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한 유산] 24
S#1. 병실 (새벽)
할머니 병상에 엎드려서 나란히 엎드려 자고 있는 환과 은성.
환, 어느 순간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퍼뜩 눈뜬다. 환 기척에 거의 동시에 몸 일으키는 은성.
서로 쳐다보는 둘, 머쓱해서 고개 돌리며 할머니 보다가 깜짝 놀란다.
의식 깨나서 맑은 눈으로 둘 보고 있는 할머니.
둘 : (동시에 몸 바로하며) 할머니!
할머니 : (답답하다는 듯 호흡기 가리키며) 음...
환 : (일어서며 감격에) 할머니! 할머니 괜찮아? 괜찮은 거야?
은성 : (일어서며 급한) 할머니 말씀 못하시잖아요. 빨리 의사부터 불러요!
환 : (얼른 호출 벨 누르는)
은성 : (감격으로 할머니 손잡고) 할머니, 고마워요...
할머니 : (의미한 미소 띈 눈으로 은성 보는)
S#2. 병실 앞 복도
병실 문에서 복도 끝 코너에 놓인 휴게 의자에 앉아 벽에 등 기대고 눈감고 있는 승미.
밤새 집에 가지도 못하고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막막한 심정으로 앉아 있다가 날 밝혔다.
달려오는 발소리들에 눈 뜨고 보면 의료진들 달려오고 있다.
승미 : (뭐지?... 지친 눈으로 보는데)
레지던트 : (간호사에게) 정말 깨나신 거야?
간호사 : 그러셨대요!
승미 : (깨났다는 말에 밝아져서 벌떡 일어서는, 반가움에 현재 상황 의식 못하고 한걸음 다가가며) 할머니 깨나셨어요? (하는데)
의료진들 : (우르르 들어가 버린다)
승미 : (얼른 병실 문으로 가서 문 열려다가 손 멈칫하는)
<23회 67씬에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던 환과 은성’>
승미 : (안에 환과 은성이 있다... 상황 인식하고 떨리는 손 내리며 한걸음 물러선다. 쓸쓸히 돌아서는, 지친 걸음으로 가고)
S#3. 환 집 거실
잠옷 차림으로 핸드폰 받으면서 나오는 영란, 너무 좋아서 흥분 상태다.
영란 : 어 알았어, 환아. 우리 바로 갈게. (끊으며 크게 주방 쪽 보고) 표집사! (주방으로 달려가며) 어머니 정신 차리셨대에!-
표집사 : (주방에서 쌩 나오며, 감격으로) 뭐라구요? 어르신이 일어나셨어요?
영란 : (글썽해서) 어어... (자기도 모르게 표집사 손 덥썩 잡고 흔들며) 깨나셨대!
표집사 : (너무 좋아서 웃으며 끄덕이며 같이 손 흔드는)
영란 : (순간 멈칫하는, 자기 차림새 보면 잠옷이다) 어머! (민망해 얼른 손 놓고 2층으로 가며) 정아!!!
S#4. 보호자 룸
호흡기 떼고 검사 마치고 누워있는 할머니. 환, 옆에서 보고 있고 은성, 뒤에 물러서서 기웃 보고 있다.
환 : 선생님, 할머니 이제 괜찮으신 거에요?
의사 : 고비는 넘겼어요. 혈액검사며 백혈구 수치도 다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은성 : (안도하고)
의사 : 그럼 안정 취하시게 하세요. (나가는)
은성 : (비켜서며 꾸벅 인사하고 할머니 보면)
할머니 : (힘없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둘이 같이 있었어?...
환 : 어, 그게... 그렇게 됐어.
할머니 : (은성 보면)
은성 : 저는 그럼 가족들 오시기 전에 가볼께요...
할머니 : (끄덕이며) 가서 기다리고 있어..
은성 : 네?
할머니 : 기다리고 있으라구...
은성 : (뭉클해서) 네... 그럼 할머니 몸조리 잘하고 계세요. (환 보고) 가볼께요. (나가는)
환 : (나가는 은성 쳐다보는데)
할머니 : (그런 환 보다가) 내가 며칠이나 이러고 있었냐?
환 : (할머니 보며) 일주일, 오늘로 8일 째야.
할머니 : ...회사는?
환 : (멈칫했다가) 할머닌 별 걱정을 다 해?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신경 쓰지 마.
S#5. 병동 앞
하늘을 날듯 기분 좋은 얼굴로 나오는 은성.
은성 : (안도로 후- 하고 하늘 올려다보며) 감사합니다... (폴짝 뛰며) 야호!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간다)
승미 : (한쪽에 서서 가는 은성 보고 있는, 은성 반응 보고 할머니 상황 확인하는, 안도하며) 다행이다...
S#6. 병실
할머니 병상 옆에 둘러선 영란, 정, 표집사. 다들 감격스런 표정이다.
정 : 할머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영란 : 저두요, 어머니 이대로 가시면 어떡하나, 하루가 삼천일 같았어요.
표집사 : (감격의 눈물 흘리는)
영란 : 어머 표집사, 어머니 의식 잃고 계실 땐 꿋꿋하게 집 지킨 사람이 울어?
표집사 : 전 행복하면 눈물 납니다.
할머니 : (찡해서 표집사 보는)
영란 : 어머니, 환이가요, 하루도 집에서 안자고 어머니 지켰어요.
할머니 : (뜻밖인 듯 환 보면)
환 : (멋쩍은) 내가 지은 죄가 많잖아, 할머니한테...
할머니 : (환의 고백 흐릿하게 떠오르는, 긴가민가 환 보는)
정 : 할머니 난, 매일 출근하면서 열심히 살았어.
할머니 : 다들 애썼네... (눈물 어려 가족들 둘러보는)
S#7. 부암동 방
밥상에 아침 차려놓고 밥공기 들고 와서 앉는 혜리, 막 젓가락 드는데 은성, 기분 좋은 얼굴로 문 벌컥 열고 들어온다.
혜리 : (기척에 돌아보고 잔소리하는) 아예 병원 앞에 텐트를 치지 그러냐?
은성 : (웃으며) 밥 먹네? (얼른 와서 앉으며) 나도 좀 먹자. (숟가락 들어 혜리 밥 푹 떠서 먹는)
혜리 : (황당한) 밤새 할머니 얼굴 본 게 그렇게 좋냐?
은성 : (먹으며 웃는) 혜리야, 할머니 깨나셨어.
혜리 : (놀라) 깨나셨어?
은성 : 어. (물마시고) 새벽에 잠깐 엎드려 자다 깼는데 할머니가 눈을 (할머니 눈빛 흉내 내며) 이렇게 뜨고, 우릴 보고 계시는데?
(감격스런)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혜리 : (다행이라는 듯 웃으며) 그 할머니 쎄긴 쎄시다? 난 저러다 돌아가시겠다 했는데... (하다 뚝 멈추는) 근데 너 방금 뭐랬어?
우리? 너 분명히 우리! 라고 했지?
은성 : 어...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혜리 : (말 자르며 기막힌) 얘들이 완전 할머니 핑계로 만리장성 쌓고 있네?
은성 : 할머니 지켜보다가 깜빡 잠든 거야.
혜리 : 핑계 없는 무덤 없다드니, (하다) 됐어 그래! 어쨌거나 이젠 내가 다 살 거 같다.
은성 : (? 보면)
혜리 : 할머니 깨나셨으니까, 더 이상 이 찝지구리한 삼각관계, 아니 준세씨까지 사각관계 안 봐도 되잖아.
너 분명히 할머니한테 인사드리고 떠난다고 했다?
은성 : 어... (그럴려고 하긴 했지만)
혜리 : 이제 정리하고 서울 뜨자, 은성아.
은성 : (멈칫해서 보면)
혜리 : (정색하고) 크루즈 레스토랑, (설득하는) 너랑 나랑 그거 맡아서, 한 일이 년 배 위에서 푹 썩으면서 돈 모아서,
새출발하자구.
은성 : (퍼뜩 생각난) 그거 이번 주까지 결정해 달라고 했는데...
혜리 : 은우는 할머니가 찾아주신다고 약속했고, 승미 엄마 재판 때는 서울 다녀가면 되고. 여기서 다른 취직자리 구하느니,
니 전공 살릴 수도 있구.
은성 : (복잡한 기분으로 혜리 보는)
S#8. 준세 집
소파에서 불편하게 누워서 자다가 일어나 앉는 형진. 준세, 싱크대에서 해장국 끓이다가 간보고 있다.
형진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나 앉는 고평중, 숙취로 머리 아픈 듯 찌푸리다가 주변 둘러보고 놀라 침대에서 내려선다.
고평중 : 아이구 내가 여기서 잤네?
형진 : 네 아저씨. 거기 제 침대랍니다.
준세 : (돌아보며) 편히 주무셨어요?
고평중 : 예, 오랜만에 편한 침대에서 잤더니 염치없이 너무 잤네요. (형진에게) 취중에 따라와서 큰 신세졌소, 이 실장.
형진 : 준세 형 업고 오셨는데 신세는요... 저도 얹혀사는 처지라 할 말 없습니다.
준세 : 자식, 오랜만에 맞는 말 하네. 아저씨, 씻고 오세요. 해장국 끓였어요.
고평중 : (다가와서) 속 괜찮아요?
준세 : 그래서 해장국 끓였잖아요.
<시간 경과>
식탁에 앉아서 아침 먹는 셋.
준세 : 제가 어제 뭐 실수한 거 없어요?
형진 : 형 업혀왔다니까? 아저씨, 형 무슨 일이래요?
고평중 : 말도 없이 술만 계속 마셨어요.
준세 : 참, 어제 말씀하셨던 거요,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도와드릴께요.
고평중 : (잠시 망설이다가) 됐어요, 만사가 다 귀찮을 땐데...
형진 : (슬쩍 말리듯) 형 그러다 엄청 어려운 부탁하시면 어쩔려고?
준세 : 임마. 아저씨 저한테 따로 전화하세요.
고평중 : 그래요, 내 정 답답하면... 상의 전화 하리다. (먹는)
S#9. 승미 집 거실
들어오는 승미. 백성희, 맞이하고 서있다.
백성희 : 얼굴이 왜 이래? 하룻밤에 생사 오가는 환자도 아닌데 뜬눈으로 지킨거야?
승미 : 할머니 깨나셨어...
백성희 : (뜻밖인) 깨나셨어?
승미 : 어... 오늘 새벽에 의식 찾으셨어.
백성희 : 노인네 질기시네... 괜찮아, 상관없어.
승미 : 뭐가?
백성희 : 깨나셨어도 이젠 치매 노인일 뿐이라구. 회사에서 손 떼고 쉬실 때 오신 거야...
(말 돌리는) 할머니 깨나셔서 환이는 좋아했겠네.
승미 : (두려운) 은성이가 소송한대, 엄마 상대로.
백성희 : (멈칫 보는) 소송? (하다) 뭐, 지 아빠 생명 보험금 돌려달라구? 하라고 해.
승미 : 엄마 빚 갚았다는 증거 못 내밀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백성희 : (딸 안심시키려고 여유 부리는) 재판은 아무리 짧아도 일 년 이상 걸려. 그 정도 준비도 안하고 있었을까봐?
(주방으로 가며) 아침 먹자. (굳어지는)
S#10. 박변 이사실
전화 받고 있는 박변.
박변 : 깨나셨다구요?... (잠시) 그럼, 두시에 거기서 만나죠, 네... (끊는) 역시 강한 분이셔... (핸드폰 울린다. 보고 받는)
예, 제수씨... (놀라는 척) 깨나셨어요? 언제요?... (잠시, 얼른) 회사 얘긴 안하셨죠?
영란(휠) : 겨우 정신 드신 분한테 어떻게 그런 얘길 해요?
박변 : 잘하셨어요, 당분간은 절대 회사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충격 받으시면 큰일 납니다.
S#11. 보호자 룸
박변과 통화하고 있는 영란.
영란 : 안 그래도 환이가 우리가 어머니 알츠하이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말하지 말래요. 어머니 퇴원해서나 얘기하자구요...
(잠시, 웃으며) 우리 환이요? (병실 쪽 보며) 진짜 우리 환이 달라졌다니까요?
S#12. 2호 점 점장실
할머니 깨났다는 소식 은성에게 듣고 기뻐하는 점장과 수재.
은성 : 고비는 넘겼으니까 합병증 치료만 하시면 된대요.
점장 : 정말 다행이네요, 이대로 가시면 어떡하나, 일이 손에 안 잡혔는데.
은성 : 회사는 어떤 상황이에요?
점장 : 아직까지는 어려운 모양이에요... 직원들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그래요.
수재 : 사장님 깨나셨으니까 이제 정상화 되겠죠.
점장 : (걱정스런) 알츠하이머라는 게 외부에 알려져 버려서... 복귀하시면 어떤 방법으로든 사장님이 정리를 하시겠죠.
수재 : 아- 근데 우리 2호 점 드림팀은 언제 해산식해요?
점장 : 사장님 별도지시 있을 때요. 그동안은 더 열심히 일합시다.
은성 : (웃으며) 네, 그래야죠.
S#13. 일식집
얘기하고 있는 백성희와 박변.
백성희 : 진성 소액주주 모임에서는 이미 장사장 그냥 둘 수 없다고 들썩 들썩하고 있던데요? 일 진행하기 어렵진 않겠어요.
박변 : (주주명부 내밀며) 주주명붑니다.
백성희 : (받으며 확인하는) 제가 판만 만들어 드리면 되는 거죠?
박변 : 그 판이 제일 중요한 겁니다. 그게 있어야 임시주총 결의를 할 수 있으니까요.
백성희 : (다짐받듯) 판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결과만 하겠어요?
S#14. 병실
병상에 누워있는 할머니 옆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환.
할머니 : 할미 살아났으니까, 낼부턴 일 해...
환 : 일?
할머니 : (원칙 변함없다) 2호 점에서 두 달 동안 일한다고 갔으니까 채워야지.
환 : 할머니 퇴원할 때까지는 내가 있을 거야. 내 진로 얘기는 그 때 해.
할머니 : (뜻밖인 듯 보는데)
영란 : (들어오며) 어머니, 승미 왔어요.
환 : (멈칫, 돌아보면)
승미 : (상황에 주눅 들어 들어온다) 할머니...
할머니 : (보는, 환 옆에 있던 세월과 정성을 알기에 거짓말을 느껴도 연민 있는)
영란 : 어머니, 승미가 환이랑 같이 밤도 새구요, 우리 식구 먹을 것도 챙겨오고 그랬어요.
할머니 : 그래, 애썼다...
승미 : 아니에요... 일어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할머니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흔들려서 보는)
S#15. 2호 점 옥상
의자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는 은성.
<22회 11씬 중에서>
준세 : 크루즈 레스토랑, 다음 주까지 결정해 줄래? 그래야 일 진행할 수 있거든.
<16회 1씬 중에서>
준세 : 좋아하는 여자 옆에서, 하염없이 오빠하고 싶은 남자는 세상에 없어.
준세 : 은우 찾을 때 까지 니 옆자리는 내꺼라구.
은성 : (망설이다가)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은성 : (현재, 더 미룰 수 없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닌, 고민하는)
S#16. 병실
가려고 할머니께 인사하는 승미.
승미 : 그럼 몸조리 잘 하세요.
할머니 : (끄덕이는)
환 : 할머니, 승미 좀 데려다 주고 올게.
할머니 : 승미 데려다주고 집에 가서 자고 와.
승미 : (피하고 싶은) 오빠 괜찮아, 나 안 데려다줘도 돼.
환 : (가자는) 할머니 괜찮아지셨잖아.
승미 : (멈칫하는)
<23회 34씬에서>
환 : ...내가 지금은 할머니 때문에 너무 힘들고 여유가 없어... 그래서 너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할 수가 없다.
승미 : (덜컥해서 보는)
할머니 : (앞으로 닥쳐올 일 당해야 할 승미 짠하게 보는)
S#17. 병원 뜰
23회 60씬 부근 걸어오는 환과 승미.
환(E) : 너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할 얘기도 있고.
승미 : (기어이 말을 하려는 구나... 환 보는)
환 : 할머니 허락 받았으니까, 차 타고 나가자. (차 세워진 쪽으로 가는데)
준세 : (저만치서 어제 두고 간 차 가지러 걸어오는데 핸드폰 울린다. ‘은성’ 보고 받는) 어 은성아.
환, 승미 : (은성아, 소리에 멈춰서 준세 쪽 보는)
은성(휠) : 오빠 가게에 없던데 지금 어디에요?
준세 : (둘 못보고) 어제 차를 두고 가서 차 찾으러 왔어.
환 : (어제? 놀라서 준세 보는)
승미 : (밤새 병원에 있었는데 못 봤던 준세다) 어제 준세씨 왔었어?
환 : 아니 안 왔는데.
준세 : (막 리모컨으로 차 문 열고 옆에서 멈춰서며) 할 얘기?
승미 : 근데 왜 차를 여기 두고 갔어? (하다 느낌에 멈칫, 환 보는)
환 : (준세 차 보고 돌아보면 어제 밤 은성과 얘기 나누던 벤치 보인다. 봤구나... 멈칫하는)
준세 : (은성 분위기에 심각해지는) 그럼 가게로 와. 금방 갈 거야. (핸드폰 천천히 내려서 보는, 느낌 불길하다.
후- 하고 고개 돌리다가 환과 승미 보는, 뚝 굳어지고)
환 : (어쩔 수 없이 미안해지는, 뭐라 인사 말 생각 안 난다. 보는)
준세 : (굳어서 보는)
S#18. 준세 레스토랑
들어오는 은성. 혜리, 보고 다가온다.
혜리 : 준세씨 아직 안 왔는데?
은성 : 금방 온다고 했어... 안에서 기다릴게.
혜리 : (딱 느낌 오는 듯) 니가 결국 망치를 들었구나.
은성 : 망치?
혜리 : (속상한) 너 기어이 준세씨 가슴에 못 박으러 온 거잖아...
은성 : (착잡하게 보는) ...
S#19. 까페
앉아있는 환과 승미 앞에 찻잔 놓고 가는 종업원.
승미 : (잔뜩 긴장한 얼굴로 환 보는)
환 : (말하기 어렵다. 승미 아프게 보는)
승미 : (찻잔 들어 마시는데)
환 : (진심으로 미안하지만, 결단력 보이는) 사실은 진작 했어야 하는 말인데... 이제야 해서 미안하다.
승미 : (찻잔 떨린다. 내려놓고 보면)
환 : 그동안 내가 어떤 놈이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누구 보다 니가 제일 잘 알거야.
얼마나 제멋대로에 남 생각 안하고 살았는지.
승미 : (절박한 심정으로 미리) 오빠 나한테는 그런 사람 아니었어.
환 : (아련한) 그래 너는,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알게 돼서 그런지, 잘 해주고 싶었어. 항상 애처롭고 보호해 주고 싶고 그랬어...
승미 : (뒷말이 두렵다. 눈물 어리는)
환 : (그 눈빛에 흔들리지만, 누르고) 지금까지 나... 누구 좋아해 본 적 없다. 그래서 니 마음이 어떨까, 깊게 생각해 본적도 없어.
그렇다고 몰랐던 건 아냐. 그냥... 편하고 익숙해서... 그동안은 그랬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승미 : (메여서) 은성이 때문에?
환 : (어떻게 알았지? 보는)
승미 : (떨리는) 은성이가 좋아서?
환 : (보다가) ...그래.
승미 : (억장 무너지는) 오빠... 오빠 은성이가 누군지 몰라? 어떻게 은성이 때문에 난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있어?
대체 은성이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들었길래 나한테 이래?
환 : (단호한) 은성이한테 들은 말 없어!
승미 : (안 믿기는) 없어?
환 : (조심스럽지만 확고한) 들은 말은 없지만, 너하고 니 어머니가 은성이에 대해서 했던 말들이,
백 프로 진실은... 아니라는 건 알아.
승미 : (쿵해서 보면)
환 : 그렇다고 백 프로 거짓말이라고도 생각 안 해. 내가 아는 니가 있으니까, 내가 봐왔던 니가 있으니까.
승미 : (떨리는) 그게 무슨 말이야?
환 : (승미에 대한 배려로 거짓말이라는 표현은 못하고) 니가 잘못 말했던 부분은... 니가 먼저 수습했으면 좋겠어.
승미 : (부정해야만 하는) 뭘, 뭘 수습해? 은성이한테 들은 것도 아니라면서, (잦아드는) 오빠 나한테 왜 이래?...
환 : (잠시 보다가) 내 기억이 말해줬어... 니 방에 갔을 때, 내 사진 올려놓은 거 그 집 이사 와서 처음이라고 했던 것도 생각나고,
정이 생일 때 갔던 클럽 기억하지? 아줌마 편찮으시다고 너 갑자기 가버렸던 날...
승미 : (그 얘길 왜 하지? 당황해서 보면)
환 : 그 날 너 가고 나서... 고은성 나한테 엄청 당했어, 가방 때문에.
승미 : (몰랐던 상황이라 뭐라 대꾸할 수 없는, 불안한 눈으로 보는)
환 : (확고한)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면, 내 가방, 유승미 집에 두고 나왔다고 했겠지.
그때는 은성이가 우리 할머니 만나기 전이었어. 내 얼굴 아는데 모르는 척 하면서 그렇게 당할 이유가 없었을 때야.
승미 : (쿵... 해서 보는)
환 : 너한테 전화하려던 은성이 핸드폰 내가 망가뜨렸고, 그 즈음에 넌 핸드폰 번호 바꿨어.
연락 끊은 건... 은성이가 아니라 너였어.
승미 : (변명 할 머리 굴릴만한 상태가 아니다. 눈물 어려 보는)
환 : (승미에 대한 배려) 니가... 내가 아는 유승미, 너답게 정리했으면 좋겠다.
승미 : (환의 확신에 충격 받고, 동시에 배신감으로 떨려서 보다가) 만약, 내가 한 말이 다 거짓말이면 어떡할 건데?
넌 나쁜 애니까, 그러면서 은성이한테 갈 거야?
환 : (멈칫하면)
승미 : (원망스런) 오빠 지금 은성이한테 가고 싶어서 핑계 찾아?
환 : (미안하고 아픈) 니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망설이다가 본심 말하는) 가고 싶지만... 너 이대로 두고는 못 가는 거 알아.
승미 : (가고 싶다는 말에 기막혀 눈물 후두둑 떨어지며) 늦었어... 늦어도 너무 늦었어. 오빠 정말... 이기적이다.
(울며) 오빠 아니면 안 되게 만들어 놓고... (절절하게 해대는) 이성에 눈뜨고 처음 만난 사람이 오빠야.
우리 둘 생일 때 마다 같이 보냈고, 크리스마스도, 오빠가 아플 때도, 졸업 때도 미국 갈 때도, 방학 마다 나와서도...
오빠하고 같이 있게 해놓고... 바라보게 해놓고... 이제 와서 날 좋아해줄 수 없으니까, 단념해라... 그래?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은성이 때문에?...
환 : (듣다보니 승미 절절함에 가슴 아픈, 눈 빨개져 보는)
승미 : (너무 기막힌 듯 눈물 섞인 웃음 나오는) 왜 하필 은성일... 오빠 차라리 나한테 죽으라 그래...
환 : (예상 보다 훨씬 큰 승미 아픔 느끼는, 더 말 못하고 보는)
S#20. 준세 레스토랑
실내 한쪽 조용한 자리에 찻잔 놓고 마주 앉아있는 은성과 준세.
은성이 어떤 말을 할까, 어느 정도 예상하고 앉아있는 준세, 긴장해 있다.
(준세, 대사 톤 빠르지 않게, 진중하고 진지하게 해주세요)
은성 : (역시 말 꺼내기 쉽지 않은, 차 마시고)
준세 : (먼저 꺼내는) 할 얘기 있다면서? 얘기 해.
은성 : (보다가 어렵게) 그 때 얘기했던 크루즈 레스토랑요... (미안한 듯) 아무래도 못하겠어요.
준세 : 왜?
은성 : 은우 못 찾고 멀리 떠난다는 것도 그렇고... (어렵게) 오빠한테 자꾸 신세 지는 것도 그렇구요...
준세 : (평소 어투 아닌, 진지한) 내가... 부담스럽단 말이니?
은성 : 오빠가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미안해서요. (눈물 어려) 은우 찾을 때까지 기다려도 된다고 했던... 그 약속,
지킬 자신이 없어요.
준세 : (아픈) 내 마음이... 부담스럽다는 거구나... 환이 때문에.
은성 : (눈치 채는 줄 알았지만 입에서 나오자 덜컥해서 보는)
준세 : 넌 아니길 바랬는데, 환이 혼자 마음이길 바랬는데... (하다) 왜 환이니? (안타깝고 화나는) 왜 하필 환이야?
나보다 더 너한테 잘해주고 챙겨주고 행복하게 해줄 사람도 아니고, 맘 놓고 사랑할 수도 없는, 환이야, 왜!
은성 : 그 사람하고 뭘 어쩌려고 이런 말하는 거 아니에요. 전에는, 오빠한테 받으면서 미안하지 않았어요. 고마웠지,
이런 미안함이 아니었는데... (고개 떨구는)
준세 : (아픈 마음 토로하는) 그동안... 너 지켜보기만 하면서 난 괜찮았는줄 알아? 니 상황이 너무 안 좋으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 하면서 너 지켜보는 거... 그게 널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힘든 사람, 여유 없는 사람한테 내 마음까지 부담주지 말자...
은성 : (가슴 아픈) 알아요...
준세 : (회한으로) 이렇게 다가오고 표현하는 사람한테 흔들릴 줄 알았으면... 나도 가만있지 않았어.
은성 : 그래서가 아니에요, 그냥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버렸어요...
준세 : (보다가 메여서) 너 그런 거 모르지?... 화낼 자격 없는데 화나는 거, 안을 자격 없는데 안고 싶은 거...
멀어져 가는 사람,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거...
은성 : (눈물 어려 준세 보는) 미안해요...
준세 : (눈물 어려 스스로 기막혀 울듯) 야 임마, 난 지금도 니가 걱정 돼. 우리 다... 어쩌면 좋니... (고개 돌리는)
S#21. 부암동 집 앞 (밤)
터벅터벅 고개 숙이고 걸어오던 은성, 멈칫 선다. 대문 앞 계단에 앉아서 은성 보고 있는 승미.
은성 : (놀라서 다가가는) 니가 여긴 어떻게, 어떻게 알았어?
승미 : (기진해서 일어서지도 못한다) 그냥 알았어...
은성 : (기막혀) 너 정말 대단하다? 뭐할려고 나 사는 집까지 알아뒀어?
승미 : (힘겹게 일어서며, 벌써 눈물 어리는) 부탁할 게 있어서 왔어...
은성 : (분위기에 미리) 아무 말도 하지 마. 넌 나한테 어떤 말할 자격도 없어.
승미 : 너 알잖아, 내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은성 : (기막혀) 니가 했던 행동을 이해해 달라는 거야?
승미 : (절박한) 너 같으면 어떻게 했겠어? 다 얘기했겠어? 엄마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니 아빠 보험금을 가로채고 내쫓았다고,
환이 오빠한테, 아줌마한테, 할머니한테... 너라면 말했겠어?
은성 : 말했을 거야.
승미 : 그러니까... 너한테 환이 오빠는 그 정도잖아. 오빠 없어도 살 수 있잖아.
은성 : (기막힌 듯) 그럼 넌 죽어?
승미 : (눈물 어려) 양심도 뭣도 다 버리고 내가 너한테 한 짓을 봐. 오빠가 너한테 가면... 내가 어떻게 사니, 은성아...
은성 : (충격으로 보면)
승미 : (울며) 차라리 니가 정말 그런 애라고 믿고 싶었어. 오빠네 가족들 앞에서 너 그렇게 만들어놓고,
니 앞에선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다... 도저히 할 수 없었어.
은성 : 그래서 되려 나한테 그렇게 잔인하게 굴었어?
승미 : (비참함에 퍼붓는) 어차피 오빠하고 할머닌 널 믿잖아!
은성 : (멈칫하면)
승미 : 그게... 얼마나 비참한 줄 알아? (간절한) 부탁할게 은성아... 너만 없으면... 오빠는 나 떠나지 않아.
은성 : (흔들리지만 냉정하게) 내가 그 부탁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해?
승미 : (이 악물고) 환이 오빠가 너한테 가면, 난 죽을 거야, 니 앞에서. 그러니까... 오빠가 오드라도 니가 막아 줘.
은성 : (일부러 매정하게) 너 죽어도 상관없어!
승미 : (멈칫하면)
은성 : (말소리는 떨리는) 내가 무슨 상관이야? 니가 나한테 뭔데! (피하듯 돌아서는데)
승미 : (뒤에서, 그렁해서) 은성아 나 좀 살려줘...
은성 : (그 기진한 목소리에 멈칫 서는, 끓어오르는 울음 덩어리 삼키며 돌아보는)
승미 : (떨리는, 눈물 후두둑 떨어지며)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 니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니?
은성 : (기막혀 눈물 어려 보는)
S#22. 몽타주
-울면서 부암동 골목 내려오는 승미.
-부암동 마당. 승미 마음에 충격 받고 멍하니 손에 든 목걸이 보고 있는 은성.
-환 집 은성 방. 방 문 열고 방 들여다보고 있는 환.
-준세 레스토랑. 불 꺼진 실내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준세.
S#23. 병원 외경 (다른 날)
S#24. 보호자 룸
상태 많이 좋아진 할머니, 모자 쓰고 링거 꼽은 채 소파에 앉아서 박변과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
재무부장, 장부 파일 들고 옆에 서있다.
할머니 : (화난) 공장장 말이 사골하고 고기 등급이 낮은 걸로 들어왔다는데, 어떻게 된 거야?
박변 : (어쩔 수 없었다는 듯) 거래 선을 바꾸면서 등급을 낮췄습니다.
할머니 : 등급을 낮추다니, (화난) 자네, 나 아픈 틈타서 얼씨구나, 기어이 단가를 낮췄어?
박변 : (주눅 든 척) 그런 게 아니라 사장님... 회사 운영 자금이 바닥나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 : (이해 안 되는) 운영 자금이 왜 바닥이 나?
박변 : 남부 공장부지 매입 자금이 워낙 컸잖습니까.
부장 : (얼른 장부 파일 내밀며) 부지 계약하면서 공장 설계비하고 기기 설비 자금 도 들어갔습니다.
할머니 : (장부 보는)
박변 : 그런데다... 이런 말씀 어떡하든 안 드릴려고 했는데... 사실은...
사장님 쓰러지시고 나서, 사장님 유언장 문제가 밖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할머니 : (놀라) 뭐?
박변 : 사장님은 혼수상태신데 경영 무경험자한테 회사가 넘어간다는 소문 돌면서 주가 폭락에다 양곡 업체하고 부재료 업체들
어음 돌아오고, 도저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원재료 단가를 낮추는 방법 밖에는요.
할머니 : (기막혀) 엎친데 덮친다드니...
박변 : (완전히 속이려고 일부러) 회사 사정 안정될 때까지, 한 두 달만 등급 낮추시죠.
할머니 : (말도 안 된다는) 한두 달? 설렁탕 기본은 사골하고 양지 품질이야!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정성!
그게 우리 진성이 고객에게 했던 약속이야. 하루도 어기면 안 되는데 한두 달? (단호한) 당장 최상품으로 새로 구해.
박변 : (놀라는 척) 사장님!
할머니 : 당장 동급으로 다시 구하라구.
부장 : (얼른) 이번에 받은 물량 대금도 아직 결제 못했습니다, 사장님.
박변 : 우리 매장 97개에 온라인 판매까지 한 달 분량 결제 대금이 얼만지 누구보다 사장님이 아시잖아요?
어디서 그 자금을 구합니까?
부장 : 매장 매출로 겨우 회사 돌아가는 형편입니다.
박변 : (미리) 소문 때문에 추가 대출이고 담보 대출이고 은행권도 막혔습니다.
할머니 : (눈 감고 생각하는)
박변 : (할머니 성격 뻔히 알지만) 이번만 그냥 넘어가시죠.
할머니 : (눈 뜨며) 내 주식 좀 팔면 돼. 정부장, 회사 들어가서 당장 필요한 자금 뽑아서 보고 해.
박변 : (놀라는 척) 사장님!
할머니 : 맛이 변질되면, 진성은 진성이 아니야... 약속은 지켜야 해.
S#25. 병실 앞 복도
재무부장과 만족스런 얼굴로 나오는 박변.
박변 : (은밀히) 김부장, 장부정리 신경 써서 해.
부장 : 걱정 마십시오.
환 : (다가오다) 아저씨!
박변 : (멈칫 서는) 어 환아.
환 : 안 그래도 회사로 찾아가 뵐려고 했었는데 오셨네요.
박변 : 회사엔 왜?
환 :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해서요. 주가는 떨어진 채 보합세던데, 회사 자금난은 어떻게 됐어요?
박변 : 임마 니가 그런 걸 왜 신경 써? 할머니 깨나셨는데. (어깨 툭 치고) 할머니께 보고 드리고 가는 길이니까
넌 간호나 잘해드려! (가는)
S#26. 회의실
‘대표이사 해임안 제안 임시 주총’ 관련 서류 앞에 놓고 이사회 하는 이사들 여섯.
오이사와 공장장만 주총 반대 의견에 거수하고 있고 박변과 이사 3명, 회심의 미소 짓고 서로 쳐다본다.
낭패스런 얼굴로 서로 쳐다보는 오이사와 공장장.
S#27. 보호자 룸
퇴원 위해 사복으로 갈아입은 할머니. 영란과 환, 옆에 가방 들고 서있다.
의사 : 혈종 제거는 잘 됐지만, 뇌 위축이 있으신 상태니까 한 달에 한 번씩 씨티 찍으러 오셔야 합니다.
환 : 자꾸 출근을 하신다는데 괜찮으실까요?
의사 : 무리만 하시지 않으면 괜찮아요. 식사도 정상식으로 하시구요. 그래도 머리 쪽을 부딪히거나 하지 않게 조심하세요.
할머니 : (끄덕이고)
S#28. 환 집 거실
환과 영란 부축 받고 들어오는 할머니.
표집사 : (맞이하고 섰다가) 어서 오십시오, 어르신.
할머니 : 집에서 보니 반갑네? (집 둘러보며) 이 집을 다시 걸어 들어오는구나...
환 : (찡해서 보는)
S#29. 할머니 방
할머니 누울 수 있게 이부자리 피는 영란. 표집사, 할머니 앉히려고 부축하면.
할머니 : (좋게 팔 뿌리치며) 나 거동 불편한 환자 아냐. (앉는)
영란 : 어머니, 뭐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만 하세요. 제가 다 들어드릴께요.
할머니 : 정말 다 들어줄 거야?
영란 : 그럼요?... (하다 메여서) 제가 진짜 어머니, 저 스믈 한살에 시집 와서요,
환이 아빠 떠나기 전에 엄마 아버지 다 돌아가시구요... (울먹이며) 어머니 까지 안 계시면 저 고아에요.
할머니 : (웃으며) 얘 좀 보게, 지가 나이가 몇인데 고아래? 낼 모레면 손주도 보게 생겼구만.
영란 : 부모 없음 고아죠.
할머니 : 그럼 가서 차 한 잔 끓여다 줘. 성철인 거기 있고.
영란 : (얼른 일어서며) 네- (나가는)
할머니 : (확인하는) 우리 애들이 다들 알았지? 내 머리 병 말야.
표집사 : 네... 근데 어르신이 숨기셨던 병이니까, 먼저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답니다, 환이가요.
할머니 : 환이가? (신통한 듯) 한번 죽다 살아 볼만 하네... 그나저나, 이거 할 일이 태산일세?
회사 일에, 승미네 일에, 거 승미네 일은 어떻게 됐어?
S#30. 대리점
밝은 얼굴로 대리점 왔다 갔다하는 백성희, 핸드폰 울리자 받는다.
백성희 : 여보세요?
고(휠) : 나요.
백성희 : 어... (직원들 힐긋 보고 돌아서며) 안 그래도 전화 올 때 됐다 했어.
S#31. 공중전화
전화하고 있는 고평중.
고평중 : (기대하는) 어떻게 됐어? 혜리하고 연락 되는 동창 찾았어?
S#32. 대리점
미리 준비한 터라 여유 있게 대꾸하고 있는 백성희.
백성희 : 겨우 혜리 친구에 친구라는 애한테 알아봤는데, 그 이혜리라는 애가 은성이 고 1 때 같이 반이라 그랬지?
(낭패라는 듯) 걔 이민 갔대.
고(휠) : (놀라) 이민? 언제?
백성희 : 한 일이년 됐다는데? 부모하고 온 식구가 다 같이 갔다네. 캐나단가 호준가로 갔대.
S#33. 공중전화
낙심한 얼굴로 통화하는 고평중.
백(휠) : 혹시나 해서 더 알아보고 있으니까, 한 열흘 있다 전화해요. (끊는)
고평중 : (끊는, 그대로 잠시 있다가) 혜리가... 부모하고 이민을 가? 혜리 엄마 고3 때 돌아가셔서 은성이 부탁으로
내가 등록금 내줬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 처음 든다. 갸웃하며 생각에 잠기고)
S#34. 대리점
전화 끊는 백성희, 저지른 짓 뒷수습하기는 하지만 힘들다. 후... 숨 내쉬며 핸드폰 보는 백성희.
S#35. 복지관 앞
하- 하품하며 은우 기다리고 있는 영석.
영석 : 이 짓도 못할 노릇이네, 아침저녁 애 데리고 왔다갔다... (하는데)
은우 : (안에서 나오는)
영석 : (다가가며) 잘 놀았어?
은우 : 공부도 했어, 그래야 피아노 치는 거야.
영석 : 임마, 오늘은 앞서서 가 봐. 길 잘 찾아가나 보게.
은우 : (걸어가며) 꼼장어 집에서 우회전.
영석 : 다음은!
은우 : 은행 앞에서 횡단보도! 파란 불일 때 건너는 거야. (혼잣말로 그동안 외운 것 중얼거리며 가는) 건너서 좌회전,
맛있는 베이커리, 싱싱 과일...
영석 : (솔깃해서) 이제 혼자 보내도 되겠네?
S#36. 부암동 방 (밤)
나란히 누워있는 은성과 혜리.
혜리 : 야 꼭 할머니랑 니가 커플 같애. 할머닌 가서 기다리고 있어... 그러시고, 넌 그 한마디에 또 하염없이 기다리고.
은성 : 그러게...
혜리 : 근데 할머닌 왜 너한테 기다리라고 하셨을까? 퇴원하고 기운 차리시면, 승미 모녀 일 해결해 주신다는 건가?
은성 : (심정 복잡한) 모르겠어... 일단 할머니 건강 회복하시고, 할머니 만나서 얘기하기 전까진
미리 생각하고 그러는 거 안 할려구.
혜리 : 그래, 하도 복잡하게 온 인물들이 꼬여서, 생각 안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
은성 : (핸드폰 문자 알림음 들린다. 무심코 핸드폰 집어 들고 보면 ‘선우환’ 떠 있다. 어? 어른 일어나 앉아 확인하는)
환(E) : 할머니 퇴원하셨고, 나 내일 2호점 출근한다.
은성 : (두 소식 다 반가운 소식이다.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는)
혜리 : 뭔데 배시시야?
은성 : 할머니 퇴원하셨대.
혜리 : (일어나 앉으며) 그래? 잘됐다... (하다) 그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조용하게 문자질이었냐?
준세씨는 망치 한방으로 아웃 시키구?
은성 : (속상한 듯) 혜리야... 지금은 그냥 서로 편해질 때까지 시간 갖는게 좋겠다 싶을 뿐이야.
S#37. 거실 (밤)
문자 보내놓고 답 문자 기다리며 핸드폰 보고 있는 환. 답 문자 안 온다...
환 : 이게 손가락이 부러졌나... (서운함에 핸드폰 탁 닫는)
S#38. 환 집 외경 (다음 날, 아침)
S#39. 환 집 할머니 방
할머니 앞에 앉아있는 환, 영란, 할머니 말리고 있다. 할머니, 퇴원 직후라 아직 기력 달린 상태.
환 : 퇴원하고 바로 출근은 무리야, 할머니.
할머니 : (기운 없는) 잠깐 나가서 보고 받고 둘러보고 올 거야. 회사가 나 때문에 북새통을 겪고 있는데.
영란 : 며칠 더 박 이사한테 보고 받으세요. 박이사님이 다 보고 하시는데, 굳이 나가실 게 뭐 있어요?
할머니 : (본능적으로 찜찜함 느끼는) 도대체 누구 입을 통해서 내 사정이 그리도 빨리 증권가에 신문사에 퍼졌는지도
알아봐야 해. 나가들 봐, 옷 갈아입게.
환 : 그럼 내가 모시고 나갈게.
할머니 : 성철이하고 가면 돼, 넌 니 할 일 해.
영란 : 환이가 두 달 마무리하면 어쩌실 거에요? 어머니, 우리 환이 달라지신 거 아시죠?
할머니 : 급한 회사 일부터 처리하고... (의미 있는) 나머지 정리 할 거니까 기다리고 있어.
표집사 : (밖에서) 어르신, 박 이사님 오셨습니다.
할머니 : (영문 몰라) 박 이사?
S#40. 환 집 거실
방에서 나오는 할머니, 영란, 환.
박변 : (막 들어오는)
영란 : 아니 박 이사님, 이 아침에 웬일이세요?
박변 : (심각한) 사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할머니 : (느낌 이상한) 나한테?
<시간 경과>
소파에 앉아있는 할머니, 영란, 박변, 환.
할머니 : (의아한) 임시 주총이 열리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박변 : (고개 숙이지만 각오한 일이라 담담히) 대표이사 해임 안이 안건입니다.
할머니 : 대표이사 해임 안?
환 : (놀라) 대표이사 해임이라뇨? 아저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영란 : (황당한) 우리 어머니를 사장 자리에서 쫓아내겠다는 말이에요?
할머니 : (분노 누르고) 어떻게 된 거야?
박변 : 소주주들이 먼저 주총 신청했고, 이사들은 거기에 동참했을 뿐입니다.
할머니 : (설마) 자네도?
박변 : (할머니 보고) 예. (고개 숙이며) 이제 쉬실 때가 되셨다고 생각 했습니다.
할머니 : (충격 받고 박변 보는)
S#41. 점장실
테이블에 앉아있는 셋.
은성 : (놀란) 점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점장 : 내가 점장 발령 받고부터 적금 대신 우리 회사 주식을 조금씩 샀었는데, 임시주총 통지가 왔어요...
근데 안건이 대표이사 해임이에요.
수재 : (놀라) 대표이사 해임이면, 우리 사장님요?
은성 : (쿵... 놀라는)
점장 : (심각한) 주총 통해서 해임한다는 건, 이사직까지 박탈시켜서 사장님을 완전히 회사에서 밀어내겠다는 거에요.
은성 : (황당한) 그러는 게 어딨어요? 이 회살 누가 만든 건데 할머니를 쫓아내요?
S#42. 할머니 방
충격 받고 기대 앉아있는 할머니. 공장장, 할머니 앞에 앉아있다.
뒤에 앉아서 듣고 있는 표집사와 환.
공장장 : 죄송합니다, 사장님... 경영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회사 주신다는 유언장에다... (조심스런) 사장님 병환까지 알려져서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할머니 : (환 보며) 내 치매 기사까지 났단 말은 왜 안했어?
표집사 : (대신) 어르신 안정 찾으신 후에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할머니 : (기막힌, 눈물 어려) 이럴까봐 숨겼던 건데... 내 스스로 회사 문제 정리하고 싶어서...
(떨리는) 나를 쫓아내?... 내가 어떻게 키운 회산데...
공장장 : 죄송합니다...
환 : 할머니 지분이 큰데, 해임이 가능해?
할머니 : 내 편 든 사람이 오이사하고 이사람 둘이면, 대주주 표는 딱 반으로 갈렸으니까...
환 : 그럼 나머지 주주들 결정에 달린 거네?
할머니 : (기막힌 듯 눈 감는)
환 : (일단 위로부터 하는) 걱정 마, 할머니. 내가 나가서 알아볼게. (걱정에) 아직 회복도 안 됐는데, 할머니 자꾸 신경 쓰면 안 돼.
(할머니 안심 시키려는) 누가 감히 할머닐 쫓아내? 절대 못해!
할머니 : (눈뜨는, 그렁해서 환 보고)
S#43. 박변 이사실
중소 주주들 설득 통화하고 있는 박변.
박변 : (하하 웃으며) 그럼 박사장만 믿고 주총 때 뵙겠습니다. (하는데)
환 : (들어오는)
박변 : (보고 멈칫, 얼른) 그럼 끊습니다. (끊는데)
환 : 아저씨, 아저씨까지 이러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박변 : (좋게) 환아, 니가 나설 일이 아니다.
환 : 제 할머니에요! 할머니한테 우리 회사가 얼마나 소중한 줄 아시면서, (하는데)
박변 : (말 자르며, 나무라듯) 할머닐 이렇게 만든 건 너야! 니가 어린 계집애한테 회사 뺏기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 안 생겼다!
환 : (멈칫하는)
S#44. 이사실
김이사 앞에 앉아있는 환.
김이사 : 오라, 회사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던 사장님 손자가 자네였어?
환 : (멈칫했다가 꾸벅하며) 죄송합니다, 진작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철이 좀 없었습니다.
김이사 : 회사엔 아무 관심도 없다가 뭐 하러 왔나? 이미 늦었어! 돌아 가! (싹 의자 돌려 앉는)
환 : (그동안 회사 내에서의 자기 평가에 모멸감과 비통함 느끼고 보는)
S#45. 사무실 앞
환, 참담한 심정으로 나오는데 환 본 승미, 얼른 따라 나온다.
승미 : 오빠...
환 : (돌아보는) 잘 지냈어?
승미 : (그 한마디에 뭉클해서 보는) 오늘 알았어, 할머닌 어떠셔?
환 : 충격이 크시지...
승미 : (맘 아프게 보는) 오빠 얼굴이 많이 상했네...
S#46. 옥상 혹은 휴게실
벤치에 앉는 둘.
승미 : 오빠, 내가 뭐 도울 일 있으면 얘기 해. 회사 돌아가는 사정이든 뭐든.
환 : (승미 보면) 그래, 고맙다.
승미 : (조심스레) 회사에서는... 할머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들 하는 분위기야. 워낙 자금난이 심해진데다가,
치매신데 어떻게 회사 운영하겠냐구...
환 : (생각난 듯, 큰 기대 없이) 혹시... 우리 회사 재무장부 같은 건 볼 수 없나?
승미 : 재무 장부?
환 : 니가 준 우리 회사 자료 봤을 때는 재무구조 탄탄해 보였는데, 아무리 할머니 소문났다고, 자금난이 너무 심해졌어.
승미 : (얼른, 환 부탁이다) 내가 한번 알아볼게.
환 : (뜻밖인) 알아볼 수 있어?
승미 : (뭔가 해줄 일이 있어서 좋다) 나 부전공으로 전산 했잖아. 오빠한테 도움 된다면 뭐든 알아봐야지.
환 : (승미 마음 찡해서 보면)
승미 : 이젠 어떡할 거야? 손 놓고 주총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환 : (일어서며) 그럴 순 없지. 다른 주주들 찾아다녀야 해서 가 봐야겠다.
승미 : (일어서며) 그래 얼른 가.
환 : 부탁한다. (막 가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고은성’ 떠있다. 가면서 받는) 웬일이냐?
S#47. 옥상
핸드폰하고 있는 은성.
은성 : (급한 마음에)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어요? 당장 일루 와요!
S#48. 2호 점 앞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은성. 환, 다가온다.
은성 : (맘 아프게 환 보는)
환 : (일단 은성 보자 반갑다) 더운데 왜 나와 있어?
은성 : ...밥은 먹었어요?
환 : (찡해서) 밥도 안 먹고 다닐까봐?
은성 : (짠한) 들어가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환 : 근데 점장님하고 무슨 회의를 했다는 거야?
S#49. 점장실
심각한 얼굴로 회의하는 환, 은성, 점장, 수재. 앞에 점장 앞으로 온 임시 주총 안내 서류 놓여있다.
환 : (뜻밖인) 직원들 월급삭감이요?
은성 : 정직원들이 회사가 정상화 될 때까지 30프로만 월급 삭감해도 그게 어디에요?
점장 : 대표이사 해임 사유 중에 하나가 자금난이니까, 직원들 도움을 받자는 거죠.
수재 : 직원들이 갖고 있는 주식도 모아보기로 했어요.
환 :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얼마 안 돼.
은성 :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직원들이 그 누구보다 할머니를 대표이사로 원한다는 마음을 보이는 거밖에 없어요.
점장 :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 마음에 호소해서, 사장님 해임 반대표를 얻어내는 거죠.
환 : (솔깃하지만) 직원들이 월급 삭감에 동의 해 줄까요?
은성 : 우리가 다니면서 설득해야죠. 지방 쪽은 점장님이 직영점 점장님들하고 통화하기로 했고,
서울하고 수도권은 우리 셋이 뛰어다니면 돼요.
환 :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서울 수도권은 점장님이 공장으로 직원들을 좀 모아주세요.
점장 : (영문 몰라) 공장에? 뭐하게요?
환 : 그 많은 매장을 언제 다니면서 일일이 설득해요? 시간이 얼마 없는데.
공장 직원들하고 매장에서 대표로 한 두 사람만 모이게 해서 설득해 볼께요.
은성 : (감탄하는) 우린 왜 그 방법을 생각 못했지?
S#50. 승미 집 거실 (저녁)
백성희와 얘기하는 승미.
백성희 : (당연하다는) 그럴 거라고 했잖아, 치매 노인한테 누가 회사를 맡겨?
승미 : 그럼 할머닌 어떻게 되시는 거야?
백성희 : 어떻게 되긴? 건강도 안 좋으신데 쉬시면 되지. 경영권만 뺏기는 거지 할머니 재산은 그대로 있어.
도리어 환이한테는 잘됐지? 은성이한테 유산 뺏길 일도 없어지니까.
승미 : (멈칫해서 보면)
백성희 : 장사장 손에서 회사가 없어지면, 은성이도 필요 없어져. 당연히 유언장도 취소될 테고,
그럼 은성이가 할머니 곁에 있을 이유도 없어지잖아.
승미 : (솔깃했다가 다시 자괴감에) 그렇다고 은성이가 오빠 옆에서 없어지는 건 아냐.
백성희 : 글쎄? 환이가 은성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은성이 때문에 회사까지 뺏기고 나서도 그럴까?
설사 미련 보인다 해도, 영란이가 가만 안 있어. 더구나 회사도 없어진 마당에 환이도 새 진로 찾아야 할 거 아냐?
승미 : (생각 못했다) 새 진로?
백성희 : 하던 유학을 마치러 가던, 자기 사업을 하던 하지 않겠어? 아마 사업 보다는 유학 가서 학위 따는 게 우선이겠지.
그렇게 되면 이번엔 너도 따라 가.
승미 : (반가운) 나도 가도 돼?
백성희 : 당연히 가야지. 은성인 은우 두고는 이 땅 못 떠나니까... 은성이 뒷감당은 여기서 엄마가 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준비하고 있어...
승미 : (너무 확신으로 줄줄 얘기하는 엄마 의아한) 근데 엄마, 할머니가 해임 될 거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백성희 : 박이사가 확실한 대안 없이 할머니 상대로 일 벌렸겠니?
승미 : (놀라서 보는)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S#51. 준세 레스토랑 / 박변 이사실
나란히 서서 박변과 통화하고 있는 준세 바라보고 있는 정과 혜리.
준세 : (기막힌) 아버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버지가 할머니 대표이사 해임 주총에 찬성하셨다는 말이 정말이에요?
박변 : 여러모로 건강이 안 좋으시잖아.
준세 : 수술 잘 되셨고, 알츠하이머는 초기에요. 할머니 스스로 정리하실 시간 충분하잖아요.
박변 : 그 정리가 고은성이란 아인데, 누구도 그 아일 원하는 사람 없어! 바쁘니까 이만 끊자. (끊는)
준세 : 아버지!... (하다 기막힌 듯 핸드폰 내려놓는, 충격에 멍하니 있는)
S#52. 점장실
회의하고 있는 넷.
점장 : 공장장님이 두시부터 1시간 시간 내주신다고 했어요. 서울, 수도권 매장에서 오전 근무 없는 직원 중에서
한두 명씩 대표로 오기로 했구요.
수재 : 우리 점장님, 손에 지문 없어지게 전화기 눌러댔어요.
환 : (꾸벅) 감사합니다. (일어서며) 좀 일찍 가서 준비할께요.
은성 : 난 인쇄소에서 월급 삭감 동의서하고 위임장 나오면 갈께요.
점장 : 수재씨하고 난 여기 점심 타임 보고 갑니다.
환 : 예. (나가는)
은성 : (얼른 따라 나가는)
S#53. 2 호점 매장
창문으로 내다보고 있는 은성, 혼자 걸어가는 환 보인다.
은성 : (그 뒷모습 짠하게 보며 혼잣말) 잘해요... (하다 뭔가 퍼뜩 생각난 듯 돌아 선다. 막 점장실 쪽에서 오는 점장과 수재 보고)
점장님, 수재씨, 혹시 캠코 더 있어요?
준세 : (막 들어오는, 다가오다 얘기 소리 듣고)
점장 : 없는데요.
수재 : 캠코더는 왜요?
은성 : 찍어서 직원 까페에 올리면 어떨까 해서요, 그럼 지방 매장 직원까지 볼수 있잖아요.
점장 : 좋은 생각이긴 한데, 당장 캠코더를 어디서 구하지?
수재 : (솔깃해서) 디카는 있어요.
은성 : 디카는 동영상 촬영 시간이 너무 짧잖아요. (하는데)
준세 : (다가오며) 캠코더 내 차에 있는데?
은성 : (돌아보다 준세 보고 놀라 멈칫 서는, 어색한) 오빠...
S#54. 옥상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은성과 준세. 둘, 은성의 고백 이후 오랜만에 만난터라 어색하다.
준세 : (뜻밖인) 그럼 환이가 공장에서 직원들 모아놓고 설득을 한다는 거야?
은성 : (무심코) 이대로 당할 순 없잖아요. (했다가 아차, 준세 보는)
준세 : (그런 은성 기색 눈치 채고) 은성아, 아버지하고 난 생각이 많이 달라...
내 힘으로 아버질 막을 순 없지만, 할머니 돕고 싶어.
은성 : (뜻밖인 듯 보는)
준세 : (착잡한) 할머니 일로 니가 맘 편할 날이 없구나... (하다) 자세한 건 공장 가면서 듣자, 데려다 줄게.
은성 : 괜찮아요...
준세 : (아무렇지 않게) 시간도 없는데 인쇄소도 들러야 한다며? 캠코더에 인쇄물 까지 들고 힘들잖아.
은성 : (미안한 듯 보면)
준세 : 우리 둘 문제가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마. 실어다 주고만 갈게.
은성 : (찡해서 보는)
S#55. 공장
공장 직원 포함해서 직원들 대표까지 7,80여명 모여 있는 공장 마당. 다들, 환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 때문에 떨떠름한 얼굴들이다.
환, 한 쪽에서 긴장한 얼굴로 공장장과 서있다.
공장장 : 대강 다 모였네, 큰 기대는 말고 해봐.
환 : (공장 턱으로 올라가는, 직원들 둘러보는) 안녕하십니까?... 제 얼굴을 아시 는 분도 계시고, 모르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꾸벅하며) 선우 환이라고 합니다. 진성식품 장숙자 사장님의 손자 됩니다.
직원들 : (웅성거리는, 별로 이미지 좋지 않은 반응이다)
환 : (그런 직원들 보고 마음 다지고)
S#56. 공장 앞
차에서 내리는 준세와 은성.
직원들 이름과 근무 매장 란만 비어있고 6개월 동안 월급 30프로 삭감에 동의하며, 장숙자 사장의 해임을 반대한다는 동의서와
주총 의결 위임장 인쇄물 500여장과 캠코더 들고 내리는 준세, 은성에게 준다.
준세 : 얼른 들어가.
은성 : (받으며) 고마워요, 오빠. (정신 안으로 쏠려있다. 들고 뛰어 들어가는)
준세 : (아픈 눈으로 보다가 돌아서는)
S#57. 공장 마당
직원들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환. 한쪽에 인쇄물들 놓고 얼른 캠코더 작동 시킨다. 뒤이어 들어오는 점장과 수재.
환 : (설득하는) 할머니는... 직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위한 운영을 하시다가 경영진과 주주들의 배척을
받게 된 겁니다. 지금 할머니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 이 회사는 더 이상 직원이 가족인 회사 가 될 수 없습니다.
직원들 : (그렇긴 해, 그걸 누가 모르나?... 등등 수군거리고)
직원1 : 치매신데 어떻게 회사 운영을 해요?
환 : 가족들도 눈치 못 챘을 만큼 경미하십니다. 할머니가 끝까지 회사를 운영 하시겠다는 게 아닙니다!
할머니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달라는 겁니다. 그럴려면 여러분 도움이 필요해요! 그래야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 : (난감한 듯 서로 쳐다보고)
환 : (절절한)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할머니 30년 인생은 헛된 게 됩니다!
점장, 수재 : (헐레벌떡 들어오는)
직원2 : (맨 앞에 있다가 옆 사람에게) 진짜 사장님 때문에 저러는 거야?
직원3 : 본점 점장 때리고 돈을 뿌렸대.
환 : (듣고 멈칫했다가, 자괴감으로 인정하는) 네! 저 나쁜 놈이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닌 저 포기 하셨어요. 대신!...
(직원들 둘러보며) 여러분을 선택 했어요! (울컥 올라오는) 우리 할머니.. (할머니 말 인용하는) 우리 회사는 내가 만들었지만,
내 것도 아니고 니들 것도 아니다... 1173명 직원들의 삶이고 인생이다... (눈물 어려) 할머니 자손들 인생보다,
직원들과 그 가족들 삶이 더 중요하다고 하신 분입니다...
직원들 : (달라진 환 말투와 감정에 관심 쏠려 보는)
환 : (울먹이며) 그런 할머니를 제발... 이렇게 회사에서 쫓겨나게 하지 말아주세요... 할머니를... 외롭게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고개 숙이며 우는)
은성 : (줌해서 환 얼굴 보는, 울컥하고)
환 : (고개 숙이고 우느라 더 이상 말 못하는데)
직원들 : (동요하는, 몇 명은 시큰해서 눈물 찍어내고)
점장 : (동의서들 들고 앞으로 나서며) 2호 점 점장 이준형입니다! 이 친구한테 돈 벼락 맞은 사람이 접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 이 친구 믿습니다!
환 : (놀라서 점장 보는)
점장 : 우리 2호 점, 전 직원의 동의섭니다. (환에게 주고)
현실 : (일어서며) 전 동의서하고 우리 회사 주식 90주 위임할께요!
직원4 : 그렇게 조금 위임해도 돼요? 난 250주 있는데?
인성 : (눈물 글썽해 앞으로 한발 나서며) 전 결혼 자금 내놀래요! 사장님이 살 빼기전까진 장가 못 간댔어요!
직원들 : (웅성거리며 동요하고)
은성 : (감격해 훌쩍이고)
환 : (할머니에 대한 직원들 마음 느껴져 가슴 벅차고 아픈)
S#58. 공장 앞
길 힘없이 걸어오는 환과 은성. 은성, 환 가슴 아프게 쳐다본다.
환 : (자존심 상해서 성질내는) 보지 마! 쪽팔려.
은성 : 뭐가 쪽팔려요?
환 : 직원들이 나 보는 눈빛 너도 봤을 거 아냐! 저 개차반 호로 자식, 입만 살아가지고 무슨 꿍꿍이로 저러는 거야?
은성 : (위로하는) 그건 직원들이 아직 그쪽이 변한 걸 모르니까 그러는 거에요. 공장 직원들은 좀 다르게 보든데 뭐.
환 : 어떻게 보는데?
은성 : (말투 흉내 내며) 우리 공장에서 일했었는데, 그렇게 싸가지 없진 않아.
(또 다른 사람 말투로) 2호 점 가서는 철 좀 들었다던데? (자기 생각, 위로해주려는) 원래부터 나쁜 놈은 아니었어.
환 : (찡해서 은성 보다가, 타박처럼) 니 생각, 남이 말한 것처럼 하지 마.
은성 : 에?
환 : 나한테 원래부터 나쁜 놈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세상에 한사람 밖에 없어.
은성 : (들키고 무안한) 그 얘기 빼고는 다 진짜였어요...
환 : (은성 마음 재확인하고 울컥해서 은성 애잔하게 보는)
은성 : (갑작스런 눈빛에 당황하는데)
환 : (미리 계획하진 않았던 본심 불쑥 나오는) 기다려...
은성 : (영문 몰라) 기다리라뇨?
환 : 잔말 말고 기다리고 있어! (성큼 가는)
S#59. 몽타주
-점장실. 인터넷에 환의 설득 동영상 올리는 은성.
-인터넷 까페 ‘진성인의 모임’ 동영상으로 환 영상 보는 직원의 뒷모습. 댓글 20개 정도 주르륵 달려있다.
(‘저 사람이 싸가지 없기로 소문난 손잔가요?’ ‘그렇대요’ ‘회사를 포기해? 쑈하고 계시는 군요’ ‘사장님이 해임 되다뇨?
절대 안돼요’ ‘6개월 월급 삭감? 월급을 어떻게 삭감해...’ 등 부정적 의견이 많다...)
-본점. 점장에게 ‘월급 삭감 동의서’ 7 장 정도와 위임장 2장 받는 은성, 인사하고.
-‘진성인의 모임’ 동영상 댓글 50여개 넘게 달려있다. (‘전 무조건 합니다’ ‘사장 바뀌면 월급 30프로 깍일 듯..’ ‘사장님한테 받은 거
생각하면 6개월 삭감 왜 못해요?’ ‘전 이미 해임 반대 동의서 썼어요’ ‘사장님 해임 반대!’ 등 긍적적 리플 늘어나 있다)
-다른 매장. ‘동의서’ 열 장 정도와 주총 위임장 3장 정도 받는 환.
-점장실. ‘등기로 도착한 우편물에서 동의서등 꺼내는 수재’
S#60. 사무실 (밤)
아무도 없는 빈사무실. 조심스럽게 주위 살피면서 재무 부장 책상으로 가는 승미, 컴퓨터 켠다.
환(E) : 혹시... 우리 회사 재무장부 같은 건 볼 수 없나?
<시간 경과>
정상적인 2008, 2009년 재무 장부 찾아내서 usb에 옮기는 승미, 파일 닫고 usb빼려 다가 멈칫한다.
폴더 아이콘들 중에 ‘부자재’ 제목의 락 걸린 폴더 보인다.
승미(E) : 이게 왜 따로 나와 있어?... (클릭하는데 비밀번호 걸려있다. 멈칫하는)
환(E) : 니가 준 우리 회사 자료 봤을 때는 재무구조 탄탄해 보였는데, 아무리 할머니 소문났다고, 자금난이 너무 심해졌어,
이 짧은 시간에.
승미 : (뭔가 이상한 느낌에 생각에 잠기는)
<시간경과>
비밀번호 해킹하고 있는 승미, 어느 순간 폴더 열린다. 폴더 안에 ‘2009’ 파일 들어있다.
열어보면 ‘남부 공장부지’ 계약과 ‘원재료 계약’ 내역 등 박변의 비자금 이중 장부 열린다. 놀라는 승미.
S#61. 준세 집 (밤)
소파에 앉아있는 박변과 준세. 막 자기 명의의 주총 참석 서류 보고 있는 준세.
박변 : (아들과의 한판이다. 냉정한 눈길로) 내일 주총에 와서... 대표이사 해임에 찬성표 던져.
준세 : (놀라) 아버지!...
박변 : (설명하는) 지금 예측으론 장사장과 그 쪽 우호 지분 다 합치면, 우리 측 하고 비등비등이야.
준세 : (사태 파악하고) 아버지, 그래서 제 명의로 주식을 이렇게 사신 거에요? (다시 서류 보며 기막힌) 딱.. 공시 안 될 정도네요?
박변 : (강한) 그러니까 니 표가... 내일 캐스팅 보트가 될 거다.
준세 : (기막혀) 저한테 할머니를 해임 시키란 말이세요?
박변 : (압력 주는) 장사장을 해임 못 시키면... 니 애비가 죽어.
준세 : (그 말에 퍼뜩, 굳어져) 이 돈은, 이 큰 돈은 어디서 마련하셨어요?
박변 : (정색하고, 알아들으라는) 그러니까 니가 내 편을 안 들어주면, 니 애비 인생이 끝장나는 거야.
준세 : (믿기지 않는, 사색으로) 아버지 어떻게 그런 짓을...
박변 : 회사를 위해서 잠시 사용한 것뿐이야. 내가 회사 맡으면 전부 다 회사에 돌려놓을 거야.
준세 : (기막혀 버럭) 아버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실 수가 있어요?
박변 : (절절이 얘기하는) 장사장 전부를 뺏는 게 아냐, 회사 경영권만 내가 갖는 거야. 장사장은 회사 운영 마인드가
시대착오적이야, 기업은 자선이 아냐! 더구나 이제 치매까지 걸리셨어, 이미 회사 경영 자격 상실이야!
준세 : (눈물 어려) 못해요, 아버지. 저 못합니다.
박변 : (확 올라서 매섭게) 못 해? 난, 니 애비야!
준세 : (울듯) 아버지!...
박변 : (냉혹한) 핏줄 앞에서 상식적인 양심은 없다. 니 선택은, 하나 뿐이야!
준세 : (말문 막혀 흔들려 보면)
박변 : (무섭게) 니가 내일 장사장 해임에 찬성하지 않으면, 니 손으로 애비 숨통 끊는 거다.
준세 : (아득해지는)
S#62. 승미 방 (밤)
책상에 앉아서 이중장부 파일 놓고 갈등하고 있는 승미... 핸드폰 울린다.
백(E) : 박이사 아들이, 비장의 카드야.
<24회 19씬에서>
환 : ...가고 싶지만, 너 이대로 두고는 못 가는 거 알아.
백(E) : 장사장 손에서 회사가 없어지면, 은성이도 필요 없어져. 당연히 유언장도 취소될 테고,
그럼 은성이가 할머니 곁에 있을 이유도 없어지잖아.
승미 : (현재, 결심한 듯 핸드폰 집어 든다. 통화 목록에서 환 찾는다. 누르는)
S#63. 점장실 / 승미 방 (밤)
직원 명부 놓고 설득 통화하고 있는 환.
환 : (웃으며)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받으러 갈께요. (끊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승미다. 얼른 받는)
어 승미야, 어떻게 됐어? 뭐 좀 찾아냈어?
승미 : 미안해 오빠, 못 찾았어...
환 : (실망하는) 그래... 애썼어.
승미 : (죄책감에 울컥하는)
S#64. 한강 변 (밤)
아버지 제안으로 혼란에 빠진 채 고민하고 앉아있는 준세, 고개 푹 떨구고 있다. 잠시...
다시 고개 들고 긴 숨 후- 내쉬는 준세, 도대체 답이 없다.
극심한 갈등으로 허공 쳐다보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유승미’ 떠있다.
S#65. 할머니 방 (밤)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는 할머니와 환. 할머니, 많이 기력 회복한 모습이다.
환 : 오늘까지 직원들 60프로가 월급삭감에 동의했어.
할머니 : (놀라는) 60프로나?
환 : 내일 오전까지 지방에서 우편으로 도착하는 것들도 있다니까, 잘하면 70프로 정도 될 거야.
할머니 : (찡해서) 내가... 헛살진 않았구나.
환 : 이번에 할머니 주식만 팔지 않았으면, 걱정 안 해도 되는 일이었는데.
할머니 : (마음 다지며) 다 하늘의 뜻이야...
환 : 혹시라도... 해임 되더라도 할머니... 무너지면 안돼요.
할머니 : (너무 두려운 일이다, 눈감는)
S#66. 한강 변 (밤)
앉아있는 준세. 승미, 결심한 굳은 표정으로 다가온다.
준세 : (승미 보고 일어서는, 기분 안 좋은 상태라 무뚝뚝)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밤에 봐야 할 일이 뭡니까?
승미 : (서류 봉투에서 장부 두 개 프린트한 파일 내밀며) 보셔야 할 게 있어서요.
준세 : (받으며) 이게 뭔데요?
승미 : 회사 자금 흐름을 조사하다 발견했어요.
준세 : (파일 보면 회계 장분데 두 종류다. 보다가 놀라서 승미 보는)
승미 : 박이사님이... 관련 돼 있어요.
준세 : (굳어져) 이걸 나한테 보여 주는 이유가 뭐죠?
승미 : (어렵지만 준세 협박하는) 내일... 할머니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지 않으면, 이 이중장부는 외부에 공개 될 거에요.
준세 : (그제야 승미 뜻 알고 기막혀) 승미씨, 지금 날 협박하는 거에요?
승미 : (간절한) 박이사님 뜻대로 되면, 은성인 오빠 곁에서 떠나요. 그건 준세씨도 원하는 일 아닌가요?
준세 : (기막혀) 이렇게까지 해서 환일 잡고 싶어요? 은성이가 떠난다고 환이가 승미씨 사람이 된다는 법은 없어요!
승미 : (눈물 어려) 난 이럴 수밖에 없어요...
S#67. 승미 집 안방 (밤)
화장대에 앉아서 박변과 통화하는 백성희.
백성희 : 드디어 디데이네요? (미소로) 건투를 빌어요, 끝나고 연락 주실거죠?
박변(휠) : 그럼요, 걱정 말고 계셔도 됩니다.
백성희 : 기다리고 있을 께요... (끊는, 기대감에 흥분 되는 얼굴로 거울 보는)
S#68. 환 집 외경 (다음날, 아침)
S#69. 할머니 방
외출복 차려입는 할머니, 앉아서 거울보고 있다.
모자 매무새 잘 매만지는 할머니, 두려움에 흔들리는 눈으로 자신 쳐다본다.
S#70. 준세 집
마치 자신의 장례식 가는 사람처럼 어두운 색 슈트 차려입고 거울 보는 준세, 아버지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석고상처럼 굳은 얼굴로 거울 속의 자신 쳐다보는 준세.
S#71. 진성 다른 매장
직원 동의서 몇 장 들고 뛰어나오는 환.
S#72 점장실
등기 우편 30여통 쌓여있고 빠르게 뜯어서 동의서와 위임장들 꺼내는 은성과 수재.
점장, 분류해서 옆에 차곡차곡 쌓고 있다.
S#73. 주총 회장 앞
‘제 5회 진성식품 임시 주총’ 등 플랜카드 걸려있고 하나 둘 들어가는 주주들.
표집사, 공장장, 오이사와 함께 걸어오는 할머니.
표집사, 밖에서 기다리고 공장장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할머니.
S#74. 주총 회장
큰 원형 테이블 놓여있는 주총 회장. 원형 테이블 뒤쪽에 소액 주주들 의자 놓여있다.
박변을 비롯한 해임 찬성파 대주주와 중소 주주들 한쪽에 쭉 앉아 있고
오이사를 비롯한 해임 반대파 대주주와 중소 주주들 앉아있다.
할머니 : (들어오면)
박변 : (일어나서 깍듯하게 인사하는)
할머니 : (배신감과 분노로 박변 일갈하고 박변 쪽 주주들 훑어보면)
주주들 : (적당히 인사하고 싹 외면하는)
오이사 : (인사하고 할머니 자리 안내하면)
할머니 : (자리에 앉는, 꼿꼿이 버티려 애쓰며 불안감 감추고)
<시간경과>
1시 50분 가리키는 벽시계. 거의 사람들 가득 찬 주총 회장. 주주들, 주총 자료들 읽다가 할머니 쳐다보고 수군거린다.
박변 : (초조하게 시계 보고 문 쪽 쳐다보는)
할머니 : (주주들 죽 훑어본다. 이 중에 누가 내 편을 들어줄까?... 착잡하게 보다가 초조한 박변 기색 보는)
박변 : (얼른 일어나서 핸드폰 꺼내 뒤돌아서서 준세에게 핸드폰 하는데 꺼있다. 이 자식이...
불안으로 돌아서다가 할머니와 눈 마주치는, 얼른 자리에 앉는데 식은 땀난다. 손수건 꺼내 땀 닦는)
공장장 : (할머니에게) 박이사 왜 저럽니까?
할머니 : 글쎄다...
사회 : 그럼 진성 식품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제 5차 임시주주 총회를 개최 하겠습니다. (하는데)
준세 : (문 열고 들어오는, 싸늘하게 굳은 얼굴이고)
할머니 : (들어오는 준세 보는, 준세가 웬일로? 하다가 박변 보면)
박변 : (준세 보자 안도하는 웃음 짓는)
할머니 : (설마?... 하다가 상황 파악하고 충격 받는)
준세 : (차갑고 차분한 얼굴로 할머니 보는데서 엔딩)
<24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