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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나에게 첫사랑 따윈 없었다.
항상 이 세상을 증오하기만 했으니깐,
난 죽고싶어서 안달 난 여자니깐.
사랑따윈 해본적도없고 느껴본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하얀천장.
코를 찌르는 독한 약냄새.
살았구나,
나 또 살았구나.
죽고싶었는데 이 더러운세상에서 살기싫어서
손목까지 그었는데 나 왜 산거지?
죽고싶단말이야..
"......소한아..... 일어났니?"
손에는 밥이올려저있는 쟁반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우리 엄마.
나 때문에 얼굴에 주름이 더 생겨버린 것 같네.
"엄마.........."
쟁반을 옆에 탁자에다가 놓고는 보조의자에 앉아서 날 빤히 쳐다보시더니
눈물만 떨궈내신다.
내 손을 잡는 엄마.
"왜그러니.. 소한아.... 엄마랑 행복하게 살면돼지.. 젊은 나이에 이게 무슨짓이야.."
"엄마.. 알잖아... 나 살기싫어하는거....."
"바보야. 그런소리가 어딨어!!! 너 가버리면 엄마는? 아빠는?.. 제발.. 소한아.."
손목에 붕대가 칭칭- 감겨있다.
이번만해도 왼쪽 손목을 그은건 3번째.
정말 한번만에 확- 죽어버리면 그만인데, 왜-
매번 살아버리는건지.
하느님은 왜 날 도저히 데리고 가시려고 하지 않는건지.
정말 원망하는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 아빠 엄청나게 잘 나가시는 대기업회장이시지만,
난 그게 싫었다.
부자라서, 모든걸 다 가져서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부자라서 꼭 좋은것만은 아니다.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겠지만, 난 이 자체가 힘들다.
그래서 죽어버리고 싶었다.
-
"엄마, 미안해요... 나 혼자있고싶어요.."
"그래........... 푹- 쉬어"
내 방문을 닫고 나가버리는 엄마.
손목을 한번씩- 그을때마다 가는 병원은 똑같은 병원.
그래서 3번이나 손목을 그었으니 내가 그 병원을 가면
유명세를 탄다.
똑같은 병원만 가는 이유가, 대기업사장 딸이 자살을했다면 어느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나같애도 엄청난 빅뉴스가 될 것 같은데.
그것때문에 우리 아빠 그 병원 의사한테 조용히 해달라는 말과 함께
뇌물을 먹이고는 아직 내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를것이다.
그래서 싫다.
모든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우리 아빠. 정말 너무 싫다.
그냥 난 평범하게 다른아이들처럼 쇼핑하고 미팅다하고 그런식으로
대학교 시절을 보내고싶었지만,
힘들었다.
그래서 대학교도 일주일정도 빠진 상태.
이러다가 졸업은 하겠나 몰라..
엄마가 나가고는 침대에 풀썩 누워버렸다.
-
일주일 후.
"소한아......... 엄마가.. 엄마가.. 정말 미안한데..."
"또 왜. 또 무슨 말하려고 그렇게 뜸을 드려?"
"..........."
"아빠가 또 뭐래?"
"소한아..... 그게......"
아빠는 회사에 일이있다며 아침밥도 거르시고 출근하셨다.
식탁앞에 앉아있는건 엄마와 나. 단둘.
근데 엄마가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려고하는데
무슨 말인지 정말 아까부터 답답하다고 느낀 나였다.
"말하지마. 차라리 안들을래. 또 무슨 말을 할려고 그렇게 뜸을드려?!!"
엄마는 고개를 숙이곤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난 너무 답답해서 엄마한테 소리를 치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부엌을 나가려는데
갑자기 날 붙잡는 엄마의 한마디.
"약혼하렴.."
".......무슨소리야.. 약혼이라니? 아빠가 나 약혼하래?!"
"미안하구나..... 정말.. 엄마가 너무 미안하구나....."
"하아- 가지가지한다. 정말. 날 죽여. 그냥."
"소한아!!!!"
"정말 나 낳아준 엄마,아빠 맞긴 맞아?!! 정말... 이래서 죽고싶다는 거잖아!!!!!"
"........미안하구나.... 소한아......."
식탁에 앉으신채로 눈물만 뚝뚝 흘리는 엄마.
이래서...... 이래서... 내가 죽고싶다는거야.
정말 죽고싶어.
*01
방에 들어온 나.
이래서 내가, 내가 싫다고했잖아.
나, 자살시도한지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안지났는데
아빤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야?
정말 이건 너무 하잖아.
오늘부터 대학교에 나가려고 가방을 쌌다.
1층으로 내려갔다.
엄마는 방에 계시는지 보이지않으셨다.
나는 그냥 나가려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안하고 방안에 처박혀있었더니
역시 일주일만에 맡는 공기가 제대로구나.
'띵동- 문자왔어요~'
가방에서 울리는 깜찍한 소리.
나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문자를 확인했고,
그 문자는 나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 정수영.
[오늘은 올거지?]
역시 수영이도 내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은 모른다.
난 또 왼쪽손목을 한번 바라봤고,
손목을 3번이나 그은나에게는 역시 상처는 남을것이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뭐라고 할지도 모르는 것이고 해서
왼쪽손목에 손수건을 감고 다닌다.
이건 나에겐 하나의 패션이다.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패션.
[응. 갈거야. 학교에서보자.]
짧게 문자 답장을 해준 나.
그리고 대학교로 향했다.
-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북적대는 대학생들.
지금은 한참 더운 날씨 7월달이라,
모두들 입은 옷들이 짧다.
만약에 지금 계절이 겨울이었더라면 난 이 손수건을 하고
다니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을터인데,
지금 여름이라 옷이 짧으니 어쩔 수 없는 패션이 되어버렸다.
난 첫번쨰 강의를 들어야하는 강의 실로 갔다.
오늘은 강의가 별로 없는 날이라, 일찍 집에 갈 수 있을것이다.
뭐, 수영이한테 잡히면야 일찍은 들어가긴 글른거지.
수영이랑 똑같이 강의시간을 잡은 나였기에, 역시 강의실로가자
수영이가 보였다.
아침부터 엎드려있는 수영이에게 다가가 옆자리에 앉았다.
인기척에 머리를 드는 수영이.
그리고 날 보더니 내 팔뚝을 막 때린다.
"아아-! 야! 왜 때리고 그러냐!!"
"이 년아!! 너혼자 빠지니깐 좋든? 일주일동안 쏙- 뺴먹냐!!"
"칫- 미안하다~"
"얜- 맨날 미안하면 다지?"
뾰루퉁해진 수영이.
-
오늘 강의를 모두 듣고는 수영이와 학교를 빠져나가는 중이다.
그때, 내 손목을 쳐다보는 수영이.
난 뻘쭘하게 '왜?' 라고 물어봤다.
"너- 이 손수건......... 왜 하고 다니는거야?"
"에에- 저번에도 말했잖아! 패션이라고!"
"그러냐? 넌 뭐 그런걸 패션이라고 자부하고 다니는거냐"
"그거야. 내 마음이지~"
"그래- 뭐, 패션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잘 보면 괜찮긴 하다"
내 손목에 감겨있는 손수건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하며 말하는 수영이가
너무 웃겨서 혼자 웃고 말았다.
"오늘 동해오빠랑 점심먹자!!"
"오빠랑?"
"응! 너 요즘에 안보인다고 막 난리를 치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어"
이제 12시니깐, 동해오빠 만나면 되겠구나.
동해오빤, 내가 예전부터 쭉- 알고 지내오던 오빠.
나에겐 엄청 잘해주는지라, 나도 오빠가 싫지 않았다.
수영이도 동해오빠와 절친한 사이이다.
#롯데리아
오빠랑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나와 수영이.
아직 주문을 하지 않고, 오빠가 오면 하려고 기다리고있다.
그떄, 딸랑- 하는 문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동해오빠.
나와 눈이 딱- 마주치자 날 보며 씨익- 웃는다.
"소한아~ 수영아~"
"오빠! 왔어요?"
"응!! 소한이 정말 오랜만이다?"
"칫- 뭘, 일주일 안봐놓구"
"오빠, 난 안보여요?"
"그래그래- 수영이!! 주문은 했어?"
"아니. 오빠가 가서 주문해서 가져와"
알았다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는 동해오빠.
나랑 수영이는 마주보고 웃어버렸다.
동해오빠는 주문을 하러 간 사이 이것 저것 일주일 수다를 떨어버린 나와 수영이.
주문한 음식을 들고 오는 동해오빠.
그리고 나와 수영이 앞에 하나씩- 놔주고는 오빠도 자리에 앉는다.
"소한이. 너 일주일동안 뭐했어?"
"그냥 이것저것"
"에이- 넌 오빠가 보고싶지도 않았어?"
"... 쬐끔?"
"에~ 실망이시다!"
삐진듯한 얼굴을 하며 햄버거를 먹기 시작한다.
수영이는 '쯧쯧' 이라는 표정과 함께 나와 동해오빠를 한번
쳐다보곤 고개를 절래 절래 젓는다.
나는 '왜?'라고 입모양으로 물어봤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사이다를 한모금 쭉- 빠는 수영이.
'전화왔다~ 주인님! 전화왔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봤지만, '아빠'라고 뜬다.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받았다.
"여보세요"
[소한아. 엄마한테 들었느냐?]
"뭘요? 아, 약혼이요?"
전화를 받는 나를 빤히 쳐다보던 동해오빠가 약혼이란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날 쳐다본다.
수영이도 햄버거를 한 입 물다가 날 쳐다본다.
[그래. 생각은 해보았느냐]
"제가 어떻게 하실거라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하지 않겠지]
"아시네요. 그럼 결정됐네요. 전 안해요."
[소한아. 미안하지만 넌 꼭 해야돼]
"맨날 아빠 마음대로죠? 전 안해요."
[벌써 약속까지 다 잡아놨어. 오늘 아빠가 야근이 있어서 못들어갈거야.]
"........하아-"
[내일 오후 3시, ○○레스토랑이다.]
"아빠!!!"
[Rrrrrrrrrrrrrrrrr-]
아빠는 결국 아빠할말만 하시고는 전화를 끊어버리셨다.
정말 어떡해야될지 몰라.
'자살'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스윽- 스쳐지나갔지만 그와 동시에
엄마 얼굴도 스윽- 스쳐지나갔다.
전화를 끊곤 멍하게 앞만 바라보는 나를 툭툭- 치는 수영이.
"어?어?"
"뭐야. 약혼이라니. 그게 무슨소리야"
"아빠가 나보고 약혼하래"
"뭐?!!!"
동시에 놀라는 동해오빠와 수영이.
벌써 약속까지 다 잡아놔버렸다는데 어떡해.
나 또 안한다고 하면 엄마 또 실망할텐데.
이미 엄마한테 엄청나게 실망을 안겨드렸는데 나 또
이번에도 그러면 우리 엄마 못살겠지?
정말 나보고 어쩌런말인데.
*02
"엄마!! 나 약혼 안할거야! 아빠 좀 말려줘요. 응?"
"소한아.. 네 아빨 내가 어떡해말리니..."
"엄마!!!!!!"
"소한아, 이것만 들어줘. 소한아.... 엄마가 이렇게 부탁할게."
"......"
"우리 딸.. 엄마가 미안한거알아.. 그러니깐.. 딱- 한번만....... 응?"
".........엄마.. 정말.............."
집에 들어와서 엄마를 붙잡고 아빠 좀 설득해보라고
매달려서 부탁해보지만 전혀 아빨 설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엄마가 저렇게 부탁하니깐.
내가 안 할 수가 없잖아..
정말, 나 이런거 너무 싫은데.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부탁하니깐, 내가 어떡해야돼?
왜 궂은 일은 꼭 나한테만 하라는건데.
"할께. 하면돼지?."
"소한아!"
놀란 듯 내 이름을 부르는 엄마.
기쁜 듯 또 웃어보이는 엄마.
정말 나 이렇게라도 효도해야지.
엄마 그렇게 걱정끼쳐드리곤 이것까지 안들어드리면
우리 엄마 어떡하겠어..
정말 나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하는거야..
-
"이 옷 입을래?"
"응. 엄마가 아무거나 골라줘"
지금 엄마랑 백화점에 나와있다.
이것저것 내 앞에다가 막 대보며 말하는 우리 엄마.
아직 아침이라, 엄마가 오후에 있을 약속때문에 날 끌고
백화점에 나오셨다.
집에 이쁜 옷도 많은데도 꼭 사야된다며 날 끌고 나오신 엄마.
어제보다 한층 얼굴이 좋아진 엄마.
"엄마. 근데 내가 약혼할 사람 누군데?"
"있어. 멋진사람"
"멋져?"
"그래. 아빠가 옛날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랑 약속을했다잖니.
너랑 약혼시키기로"
".......아빠.. 정말 너무하네....."
내가 힘없이 말하자 엄마는 내 어깰 두어번 탁탁- 치신다.
그리곤 다시 옷을 고르는 엄마.
난 한숨만 쉴 수 밖에 없었다.
엄마랑 옷도 사고 머리도 웨이브를 살짝- 넣고는
집에 왔다.
이제 한 2시 정도 돼서 나가려고 모두 준비하고는 집을 나섰다.
엄마가 차를 태워준다고는 했지만, 나는 싫다고 했고
그냥 버스나 지하철 타고 간다고 했다.
-
○○레스토랑
"안녕하십니까. 손님. 혹시 윤소한씨되시나요?"
"아. 네"
"이 쪽으로 오십시오"
웨이터가 안내해주는 곳으로 발을 옮겼다.
거기엔 완전 보이스한 남자한명이 앉아있었다.
아빠도 보인다.
나랑 약혼 할 사람이 저 사람인건가...
"아빠.."
"그래. 왓니? 이리와서 인사하렴"
"안녕하세요. 윤소한이라고 합니다"
"아- 자네 딸인가? 처음보는데 엄청 이뿌구려"
"허허- 고마워"
인자하게 생기신 분이 날 보며 말하셨다.
아, 엄마가말한 우리아빠 친구분이시구나.
옆에 포커페이스를 유지한채 자리에 일어나서 까닥- 인사를 하는 이 남자.
나랑 약혼 할 남자라니...
잘생기긴 했는데, 왠지 차가워보이는 느낌.
"반갑습니다. 김준수입니다"
김준수........................
*03
"소한아. 아빠는 이만 일이 있어서 가볼테니, 준수랑 잘해보렴"
"아,아빠!"
자리에 일어나시는 아빠.
뒤따라 인자하신 아빠의 친구분도 일어나신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하시며 저쪽으로 사라지신다.
난 아빠를 원망하며 울상을 하고 있을 때,
날 빤히 쳐다보는 김준수씨.
순간 눈이 마주쳐서 시선을 피해버렸다.
상당히 지금 어색하다.
"스물둘?"
"네?"
"나이"
"아.. 네."
"난 스물넷."
나보다 두살이나 많네.
근데 왜 내가 더 많이 보이는거야?
아무리 얼굴이 잘생겼다고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벗어서 걸쳐놧던 겉옷을 입으며 말하는 김준수씨.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방을 들고 따라 일어났다.
밖으로 나온 나와 김준수씨
"정말 나랑 약혼할거냐"
"..엄마때문에 해야돼요"
"처음엔 안하고싶었다 이거지?"
"그럼, 무턱대고 약혼하라는데 하고 싶겠어요? 그럼 김준수씨는 나랑 하고싶어요?"
"당연히. 아니지"
망설임없이 '아니지'라고 말하는 김준수씨 덕분에 살짝- 기분이 안좋아져버렸다.
그렇게 느낀 나도 좀 이상하지만.
당연히 그건 그렇겠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랑 무턱대고 약혼하라니
나도 안하고 싶었으니깐.
근데 약혼 할 사람이 이렇게 멋진사람이니 할 맛이 나긴 나네.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고 효도하려고 하는거니깐.
"집에 데려다줄게"
"벌써요?"
"나랑 있고싶냐?"
"칫- 누가 그렇다고 했어요?"
나도 모르게 '벌써요?' 라고 물어버렸다.
이상한 쪽으로 물어본게 아닌데, 그냥 벌써 헤어지자니깐 그런거지. 뭐.
김준수씨는 정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나랑있고싶냐?' 라고 묻는다.
목소리가 살짝- 하이톤이긴 한데, 차갑다.
저 남자한테는 애교도 어울릴 것 같은데, 차가운표정보다는
웃는 표정이 더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에에- 벌써 이 남자를 보면서 이런생각까지하는 내가 좀 이상하다.
"타"
"........네"
김준수씨는 주차장으로 날 데리고가서는 차문을 열어주며말한다.
나는 올라탔다.
김준수씨도 올라타고는 시동을 건다.
그리곤 내가 가르쳐준대로 우리 집으로 운전을 한다.
"아마도 좀 자주보게 될거다"
"네?"
"안보고싶어도 참어."
누가 안보고싶댔나.
뭐, 보고싶은 것도 아니긴하지만.
혼자서 말하고 혼자서 결정지으니깐, 그러지.
어느새 우리 집 앞까지 도착해 차를 세우는 김준수씨.
나는 차에서 내렸다.
김준수씨는 따라서 내리더니 날 쳐다본다.
"안녕히가세요"
"어. 너도 들어가라"
나는 끝까지 존댓말해주는데 어째 자기는 끝까지 반말이냐.
아무리 두살이나 많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차를 타고 저 끝으로 사라지는 차.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
"소한아- 어땠니? 괜찮았어?"
"사람이, 뭐가 그렇게 무진장 차가워?"
"그래. 보니깐 잘 웃지 않더구나"
".........(끄덕끄덕)"
"소한아. 그러니깐 어땠니? 마음에 들어?"
"마음에 안드는건 아닌데,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도 않아"
"으이구-"
나를 보며 아까부터 계속 꼬치꼬치 묻는 엄마때문에
결국 다 대답해주고는 방으로 올라왔다.
방에 들어오니 창문이 다 닫아져있어서 그런지 공기가 탁하다.
나는 창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여름밤이지만 공기가 무진장 차갑다.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스며 든다.
결국엔 다시 창문을 닫아버렸다.
-
"어제....... 약혼할 사람... 만났어?"
"아.. 응"
힘없이 묻는 동해오빠.
지금은 학교 휴게실에서 수영이와 동해오빠랑 커피한잔 씩 하고있다.
"어땠어?"
"그냥 그랬어"
어땟냐고 묻는 수영이에게 그냥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수영이.
동해오빠는 살짝- 신경쓰인단 표정으로 고갤 푹- 숙이더니
이내 손에 쥐고있던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잘생겼어?"
"응."
"오오- 근데, 정말 약혼할거야?"
"....안하고싶은데, 어쩔수가 없어"
"왜?"
"엄마의 부탁인데 내가 어떡해 그래"
"......칫- 아무리 엄마의 부탁이래지만 들어줄게있고, 안들어줄게있다!"
응. 그건그런데..... 수영아....
나 엄마한테 엄청나게 걱정많이 끼쳐드렸거든.
넌 잘 모르겠지만,
내가 꼭 이래야되는 이유.
너 내가 자살시도 3번이나 했단 사실 알면 내 맘 이해할거다.
오늘 들을 강의가 다 끝나고 학교를 나오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김준수씨가 보였다.
혹시 나 떄문에 온건가?
근데 옆에 수영이가 그 사람을 보곤 말한다.
"이야- 저 남자 멋지지않냐? 딱- 내 스타일인데"
네 스타일인데 어떡하냐. 수영아.
저남자 내 약혼자야.
그때, 동해오빠가 학교 건물에서 우릴향해 달려온다.
손으로 무릎을 짚고는 헥헥- 대는 동해오빠.
"오빠- 뭘그렇게 급하게 와"
"헤헤- 네들 먼저 가버리면 어쩌나 싶어서 빨리 나왔지-!!"
"치이이-"
난 동해오빠를 쳐다보다가 다시 김준수씨 쪽을 쳐다봤다.
그떄, 누군가가 김준수씨에게 다가갔다.
키도 크고, 검은색 머리를 가진 이쁜 남자가 김준수씨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러자 웃으면서 반기는 김준수씨.
어? 웃는 거 처음본다.
역시 내 예상대로 잘 어울리는데 왜 차가운표정만 짓는건지.
"소한아. 뭘 그렇게 봐?"
"으응?"
내가 김준수씨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어딜 그렇게 보냐며
묻는 동해오빠.
동해오빠도 내가 보는 쪽을 보더니 말한다.
"어? 준수형이랑 재중형이네!"
"아는사람들이야?"
"응. 친한 형들"
"........"
아는 사람이구나.
그때, 동해오빠가 갑자기 김준수씨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리곤 반갑게 인사를 한다.
"형!!!!"
"어? 동해 이제 나오냐?"
"응. 잠시만. 소한아 , 수영아 일로와!!"
"소한?"
우릴 향해 오라고 손짓을 해보이는 동해오빠.
이런이런. 마주치게 생겼네.
우리 쪽을 쳐다보는 김준수씨.
그리고 이내 날 뚫어지게 쳐다본다.
난 김준수씨에게 가서 고개를 까닥- 하고 인사를 했다.
"윤소한. 여기다니는 줄은 몰랐네"
"에? 준수형 소한이 알어?"
"응. 조금 아는사이"
"아- 그렇구나."
김준수씨 옆에 서있던 검은색머리를 가진 남자가 '안녕' 이라고 인사를 한다.
나랑 수영이도 고개를 까닥- 숙여 인사를 했다.
우리보다 선배이니깐.
"난 김재중이야"
"네- 전 윤소한이에요"
"안녕하세요!! 전 정수영이에요"
"응. 반가워~"
김준수씨는 나를 쳐다보다가 동해오빠를 보며 말한다.
"너는 윤소한이랑 어떻게 아는사이냐?"
"아, 친하게지내는 동생"
"그러냐?"
"응. 근데 형은 여기 무슨일이야?"
"김재중 데리러"
"일 바쁘지 않아?"
"바쁘긴, 바쁘지. 근데 김재중이 하도 고집부려서"
김준수씨가 동해오빠를 보며 말하다가 재중오빠를 보며 비꼬듯 말한다.
재중오빠는 그런 김준수씨를 보며 '내가뭘' 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동해오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나는 간다. 가자 김재중"
"어. 잘놀아~ 난 간다"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는 차를 타고 사라져버린다.
그 두사람이 사라지자 나에게 다가와서 묻는 동해오빠.
수영이도 궁금하다는 듯 쳐다본다.
"준수형을 어떻게 알아?"
"그,그냥 좀"
"그러니깐 어떻게"
"아씨. 그런게 있다니깐!"
나중에 말해줄게.
내 약혼자라고.
*04
오늘은 강의가 없는 날이라 한참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
너무 심심해서, 놀 사람이 없어서.
김준수씨 핸드폰 번호라도 저장해 놓을 걸 그랬나.
이럴 땐 좀 놀아달라고 하는건데.
"소한아-!! 엄마 심부름 좀 하렴!!!"
엄마가 1층에서 부르는 소리에 나는 얼른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가자 보이는건 왼쪽손에 왠 서류를 들고있다.
나는 '왜' 라고 입모양으로 엄마에게 물었다.
"이것 좀 아빠한테 갖다주렴. 엄마가 지금 바빠서 못갈것같애"
"아- 귀찮은데"
"아빠 회사 여기서 별로 안멀잖니. 좀 부탁할게. 소한아"
"알았어"
엄마한테 서류를 받아들고는 다시 방으로 올라와서 산발인 머리를
좀 빗고, 옷도 좀 갈이입고 휴대폰을 챙기곤 서류를 챙겨 나왔다.
엄마는 벌써 바쁘다며 어딜 나가버렸는지 아무도 없다.
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 걸어서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깐.
-
"아-! 소한이 왔구나!"
"네- 안녕하세요"
"그래- 지금 안에 손님 계시는데 잠시만"
비서 언니가 날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나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는 비서언니가 뭔가를 누르더니
삐- 소리와 함께 '사장님 따님오셨는데요' 라고 말하자
'들여보네' 라고 말하는 우리 아빠.
그래, 우리 아빤 엄청난 대기업의 사장이다.
친절하게 문까지 열주는 비서언니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들어갔는데,
그 손님이 김준수씨였나보다.
나는 까닥-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래- 소한아 무슨일이느냐"
"엄마가 이거-"
"아, 그래."
내가 서류를 건네자 서류를 받아들고서는 책상에 놓으신다.
가끔씩 오는 사무실이지만, 그래도 칙칙한게- 낯설다.
근데 김준수씨가 우리아빠한텐 무슨일로 온거지.
아빠가 호출을 한건가.
"잠시만, 둘이 얘기하고 있으렴."
"......."
사무실을 나가버리는 아빠.
김준수씨와 나의 사이에는 아무말도 오가지않는다.
똑바로 앉아있다가 아빠가 나가시자 삐딱하게 자세를 바꾸는 김준수씨.
저게 바로 김준수씨의 본모습인걸까.
"너, 그 손목에 손수건은 왜 매고 다니는거냐?"
"에?"
"손수건 말이야."
"아- 그냥, 내 맘이죠 뭐"
"......."
내 손목에 감겨 손수건을 빤히 쳐다보는 김준수씨.
순간 뻘쭘해진 나는 손목을 등뒤로 감춰버렸다.
손수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는 김준수씨.
사람을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게 버릇인가.
정말 이거 너무 민망하네.
"원래 그렇게 사람을 빤히 쳐다봐요?"
"왜"
"아니- 매번 그런것같애서요"
"그거야 내 맘이지"
아까 손수건 얘기를 말해주지 않는 복수일까.
아까 내가 말한 말에 놀리듯 말하는 김준수 씨.
"우리 아빠한텐 무슨일로 온거에요?"
"그것도 내 마음"
"남자가 뭐가 그래요?"
"내가 뭘"
"에- 됐어요. 차라리 말을 말지"
나는 포기한 듯, 말을 꺼냈다.
그런 날 이상하게 쳐다보던 김준수씨가 이내 시선을 거둔다.
그제서야 민망함이 사라진 나는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때문에 살짝 움찔했다.
지이이이잉-
휴대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받았다.
[소한아!!!! 어디야!! 나 오늘 놀이공원 공짜표생겼어!!! 놀러가자~!!]
"아, 오빠 소리좀 지르지마요"
동해오빠에게 걸려온 전화인데 나도 모르게 살짝- 김준수씨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동해오빠의 목소리가 전화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김준수씨는 그 소리를 듣고는 날 살짝- 쳐다본다.
[아, 놀랬어? 헤헤- 미안해! 소한아. 지금 어디야?]
"아빠 회사"
[내가 거기로 갈게!! 수영이도 같이 갈게! 볼일 끝나면 밖에서 기다리고있어!]
"오,오빠!!!"
자기 할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일부러 내가 안간다고 할까봐 이러는거다.
"동해냐?"
"네-"
"동해랑 어떤 사이냐. 친해보이던데"
내가 전화를 끊기전까지 눈을 감고있다가 전화를 끊고 눈을 살짝-
뜨고 날 쳐다보며 말한다.
"어제 말했잖아. 그냥 친한 동생, 오빠사이라구"
"그랬었나"
"근데, 맨날 양복밖에 안입어요?"
"거의"
"왜요?"
"회사 일때문에 어쩔수 없어"
"혹시 우리 회사에서 일해요?"
"풉- 내가 그렇게 능력이 없어보이냐?"
"뭐........ 그렇다는게 아니고, 그냥"
살짝- 미소지으며 말하는 김준수씨.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건 아니구나.
아아- 그럼 왜 맨날 저렇게 딱딱한 양복만 입고 다니는거야?
캐쥬얼이나 그런 옷을 입으면 잘어울릴 것 같은데.
딸깍-
"허허- 미안하네. 소한아. 넌 이제 얼른 가보렴"
"아, 네- "
문을 열고 들어오신 아빠가 나한테 말한다.
이젠 내 쫓으려고 하는군.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그러겠나?"
"네- 다음에 또 뵙죠"
"그러게"
나랑 김준수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같이 로비까지 내려왔다.
가끔씩 회사 사람들이 사장님 딸인 날 보고 인사를 한다.
몇몇- 아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아빠 회사니깐.
회사에서 빠져나와 밖으로 나왔다.
"집에 데려다줄게"
"아,아뇨-! 누구 좀 만나기로 했어요"
"누ㄱ....."
"소한아!!!!"
김준수씨의 말하는 도중에 끊기고 날 부르는 동해오빠.
옆에 수영이도 있다.
동해오빠는 내 옆에 있는 김준수씨를 보고는 살짝- 놀란듯
날 쳐다보며 이쪽으로 수영이와 함께 온다.
내 앞에 까지 온 동해오빠가 김준수씨를 쳐다본다.
"형- 또보네요"
"그래"
"소한이랑.... 자주 만나요?"
"아마- 그렇게 될거다"
"......."
"얼른 가세요"
"가지말라고해도 갈거다"
갑자기 얼굴 확- 굳어버린 동해오빠 때문에 나는 얼른
김준수씨를 돌려보내려고 했다.
역시 돌아오는건 딱딱- 한 대답.
김준수씨는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저쪽으로 사라져버린다.
"너, 저사람이랑 진짜 어떤 관계야?"
심각한 표정으로 동해오빠를 쳐다보던 수영이가 나향해 묻는다.
"그냥 아는 사이라니깐"
"에이-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닌것같은데~"
"어, 얼른 가자"
나랑 수영이의 대화를 끊어버리는 동해오빠.
우린 동해오빠를 뒤따라갔다.
놀이공원에 도착하기까지 동해오빠는 아무말도 없었다.
*05
재밌게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왔다.
오랜만에 수영이랑 오빠랑 놀러간거라 완전 재미있었다.
수영이랑 나는 싱글벙글이었지만,
동해오빠는 침울이었다.
방에 들어와서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그래도 쓰러져버렸다.
또 오늘처럼 재밌게 놀기는 오랜만이라서 몸이 피곤해졌다.
엄마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지 집엔 아무도 없었다.
그떄, 띵동- 하는 소리가 들려 밑에 까지 달려 내려가야 했다.
"누구세요-"
'나야!!!!'
찰칵- 띠-
벌컥-
문을 확- 열고 들어오는 수영이.
헤어진지 한시간도 돼지 않았는데 또 무슨일인지.
나는 좀 어이없다는 식으로 수영이를 쳐다봤다.
수영이는 '휴- ' 하는 한숨과 함께 거실로 발을 올려놓더니
이내 쇼파에 털썩- 앉아버린다.
나도 앞에 마주 보고 앉았다.
"헤어진지 한시간도 안됐다. 무슨일인데"
"내가 동해오빠 돌려보내고 바로 온거야. 정말 네가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까지 찾아온거라구"
"뭐가"
"후- 잠시만. 나 지금 뛰어와서 무지 힘들어. 물한잔"
나는 물한잔을 외치는 수영이떄문에 부엌으로 들어가 생수를 한컵
떠다 받칠수 밖에 없었다.
물컵을 수영이 앞에 탁- 놓자, 물을 벌컥벌컥 마셔대는 수영이.
저럴땐 정말 여자가 맞는지 의심이간다.
탁- 한컵을 시원하게 원샷해버리곤 날 빤히 쳐다본다.
"있지. 너. 동해오빠가 왜저러는지 모르겠어?"
"동해오빠? 모르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아-!! 이런 바보!!"
"...왜"
"왠만한 바보라도 눈치챌건데 넌 왜 눈치를 못채는거냐구!!!!"
"알아듣게 좀 말해봐"
다시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말하는 수영이.
"동해오빠가 너 좋아하잖아!! 이 둔팅아!!!"
"......뭐?"
"그걸 어떻게 몰라! 그래서 아까 회사앞에서도 네가 다른남자랑 있는거 보고
그러는거잖아! 동해오빠 너 좋아한지 꽤 오래됐어! 바보야!!"
"동해오빠가.... 날 좋아한다니...? 그게... 말이돼?"
"안됄건 또 뭐냐!!!"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동해오빠가 나한테 잘해주는건 인정해.
근데 아무리 잘해줘도 그렇게 생각하는 수영이 네가 이해가 안간다.
내가 김준수씨랑 만나고 있는거 보고 동해오빠 안좋아보이긴 했어.
근데 왜 그렇게 생각을 한건데?
"동해오빠가 그렇게 말해?"
"말안해줘도 알수 있는거였어!!!"
"......."
동해오빠가 날 좋아한다니...
"그러니깐 너무 상처주지마. 동해오빠 너 좋아한지 오래됐으니깐"
"........"
"내가 너무 답답해서 말해주는거야. 그러니깐 너무 어색하게 대하진말아라"
"......으응......."
살짝 어지럽다.
갑자기 어떤 사실을 하나 알게되어서 살짝- 혼란스럽다.
내가 동해오빠를 어떡해 대해야하는지.. 모든게 혼란스럽기만하다.
흥분하던 수영이가 살짝- 진정하고는 쇼파에 기댄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리지는마. 동해오빠는 너 좋아하면 안되는것도 아니잖아"
"........."
"그러니깐, 나는 네가 한번 동해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동해오빠를 좋아해도 상관은 없잖아. 동해오빠 좋은사람이잖아"
"그건 나도 알아. 아는데... 나 약혼도해야되구...."
"약혼이 문제가 아니잖아. 너 약혼할 그 사람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
"..............으응"
김준수씨를 한참을 머릿속에서 생각하닥 자신없게 대답했다.
수영이는 그런 날 살짝-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다시 말한다.
"그러니깐 아무런 상관없어. 네가 좋으면 그만이야"
"......."
단호하게 말하는 수영이.
난 잘 모르겠어.
동해오빠는 그냥 친하고 편한 오빠였단말이야.
친오빠처럼 생각하고 지내던 오빠였단 말이야.
근데 날 좋아한다고 하니깐, 이상하잖아.
"모르겠다. 수영아..........."
-
"소한아! 오늘 학교 강의 못들을거야. "
"에? 무슨소리야"
"오늘 네 아버지친구분께서 파티를 하신다고 해서 거기 가야돼"
"무슨파티"
"생신이라고하시더라"
"친구라면 저번에 내가 만난 그 아저씨?"
"그래그래"
그럼 김준수씨도 있겠네.
근데 무슨 파티야. 아, 정말 짜증나게.
오늘 강의 꼭 들어야되는 건데.
"엄마, 난 오늘 빠지면안돼? 나 오늘 강의 중요한건데"
"아버지께서 너 꼭 오라고 하셨어."
"아, 증말....."
엄마는 무작정 날 또 내 방으로 끌고 가시더니 또 코디를 하기 시작한다.
캉캉미니스커트를 꺼내 드는 엄마.
나한테 한번 대보고는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 옷을침대에 올려놓는다.
나 저거 한두번밖에 안입은건데.
그리고 라운드넥 티셔츠를 꺼내든다.
"어서 입고 나와봐"
입고 나와보라고 말하곤 방에서 나가버리는 우리 엄마.
-
"이쁘다!! 머리는 그냥 이대로 하고 가자"
"아아- 가기싫어"
"에구구- 엄마가 미안해요. "
"시키는건 아빤데 맨날 엄마가 미안하데"
내가 뾰루퉁해져서 말하자 엄마는 피식 웃는다.
-
"안녕하세요! 어머 - 오랜만이네요"
"네- 그러네요!!"
여기는 김준수씨의 집이라고 하면되겠다.
아마도 집 정원이 넓어서 정원에서 파티를 여는가보다.
엄청나게 비싸보이는 목걸이, 귀걸이, 반지를 하고 계시는 아줌마들이
꽤많다.
아저씨들도 간혹 보이는구나.
다 대기업에서 온거겠지?
난 엄마가 인사를 하는 동안 이리저리 구경을 하는데 우리아빠 친구분을 보게되었다.
오늘 생신이라는 분.
"안녕하세요"
"아- 소한양. 와줬군요. 고마워요"
"아,아뇨. 아 저기 근데....."
"준수는 집에 있어요. 한번 들어가봐요"
"네,네?"
내 말은 끝까지 듣지않고 김준수씨가 집안에 있다고 들어가보라고 말하시고는
저쪽으로 또 사라져버리신다.
난 우리 아빠 어디 계시는지 물어보려고 그런건데.
결국엔 할 것도 없고 해서 혼자 돌아다니긴 쫌 뻘줌해서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현관문을 스윽- 열고 들어서는데 안에는 여러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김준수씨도 있긴한데, 저번에 학교에서봤던 재중오빠도 있구나.
그리고 노란색머리를 하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는 남자가 한명 더있다.
그때, 나랑 눈이 딱- 마주친 재중오빠.
"어? 소한이구나!! 안녕! 넌 여기 어쩐일이야?!!"
"아, 안녕하세요"
날 반갑게 맞이하는 재중오빠.
재중오빠의 불음에 날 동시에 쳐다보는 김준수씨와 노란머리.
"소한아! 일로 와서 앉아!!"
나는 조심스레 걸어가 김준수씨 옆자리에 자리가 한자리 남아 앉았다.
보니깐, 오늘은 양복이 아니네.
밑에는 그냥 청바지에 위에는 미키마우스 티셔츠
정말 색다른 모습이다.
"누구야?"
김준수씨 친구로보이는 노란머리를 가진 남자가 재중오빠를 향해 묻는다.
"준수 약혼녀"
"약혼녀? 아, 저번에 네가 말한..... 아- 반가워요~"
"네- 윤소한입니다"
"전 박유천이에요"
그때, 나랑 박유천씨가 인사를 할 떄 쯤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한 여자.
*06
"오빠!! 나 왔어!!!"
"네가 여긴 왠일이냐?"
"잠시만. 오빠 이여자 누구야?!"
"준수약혼녀래"
"뭐?!!!"
나를 보며 누구냐고 김준수씨한테 묻는데 재중오빠가 말한다.
그러자 발끈하며 날 쳐다보는 그 여자.
그때, 유천오빠가 말한다.
"반혜민. 조용히하고 자리에앉아"
아까 웃고 떠들던 모습은 온대간데없고 묵직한 목소리로
반혜민이라는 여자에게 말한다.
반혜민이라는 여자는 날 쨰려보다가 유천오빠의 말에 못이기는척
자리에 앉는다.
"정말이야? 오빠 약혼녀야?"
"...............어"
"왜-? 아저씨가 하래? 응?"
"어."
"아저씨 정말 너무한거아니야? 왜 강제로 약혼을 시키고 그래?!"
아니 김준수씨가 나랑 약혼한다는데 왜 자기가 저 지랄이야.
옆에 듣는 사람 기분 나쁘게.
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계속 반혜민이라는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랑 순간 눈이 딱- 마주친 반혜민이라는 여자.
"안녕하세요. 윤소한이에요"
"...........난 반혜민."
최대한 자비를 베풀어서 인사를 건넸건만, 건성건성
대답하는 반혜민이라는 여자.
나이도 나랑 엇비슷해보이는데.
"근데, 혜민이 넌 무슨일이냐"
반혜민을 혜민이라 부르는 김준수씨의 목소리가 왜저렇게 다정하게
들렸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날 부를때랑은 사뭇다른 목소리.
역시 나한텐 어쩔 수 없는건가.
"오빠 보려고왔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반혜민.
아니, 김준수씨 바로 옆에 약혼녀인 내가 있는데 어떻게
뻔뻔하게 저런말을 할 수가 있어?
"에이- 혜민이 너무 솔직하다!! 소한이 질투하잖아~"
장난스럽게 말을 하는 재중오빠.
오빠- 저 질투하는거 아니거든요.
왜 그런식으로 말을 하구 그러냐구요-
"웃기네-. 너 준수오빠 좋아하니?"
"아니, 나 남자친구있는데"
윤소한 미쳤지. 드디어 미쳤어.
남자친구있단 말이 거기서 왜나와? 물어본것도 아닌데!!
김준수씨는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다.
반혜민은 날 보며 비웃듯 웃는다.
아- 정말 괜히 들어왔나. 기분만 이상해질라고 하네.
"오- 남자친구도 있는데 준수오빠랑 약혼을 하시겠다?"
"난 하고싶어서 하는 줄 아니?"
"하아- 너 웃긴다"
"웃어"
"뭐?"
"웃기면 웃으라구"
"이,이게!!"
"윤소한 가라"
김준수씨 옆에 앉아있다가 내 말에 약이올랐는지
자리에 벌떡 일어나는 반혜민.
김준수씨는 그런 반혜민을 진정시키듯 손목을 잡아
다시 끌어 당겨 그자리에 앉히고는 날 향해 말한다.
나보고 가라고?
하아- 정말 웃기네.
반혜민이 여자친구라도 되는거야?
"갈라고 했어요."
"준수야! 왜그래!"
"갈라면 빨랑 가든지"
내가 퉁명스럽게 가려고했다고 하자 재중오빠가 왜그러냐며
김준수씨에게 말한다.
김준수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재중오빠의 말을 무시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빨리가라고 말한다.
뭐가 저렇게 하나, 둘 다 싸가지가 없나 모르겠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관문을 지나 그 집을 나와버렸다.
김준수씨 아무리 그래도 약혼년데 그래도 되는거야?
정말 완전 정을 뚝뚝- 떼놓는구만.
아까 나올때 앉아서 날 보며 씨익- 웃던 반혜민이 왜이렇게 밉지.
아- 정말 열받네.
내가 다신 김준수씨를 상종하나봐라.
완전 나쁜놈 같으니라구.
*07
"후-! 정말 그래도 내가 약혼년데 나한테 그래도 되는거야?!"
"진정해라. 좀"
"정말 어이가없어서. 왜 내가 그런 꼴을 당해야하는건데!"
"아-! 진정좀 하라구!!!!"
"알았어!"
김준수씨의 가라는 그 한마디때문에 그 집을 바로 빠져나와
수영이를 불러 앞에다 앉혀놓고 분풀이중이다.
제발 좀 진정좀 하라며 소릴지르는 수영이.
그래도 그렇지 어떡해 약혼녀인 나한테 그럴수가 있어.
나보다 그 반혜민이라는 그게 더 중요하다 이거지?
만난지 얼마 안돼서 상관없다이거지?!
아, 근데 내가 왜이렇게 약올라야하는거지. 아, 짜증나.
"너, 좀 이상한거알아?"
"뭐가."
물을 한모금 마시곤 탁자에 탁-하고 소리가 나도록 놓곤,
나에게 묻는 수영이의 말에 대답했다.
"지금 네 행동, 잘 생각해보면... 네가, 그러니깐,"
"아! 뭐!"
"네가, 네 약혼녀를 좋아하는 것 같단말이지"
"뭐,뭐?! 넌 지금 그걸 말이라고하는거냐?!!"
"소한이 왜 그렇게 화를 내?"
언제 왔는지 내 옆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으며 말한다.
나는 얼른 화를 가라앉히곤 동해오빠에게 인사를 했다.
갑자기 어제 동해오빠가 날 좋아한다고 말한 수영이의 말이 생각나서
잠시 당황했다가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아, 오빠 왔어요?"
"응. 소한이 뭘 그렇게 흥분하구그래?"
"아니, 자기 약혼ㅈ......."
"아,아니에요!!!"
궁금하다는 듯이 묻는 동해오빠에게 다 말해버리려는 수영이의
말을 무참히 끊어버린 나다.
날 째려보는 수영이.
나는 입모양으로 '미안'하다고 했다.
동해오빠는 고개를 끄덕이곤 생수를 마신다.
정말 동해오빠가 날 좋아하는걸까?
아아- 근데 아까 남자친구있다고 거짓말친거 어떡하지?
정말 데려와보라고 하면 어떡해.
아니 안하면 그만이지만은 데려오라고 하면 난 끝장이다.
아, 나 요즘 왜이러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수영이와 동해오빠랑 두시간을 카페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하지만 종업원의 눈빛이 우릴 노려보고있었기에
우린 조용히- 돈을 지불하고 나와야했다.
나오자마자 지이잉-하고 울리는 휴대폰.
"여보세요-"
[어디냐]
"누구세요"
[아직도 번호도 저정안해놓은거냐]
목소리를 들어보니 딱 김준수씨네.
어떡해 내 번호를 알아서 전화를 한거야?
"왜요."
[밥사줄게. 어디냐]
"김준수씨가 나한테 밥을 왜사요?"
[삐졌냐? 아까 일부러그런거 아니다.]
"...........누,누가 뭐랬어요?"
[어디냐ㄴ.......... 찾았다]
".........?"
카페에서 나와서 전화를 받고있는데 갑자기 나와 통화를 하던
김준수씨가 말을하다가 말곤 '찾았다' 라고 말한다.
나는 왜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에 차가 끼이익-하고 선다.
그리고 차 문이 스윽- 내려가더니 김준수씨의 얼굴이보인다.
어떡해 이런 우연이있나.
지금 동해오빠도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마주치면 안되는데.
난 휴대폰을 닫고, 김준수씨는 날 보며 말한다.
아직 수영이랑 동해오빠를 보지 못한 듯.
"타라-"
"아, 잠시만요"
좀 떨어져서 서있던 동해오빠가 수영이랑 나쪽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날 보며 말하는 동해오빠.
"누구야?"
"아..........."
"어........ 준수형....."
"아, 동해 여기서 보네."
"네- 근데 여긴 무슨일로...."
"윤소한 좀 데리고 갈려고"
"소한이는 왜요?"
"그런게 있어. 짜샤. 윤소한. 빨리타-"
"오,오빠. 나먼저 갈게요. 수영아. 먼저가"
나는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움직이는 차.
거울로봤을땐 동해오빤 차를 계속 쳐다본다.
아- 나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어디갈건데요"
"뭐, 먹을래"
"나 저녁 별로 안 먹고 싶은데"
"아씨- 그럼 아무거나"
"나 우유가 갑자기 땡기네-"
"웬 우유냐"
-
○○슈퍼
우린 슈퍼에 창문이 배치되어있는 곳에 의자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며 난 초코우유를 쪽쪽- 빨고있었다.
김준수씨는 딸기우유를 앞에 두고 도저히 먹을 생각을 안한다.
"왜 안먹어요?"
"별로, 안땡긴다"
"아씨- 샀으니깐 일단은 먹어요!!!"
"싫어. 안먹어"
"아, 돈이 그렇게 많아요?! 먹으라니깐!"
억지로 빨대를 입에 꽂아주자 얼굴을 찌푸리는 김준수씨.
나는 그런 김준수씨를 보고 피식- 웃고는 다시 우유를
먹는데 집중을 했다.
우유를 먹는 내내- 얼굴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는 김준수씨.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어린애같애.
"넌 이런대도 좋아하냐?"
"아뇨. 좋아하는건 아니고. 가끔 와요."
"뭐한다고 이런델 오냐"
"이렇게 앉아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보면서 막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거든요"
"........"
"..........."
"......일어나자"
우린 슈퍼에서 나와서 다시 김준수씨의 차에 올라탔다.
근데 얼굴이 빨간 김준수씨.
"김준수씨. 얼굴 빨게요. 어디 아파요?"
"아,아니. 빨리타. 데려다 줄게"
"......."
-
집앞까지 태워다 준 김준수씨.
나는 얼른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아아- 근데 아까 김준수씨 얼굴 왜그런거지.
좀 빨겠는데.
지금 여름인데. 추워서 그런것두 아닐테구.
나는 자꾸 아까 김준수씨가 생각나서 결국엔 침대에 누운지
한시간이 지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
-
띠리리리링-
아침부터 울려대는 휴대폰.
나 알람안맞춰났는데, 전화온건가.
부시시한 얼굴로 눈을 비비며 침대에 몸을 기대곤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전화번호.
"여보세요...."
[야!!!!!!!!!!!!]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반대편 .
놀라서 3초정도 전화기를 귀에서 떼버렸다.
근데 이 목소리 들어본 것 같은데.
"누구세요."
[넌 잠이오니?!!!!]
"반혜민.....?"
[너 지금 준수오빠 상태가 어떤지알아?!!!!]
"무...슨 소리야?"
[너 어제 준수오빠한테 뭘 먹인거야!! 너.. 혹시... 우유먹였니.....?]
".............."
[미쳤어!! 오빠 우유알레르기있단말이야! 그걸 먹이면어떡해!!!!]
".....!!!!!!!!!!!!!!.."
순간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우유 알레르기........?
뭐야. 그래서 어제 안먹으려고 했던거야?
그래서 어제 얼굴이 빨겠던거야?
[넌 약혼녀가 그런것도몰라!!! 너 정말!!! 후- 너 나중에보자!!!!!!]
[Rrrrrrrrrrr- ]
끊겨버린 전화.
물어보고싶었는데, 김준수씨 괜찮은지 물어보고싶었는데..
말을 해야 내가 알거아니냐구.
말도안해주고 그냥 무턱대고 받아먹으면 어떡해.
아- 정말 미쳐버리겠네.....
나 정말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많이 아픈건가.........?
*08
"나,어떡하지... 나 어떡해..."
"괜찮아. 괜찮을거야. 혹시라도 죽겠어?"
"그게아니잖아!!!!"
"소,소한아........"
도저히 못참겠어서 수영이를 불러다 앉혀놓고 안절부절 못하고있었다.
근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수영이.
그런 수영이때문에 울컥-한 내가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그런 내 행동에 당황했는지 살짝- 내 이름을 부르는 수영이.
"미,미안."
"왜그래...... "
"......"
날 안심시키듯, 말하는 수영이.
수영아.. 나 정말 어떡해.
많이 아프면, 나때문에 많이 아프면 나 정말 너무
미안할 것 같은데...... 어떡해.
지금 어떤지 안보면 미쳐버릴 것 같애.
나.. 너무 미안해죽겠단말이야..
"괜찮아. 너때문에 아니야. 왜그래. 바보야"
"나떄문이야. 내가 억지로 먹여서.."
"........"
내 말을 듣곤 수영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 가방이랑 휴대폰을 챙기곤
다시 거실로 나왔다.
날 쳐다보는 수영이.
"나 가봐야 할 것 같애..."
"그래. 정- 네가 마음안내키면 갔다와."
"응. 미안해."
우리 집에 수영이를 혼자 나둔채, 집을 빠져나와버렸다.
-
띵동-
[누구세요-]
"윤소한이라구하는데요"
[아, 네-]
인터폰에서 어떤 아줌마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니
내 이름을 데자, '아-' 하면서 문을 열어준다.
날 아는 건가.
저번에 와봤던 정원을 거쳐 집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준수아프다고해서 병문안 왔나보네요. 반가워요. 준수 엄마되는 사람이에요"
"아, 처음뵙겠습니다. 윤소한이에요"
"그래요. 참 이쁘네 아가씨. 한번 보고싶었는데"
"감사합니다"
"준수방 2층에 파란색 문이에요. 올라가봐요"
"네."
난 '꾸벅' 인사를 하곤 2층으로 올라왔다.
올라가자 마자 눈에 뛰는 파란색 문.
천천히 소리나지않게 걸어가 문을 달칵- 열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김준수씨.
"뭐냐. 네가 여긴 어쩐일이냐?"
"아, 저... 벼,병문안이요"
"별것도 아닌데 무슨 병문안까지. 이왕 온거 여기 앉아"
"네...."
난 김준수씨가 누워있는 침대옆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김준수씨와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김준수씨는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말한다.
"너때문에 그런거아니야. 고개들어."
"아니에요. 제가 어제 억지로 강요해서 그런거잖아요... 미안해요......"
"괜찮다니깐. 왜그러냐"
"............"
여전히 숙여져있는 내 고개.
들고 싶지가 않다.
내가 왜그랬지........
달칵-
"오빠, 이제 좀 괜찮ㅇ...... 너....."
".......또 보네"
"너 약혼녀이면서도 그런것도 모르니?!!"
"......."
"어떡해, 저렇게 아파서 회사도 못나가게 만드냐구!!!!!"
"그만해라. 혜민아"
"오빠!!!"
나한테 소리를 지르는 반혜민을 저지시키는 김준수씨.
이번에도 또 나보고 가라고 할려고?
"갈게요......"
조용히 말하곤 가방을 들어 나갈려고 문고리를 잡았는데
내 뒤에서 들려오는 김준수씨의 목소리.
"밥 먹고 가"
"..........오빠!!"
"..... 그리고 반혜민 넌 얼른 가"
"........하아-"
날 확- 째려보더니 이내 김준수씨 방을 나가버린다.
근데.. 이번엔 나보고 가라고 안하네.
이거 정말 기쁜데.
또 나보고 가라고 했으면 나 정말 이번엔 수영이 잡고
정말 어떡해 할지 몰랐는데, 이번엔 김준수씨가 나 말고 반혜민을 보냈네...
벌써 시간도 7시가 다 돼가네...
"내려가자."
침대에서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는 김준수씨.
나는 가방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 김준수씨를 뒤따랐다.
일층에 내려왔을 땐,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시청중이신 어머님?
아- 어머님이라고 하니깐 뭔가가 이상하잖아.
아줌마?
그건 더 이상해.
"어? 준수야 괜찮니?"
"네- 엄마, 윤소한 밥이 나 좀 줘요"
"그래- 이제 먹으려고했어.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렴"
어머님(그냥 어머님으로 하지;)은 부엌으로 들어가버리시곤
나랑 김준수씨는 쇼파에 앉았다.
조용히 날 쳐다보는 김준수씨.
"왜요-"
"너 웃기게 생겼다"
"뭐,뭐요?!"
"뻥이야"
"장난해요? 아니, 그럼 남자가 우유하나 가지고 알레르기?"
"왜 시비야"
"시비는 자기가 먼저 걸었으면서!!"
"걱정했으면 걱정했다고 말해. 괜히 시비걸지말고. 바보야"
"...........뭐요......?"
"그러다가 너 남자친구 나두고 나 좋아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냐"
".......그,그런소리하지마요!!"
"장난이야- 왜 얼굴이 빨게지고그러냐?"
정말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버렸다.
아- 정말 김준수씨는 그냥 장난친건데 난 왜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거야.
정말...... 나 요즘 왜이러는 거지...
*09
"소한양, 일로와서 밥먹어요. 준수 너두 얼른오렴"
나는 어머님께서 부엌에서 부르셔서 부엌으로 갔다.
부엌이 참 깔끔하고 이쁜 것 같다.
우리 집보단 이뿌네, 벽지 색깔도 이뿌고.
"뭘, 그렇게 둘러봐요. 얼른 앉아요"
"아, 네-"
어머님께서 앉으라고 해서 의자를 빼, 김준수씨 옆에 앉았다.
근데 우리아빠랑 친하시다던 우리아빠친구분은 안계시네.
아버님? 으핫. 진짜 웃기다. 내가 호칭을 이렇게 부르니깐.
"아빠는요?"
"아, 오늘은 늦으신다더구나."
나도 수저를 들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근데, 소한양. 우리 준수랑 진짜 약혼할 생각이에요?"
".....네?"
"아- 강제적으로 시키면 안 할 줄 알았는데......."
"아..... 네........."
"우리 준수랑 친하게 지내요. 우리집에도 자주오고.."
"네-"
나에게 이것저것을 묻던 어머님께선 갑자기 김준수씨를
쳐다보더니 김준수씨에 묻는다.
"준수야"
"왜-"
"난 소한양이 참으로 맘에드는군아"
"뭔 소리야"
갑자기 김준수씨에게 내가 마음에 든다며 김준수씨를
살짝 노려보는듯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하신다.
아하- 어머님 참으로 깜찍하시다.......
-
"혼자갈수있지?"
"아...... 네"
밥을 다 먹고 나를 배웅해주시는 어머님과 김준수씨.
그떄, 김준수씨가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런 김준수씨를 급째림을 하시던 어머님이 김준수씨의
등짝을 쎄개 때리시더니 말하신다.
"아-! 엄마!!"
"이 자식아. 밤인데 데려다줘야지!!!"
"아, 그냥 가면돼지! 뭘 데려다주냐?"
"이놈이! 얼른 데려다주고와! 소한양 얼른가렴. 아하하"
"아, 네- 안녕히계세요"
그러고는 나랑 김준수씨를 대문밖으로 쫓아내신다.
김준수씨를 계속 대문을 노려본다.
"안데려다줄거에요?"
"아- 짜증나"
좀 데려다달라는데 남자가 뭐가 이렇게 쪼잔한지.
정말 다시 한번 김준수씨의 새로운면을 봤다.
대충 그래도 쿨할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쪼잔하다니.
어머님, 김준수씨 키우느라 힘드셨겠어요.
"빨랑와- 무슨생각을그렇게하냐. 안데려줄까보다"
"아, 가요"
-
우리 집 앞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쯤,
우리 집 벽에 기대서 있는 동해오빠를 봤다.
그런 동해오빠는 날 보고는 내쪽으로 달려온다.
그리고 김준수씨를 발견하고는 흠칫- 하는 동해오빠다.
"오,오빠. 무슨일이에요?"
"물어볼게있어서. 또 보네요. 준수형"
"어."
"소한이랑 도대체 무슨 관계예요?"
"관계........?"
"소한이랑 너무 자주 만나는 것 같아서요"
따지듯 준수씨에게 말하는 동해오빠다.
나는 살짝- 동해오빠의 팔을 붙잡았고, 그런 내 손을
뿌리치는 동해오빠다.
"그럼 넌 윤소한이랑 무슨 관계이길래 그렇게 나랑 윤소한의
관계를 알려고 드는거냐?"
"좋아해요. 내가 소한이 좋아해요."
"............."
"........."
나랑 김준수씨를 단한번에 아무말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동해오빠.
그떄, 피식- 웃던 김준수씨.
"아, 네가 윤소한 남자친구냐? 저번에 있다고 하더만"
"..........아니, 저,저기"
"맞아요. 내가 소한이 남자친구에요"
"오,오빠!!"
김준수씨가 묻자, 내 말을 무참히 끊어버리곤 내 남자친구라고
말하는 동해오빠였다.
나는 동해오빠를 불렀지만, 난 신경도 안쓴다는듯이
또 김준수씨한테 말하기 시작한다.
"그래? 윤소한이 안말해줬나? 나랑 윤소한의 관계"
"........"
"김준수씨 얼른 가요"
나는 김준수씨의 등을 떠밀었지만 결코 가려고 하지 않는 김준수씨.
동해오빠도 김준수씨를 노려본다.
친한형인데 왜 저렇게들 싸울려고 하는건지.
근데 왜 날가지고 이러는거냐고.
동해오빠는 무슨생각으로 내 남자친구라고 그러는거야.
김준수씨가 오해하면 어쩌......아니.
오해해도 상관은 없지.... 아, 나 왜이러냐..
그때,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동해오빠를 쳐다보던 김준수씨가
드디어 입을 연다.
또, 무슨말을 하려고하는지.
"윤소한이랑 나랑 약혼한다면 어쩔래?"
"......형.. 지금 뭐라고 그랬어요?"
"약혼"
"형이랑 소한이 약혼해요?"
"그렇다면"
".................."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날 쳐다보더니 이내 동해오빠는 뒤돌아서버린다.
"오,오빠!!!"
"너....... 왜 말안했어..... 소한아....."
"말하려고그랬어요! 오빠..!!"
"갈게.."
뒤돌아서서 멀어지는 동해오빠.
"넌 그런건 미리미리 말해줘야지. 왜 숨기고 그러냐"
"아, 정말!! 김준수씨는 눈치도없어요?! 거기서 말해버리면 어떡해요?!"
"왜....... 말하면 안돼는거냐?"
"그래두! 나중에 내가 말하려고했던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먼저 말해줬잖냐"
"됐어요! 빨리 집에나 가요!!!"
나도 뒤돌아서서 우리집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내 손목을 잡아 날 돌려세우는 김준수씨.
내 손목을 잡은 김준수씨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너.... 진짜 이동해랑 사귀냐?"
".......아,아니에요"
"그럼.... 너 이동해 좋아하냐?"
"............"
왜... 왜 .... 아무말도 못하는거야. 윤소한.
김준수씨가 또 오해하면 어떡해.
왜 아무말도 안하는건데......
*10
"됐다. 말하지마"
내 손목을 스르륵- 풀고는 뒤돌아서서 한발자국, 두발자국 멀어진다.
나는 그런 김준수씨를 불렀다.
이대로 보내버리면 나 후회할 거 같아서.
"저기요!!"
우뚝- 서서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는 김준수씨.
그자리에 묵묵히 내가 할 말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저..... 동해오빠 안좋아해요....."
"........."
내 말에 아무말도 하지 않던 김준수씨는 머리위로
손을 흔들어보이더니 이내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지금 김준수씨도 내가 동해오빠 안좋아한단 소리에
안심한거죠?
그런거죠?
근데 나 지금 동해오빠한테 무지 미안한데도
김준수씨가 그렇게 나한테 손흔들어 주니깐, 기분좋아요..
그거알아요? 나 점점 김준수씨가 좋아진다는거...
-
"뭐? 그 사람이 네 약혼자라고?"
"응. 그렇게 됬어..."
"그래서 어제 동해오빠는 그렇게 보내버리고?"
"......(끄덕끄덕)"
"잡았어야지!!"
흥분을 하는 수영이.
얘는 아마도 김준수씨보다 동해오빠가 나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근데, 넌 그 사람이 좋아서 약혼하는거야?"
"아니.... 엄마가 하도 부탁을해서......"
"바보아니냐. 아무리 엄마가 부탁을 해도 그렇지"
"근데........ 근데... 있지.. 수영아.."
"왜"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애"
".........동해오빠는......"
"몰라..... 나 지금 하나도 모르겠어...."
나를 보더니 '쯧쯧' 입모양으로 말하더니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그러고는 앞에 놓은 오렌지주스를 한 모금 들이킨다.
근데.. 동해오빠는 나한테 많이 화났나..
어제 그렇게 고백을 해버려서 많이 놀랬지만,
김준수씨가 손을 흔들어주는 뒷모습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린다.
바보같게도..
내가 지금 걱정해야할 사람은 동해오빤데, 왜 계속 김준수씨가
내 눈앞에 아른거리는지...
이러는 내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너. 동해오빠한테 그러면 안되는거야.."
"알아... 너무 잘 아는데.. 사람마음이 그렇게 잘 안되잖아..."
"하긴, 그 남자 멋있긴 멋있더라"
수영이가 아마도 김준수씨를 보고 말하는 것 같다.
저번에 한번 학교앞에서 본적이 있었으니깐.
그치.. 수영아..
사람마음은 잘 안되는거잖아.
나 정말 김준수씨 좋아져버리면, 나 김준수씨가 첫사랑인거
너두 잘 알잖아.
우리 몇년동안 같이 해왔으니깐,
내마음 잘 알꺼아니야....
너라도 나 좀 이해해줬음 좋겠어...
"아, 근데 소한아. 나 어제 소개팅했거든?"
"아.. 그래?"
"응! 근데 저번에 네 약혼자 친구있지!! 학교 앞에서 봤던"
"아..... 재중오빠?"
"응! 그 오빠가 상대로 나온거 있지!!"
어제 소개팅을 했는데 상대가 재중오빠였다고
웃으며 말하는 수영이.
아마도 재중오빠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래서 어제 잼나게 오빠랑 놀았지!"
"어땠어? 좋았어?"
"응! 얼굴멋있는데 매너까지좋다라! 은근히 매력두있구.."
"풉- 그래. 잘해봐"
"응-!!! 그럴 생각이야. 완전 Feel 꽂혔거든!"
몇일 전에도 소개팅한 남자한테 Feel 꽂혀다며
난리부르스를 추더니 이번에도 또 그러네..
잘될라나.......
뭐, 그래도 김준수씨보다 재중오빠가 착해보였으니깐.
-
"아빠. 왜불렀어요?"
"아- 소한아 왔구나. 아빠 부탁하나 들어줘야겠구나"
"무슨.. 부탁인데요?"
"아빠가 지금 일이 바빠서 네가 네 약혼자한테 뭐 좀 갖다줘야겠구나"
"김준수씨한테요?"
"그래."
아빠 말대로 어느 회사를 찾아오긴 했는데,
회사가 우리 회사 못지않게 엄청 크다.
여기에 김준씨가 일하는 곳이란 말이지?
"여기- 김준수씨 좀 만나러 왔는데요"
"아- 사장님요?"
"사장님이요?"
"네- 김준수사장님 말하시는거 아니세요?"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여"
사장이야?
이 큰 회사의 김준수씨가 사장이란말이지?
그러고 보니 저번에 나한테 자기가 그렇게 능력이
없어보이냐면서 물었던 적이있는데.
아- 나 왜이렇게 쪽팔려올라고하는거지.
대기업사장한테 내가 그런 말을...
그래도 대단하네.
그냥 어느 회사에 일하는 신입사원이런 건 줄 알았는데.
능력한번 끝내주게 좋네.
"야-! 네가 여긴 무슨일이냐?"
언제 왔는지 뒤에서 날 부르는 김준수씨.
-
"우와- 난 이렇게 능력좋은 줄 몰랐네요"
"풉- 저번에 날 그렇게 물로 보더니. 이젠 어떠냐?"
"대단해요"
"아, 근데 무슨일로 온거냐?"
난 김준수씨 회사 사무실에 들어왔다.
역시 우리 아빠처럼 사무실이 넓구나.
혼자쓰고.
나랑 얘기를 하다가 무슨일로 왔냐고 묻는 김준수씨.
"아, 이거요. 우리 아빠가 갖다주라던데"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조금 무게가 나가는 서류봉투를
김준수씨에게 건냈다.
김준수씨는 내가 건네주자 받아든다.
"아- 땡큐. 차라도 마실래?"
"주면 마시죠"
"안줘"
"아-, 남자가 뭐가 그래요?"
"풉- 저기 앉아서 조금 기다려라"
김준수씨는 이제 틈만나면 장난이네.
웃는것도 처음보다는 많이 웃는 것 같기도하고.
한결 가까워진것도 같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서 책상에 놓인 서류같은걸 이것저것
정리를 하더니 이내 연필로 뭔가를 끄적인다.
난 몇분을 그렇게 김준수씨를 빤히 쳐다본 것 같다.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마라. 닳아"
"...내,내가 언제 쳐다봤다고 그래요?"
다시 아무 말 없이 연필을 끄적이는 김준수씨였다.
조금있다가 비서가 커피를 한잔 들고 들어온다.
김준수씨는 안 먹나보네.
나는 받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아아- 근데 혼자 이렇게 커피마시니깐 엄청 심심하네.
"김준수씨."
"왜-"
"재중오빠 여자친구있어요?"
"재중이한테 관심있냐?"
"아,아니요. 그냥. 궁금해서"
"없어. 근데 왠만하면 재중이한테는 관심갖지마."
"왜요?"
"왜요는 또 뭐야. 넌 내 약혼녀잖냐"
"......"
순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김준수씨가 그런 말을 하니깐 왠지 모르고 뿌듯하다고 느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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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娟]`곰생이] [shed tears;눈물을흘리다]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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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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