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오늘 하려고 했었는데
비가 오고 날이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부랴부랴 서둘러 어제 혼자서 김장을 하게 되엇다.
물론 토요일에 미리 배추를 뽑아놓았지만
세번이나 심었던 배추는 날이 늦어진 덕분에 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게 되어
할 수 없이 일찌감치 배추를 사러 나갔다가 경악스런 실제 생황에 입을 다물지 못햇다.
사실,
다른 먹을거리에 비해서는 그래도 겨울 내내 우리의 식탁을 책임져줄 김장인 관계로
비싸다 할 수는 없으나 - 외식 한 번 하면 그만한 가격은 더 나오는 상황이니-
실물 가격은 티비에서 보여지는 가격-완전 속임수다-과는 절대 상관없는 천차만별이라
배추 한망에 15000원, 무우 한단에 4500원, 대파 5000원, 쪽파 5800원, 미나리 4800원, 청갓 4000원
게다가 굴 한 박스에 32000원 생새우 1,5킬로에 22000원 동태 세마리 5000-그나마 제일 싸다. 무설재 김장에는 꼭 들어간다...나중에 찌개할 때 기가 막히다 - 이랬다.
하지만 기함해도 소용 없는 일...김장을 하기로 했으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만
그래도 농심을 잘 안다는 하나로 마트의 소시민에 대한 횡포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살려면 사고 아니면 말고 에다 배추는 형편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도 않더라만 배짱도 그런 배짱이 없다.
어쨋거나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김장 준비에 돌입.
들통에 노란 늙은 호박 썰어 넣고 다시마, 표고 버섯 간 것과 멸치넣고 끓여 육수 만들기.
와중에 마늘 생강 갈아놓는 것을 동시 다발로 하기.
배추 쪼개 소금에 절이고 나서 미래님이 주신 찹쌀로 죽 쑤면서 양념거리 다듬기...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럴 때는 끼니도 못 챙겨 먹는 아둔함 -
틈틈이 떡을 입에 집어넣고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아주 볼만하다.
드디어 김장 전투 자세 돌입.
물론 김치 담을 그릇은 완벽하게 준비해놓고
준비된 육수와 고춧가루, 까나리, 멸치 액젓과 갈치속젓갈과 마늘 생강 양념을 먼저 버무려 불려놓고
마당쇠 돌아올 시간까지 기다려 무우채를 썰게 하는 센스 - 그나마 김장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뿌듯함을 남겨주기 위해 ㅎㅎㅎ-를 발휘 한 후 모든 양념거리를 넣고 버무리기.
당연히 생새우와 동태 손질한 것 까지 포함하여.
힘은 들었지만 보기만 해도 맛깔스러운 김장 김치 완성.
어디론가 떠날 채비 중인 택배 김치.
당연히 마무리는 굴과 어울린 겉절이 김치가 되시겠습니다...와우 환상적인.
...그렇게 온 몸을 녹진하게 만든 주역 김장이 끝나고
떠지는 눈과 달리 일어나기 싫어하는 몸을 달래 늦은 아침의 기상.
그래도 숙제 하고 난 후의 뿌듯함에 몸과 달리 마음은 가볍기만 하다.
그리하여 이제
멋진 겨울을 맞을 일만 남. 았. 다.
첫댓글 우왕~ 맛있것당~ 맛보러 언제 가볼까나유? 김장전투에 몸살은 안나셨는지요?
요즘 많이 바빴나보넹. 암튼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까짓거 몸살 날 정도면 혼자 하지도 않징.
동태를 넣기도 하네요. 처음 들어봐요. 울 시어머니께선 황태를 푹 끓인 육수로 양념을 만드시는데.....혼자서 큰 숙제하시느라 힘드셨겠습니다. 며칠 푹 쉬세요~~그나저나 사진을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가정마다 김장의 방식이 다르긴 하죠? 저도 강원도 친구에게 배웠습니다...
헌데 바쁘게 하다 보니 뭐가 빠졌나 챘더니 그 황태나 북어를 함께 끓이질 않았군요.
좌우지간 서두르면 하나씩 빠지는게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황태를 넣으면 국물이 더욱 맛있는데 아쉽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합니다.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한 해 거른 작년엔 여여님 김치 덕분에 고마웠습니다.
정말 혼자서 한 모양이네~! 물론 바깥 어른이 돕기는 하셨다지만...
나도 몇집 김장 하고 나니 허리가... 그래도 하고 나니 마음은 부자~! ㅎㅎㅎ
ㅎㅎㅎ 무 채 썰기와 김치 씻어주기는 당연히 신선의 몫인게죠.
안 그러면 밥이 목에 넘어가겠습니까? 역시 숙제는 하고 볼 일입니다...마음은 부자 맞구요.
고생하셨네요. 혼자서...신선님은 뭐??? 하시는지...
서울은 김장은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택배는 일본으로 가겠네요.
신선님께선 옆에서 컴퓨터 하고 있었습니다. 김치 하는 동안 ㅎㅎㅎㅎ.
그래도 어쨋거나 무 채도 썰고 김치도 씻어주었으니 할 일은 한 셈이죠.
몸은 힘들어도 혼자서 후딱 해치우는 게 나아요.
택배는 서울로 갔사옵니당. 일본까지 보내는 것은 좀 그렇고 딸내미 오면 그때 들려서 보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