그 만 의기 양양해져서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것은 믿을 수 없다는 뜻이었 다. 위소보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자 황상께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소이다. '나는 믿을 수 없는걸. 그 나이 어린 소저의 무공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설마 그의 사부보다 뛰어나겠는가?' 그래서 저는 말씀을 드렸지요. '황상께선 잘 모르십니 다. 그 소저의 사부님은 몸에 백의를 걸친 여승인데 무공이 무척 고강 해서 천하에 세 번째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결 대라마와 무 공을 겨루었을 때 상결 대라마가 후려친 일 장을 감당해 내지 못해 그 사부는 전신의 내공이 종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 에 무공이 천하에서 세 번째 간다는 칭호를 그녀의 제자에게 빼앗기게 된 것입니다.']
아기는 그가 자기의 사문 내력을 밝히는지라 속으로 놀람과 의아함을 금하지 못했다. (그는 어찌하여 나의 사부님을 알고 있을까?) 상결은 구난과 손을 쓴 적이 없었으나 열두 명의 사제들이 모조리 그의 사부 손 아래에서 비명횡사한 만큼 그 일을 한평생 가장 큰 치욕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위소보가 구난이 자기의 일 장에 얻어맞아 내공이 흐트러졌다고 했으니 이것이야말로 자기의 얼굴에 금을 갖다붙 이는 격이었다. 사실 상결과 갈이단이 앞서서 가장 걱정을 한 것은 위 소보가 자기들의 꼴사납던 사실을 들춰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렇기 때문에 하나같이 재빨리 이 사람을 죽여 입을 봉하리라고 작정하 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자기네들이 크게 패한 일을 크게 이긴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지라 서둘러 죽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상결은 아기를 잠시 동안 응시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제서야 그대가 백의인의 제자인 것을 알았구나. 이 가운데는 아무래도 이상한 점이 있다.) 아기는 물었다.
[그대는 진원원 뭐라고 했는데 그것은 또 어떻게 된 것이죠?]
위소보는 말했다.
[그 진원원은 내가 곤명에서 친히 만나 본 적이 있었소이다. 솔직히 소 저에게 말해서, 그녀는 나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았으며 천하 제일의 미녀라는 칭호는 정말 명불허전이었소. 나는 그녀를 처음 만나자마자 혼이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손발이 얼음처럼 차가 워져서 전신이 벌벌 떨렸으며 속으로 그저 이 세상에서 이토록 아름다 운 사람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소. 아기 소저, 고대의 사매 아가는 매우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만 진원원에 비하면 용모나 자태에 있어서 훨씬 뒤떨어진다오.]
아기는 물론 아가의 얼굴이 절세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리고 위소보가 아가에게 넋이 빠져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데 그마저 그와 같이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그 말이 거짓이 아닌가 보다 하고 생각 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승복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대라는 사람은 알고 보면 나이 어린 색골이 아니에요? 상대방이 약 간 자색이 뛰어나면 그저 몇 배로 불려서 이야기를 하곤 하지. 진원원 은 금년에 적어도 마흔은 되었을 것인데 설사 옛날에는 아름다웠다 해 도 지금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 아닌가요?]
위소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틀렸소, 틀렸소. 아기 소저, 그대는 금년에 십팔구 세에 불과하여서 물론 아름다워도 더 아름다워질 수가 없는 형편이죠. 그러나 다시 삼십 년이 지난다 해도 여전히 아름답기 이를 데 없을 것이오. 그대가 만약 믿을 수 없다면 내 그대와 무슨 내기를 해도 좋소. 만약에 삼십 년 이 후 그대의 모습이 아름답지 못하다면 나는 내 목을 잘라 그대에게 드리 리다.]
아기는 훗, 하고 웃었다. 어떤 여인이든 자기를 가리켜 아름답다고 하 면 자연 흐뭇하게 여긴다. 더군다나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와 같은 칭찬을 해주니 그녀로서는 더욱더 흐뭇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 가 그녀는 자기의 용모에 대해서 퍽이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삽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해도 자기는 그렇게 추해 보이지는 않으리 라고 생각했다. 위소보는 그녀가 내기에 응낙하겠다는 대답을 하길 바 랐다. 그렇다면 갈이단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봐서 자기로 하여금 다시 삽십 년을 더 살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었다. 그때 가서 다시 이기고 지는 것을 결판낸다 하더라도 늦지 않 는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상결이 코웃음치더니 냉랭히 입을 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대는 오늘 밤을 넘길 수가 없소. 아기 소저의 삽 십 년 후의 아름다운 얼굴을 볼 만한 복을 갖지 못했소이다.]
위소보는 혜헤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상관이 없소이다. 그저 대라마와 왕자 전하께서 나의 이 한 마 디를 기억하시고 삽십 년 후 어느 날 이 위소보가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면 될 것이 아니겠소?]
상결과 갈이단, 그리고 아기는 참을 수 없다는 듯 걸껄 소리내어 웃었 다. 위소보는 말했다.
[내가 곤명에 간 것은 몇 달 전의 일이외다. 내가 건녕 공주를 데리고 가서 오삼계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려고 했던 사실을 그대들 세 분도 알 고 있을 것이오. 본래 이것은 매우 큰 경사였지만 곤명성 안으로 들어 가자마자 거리마다 모든 사람들이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고 몇 집 건너 지 않아 하나의 관을 볼 수 있었으며 많은 여인과 어린애들이 상복을 입고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도록 우는 것이 아니겠소?]
갈이단과 아기는 일제히 물었다.
[그것은 또 무엇 때문이오?]
위소보는 말했다.
[나 역시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지요. 그리하여 운남의 벼슬아치에게 물 었으나 모두들 얼버무리려고 들며 말을 하려 하지 않았소. 후에 내가 친위병을 보내 수소문을 한 결과 그 사실을 알았는데, 원래 이날 아침 진원원은 공주가 왕림하신다는 말을 듣고 친히 나와 영접하려고 했었 소. 그런데 그녀가 가마를 타고 나서자 십여 명이나 되는 남자들이 모 두 실성한 듯 하나같이 그녀를 보려고 밀고 당기며 모두들 하늘에서 선 녀가 내려왔다고 하면서 서로 밀치고 미는 가운데 그만 수천 명이나 되 는 사람들이 밟혀 죽었다는 것이었소. 평서왕 휘하의 무관과 병졸들이 처음에는 죽어라 하고 탄압을 했지만 나중에 진원원을 보고는 모두들 칼과 창마저 떨어뜨리고 하나같이 입을 딱 벌리고 침을 흘리면서 진원 원을 쳐다보더라고 하지 않겠소.]
상결과 갈이단, 그리고 아기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결같 이 생각했다. (이 어린애의 말에는 틀림없이 거짓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진원원은 정말 아름답기 이를 데 없을지도 모르니 한번 만나 봤으면 좋겠구나.) 위소보는 이 세 사람이 점차 믿는 것을 보고 다시 말했다.
[왕자 전하, 평서왕 휘하에 한 명의 총병이 있는데 이름은 마보라고 하 지요. 그대는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갈이단과 아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두 사람은 마보와 함께 소림사 로 간 적이 있는데 어찌 모르겠는가? 갈이단은 말했다.
[그날 소림사에서 그대 역시 그를 본 적이 있소.]
위소보는 말했다.
[그 사람입니까? 저는 잊었군요. 그날 저는 그저 왕자 전하가 신공을 크게 펼쳐서 소림사의 고승을 쓰러뜨리는 것을 눈여겨보느라고 다른 사 람을 쳐다볼 여가가 없었지요. 설사 여가가 있다 하더라도 아기 소저의 꽃과 같고 달과 같은 용모를 몇 번 더 쳐다보느라고 다른 여가는 없었 을 것입니다.]
아기는 퉤, 하고 침을 뱉는 시늉을 했지만 속으로는 무척 흐믓하게 여 겼다. 갈이단은 물었다.
[마 총병은 또 어떻게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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