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만 하더라도 40%에 해당하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03년 들어 50% 가까이 증가했다.
남성의 75%에 비하면 아직 미진하지만 10년 사이 경제 참여율이 10% 가까이 성장한 것은 과거 여성들이 가사 등의 이유로 취업을 꺼려했던 것과는 달리 자아실현의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 참여의 증가는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여심을 얻으려는 독특한 점포들이 탄생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히 음료만 제공하던 커피숍의 대변신이다. 여성이라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웨딩드레스에 대한 선망을 가지고 있는데 드레스 커피숍의 탄생으로 이제 더 이상 웨딩드레스가 결혼식 때나 입을 수 있는 단 한번의 호사가 아닌 시대가 도래 하게 된 것이다.
‘1인 1디카’ 시대를 맞아 좀 더 근사한 배경, 좀 더 특별한 소품을 찾는 디카인들을 위한 이색 공간으로 커피숍에서 웨딩드레스나 이브닝드레스를 마음껏 즐기게 된 것이다. 일상복을 벗고 확실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이 드레스 카페는 주말이면 예약 없이는 2~3시간 정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니 고객들의 환호가 느껴지는 듯하다. 이곳에서는 드레스 대여는 물론 메이크업까지 할 수 있고 완벽한 조명 아래서 전문가의 사진 기술도 빌 수 있으니 정말 멋진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독특한 장소다.
우울한 기분을 전화하기 위해 드레스 카페를 찾았다는 한 고객은 어깨선을 과감히 드러낸 에메랄드빛 드레스를 입고 커피숍 한 켠의 벨벳 소파에 몸을 기대는데 고급스런 벽지와 앤틱한 가구는 드레스와 너무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만남 1주년을 자축하기 위한 커플이 사진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남성을 위한 턱시도와 재킷도 구비하고 있어 이처럼 기념일에 맞추어 내방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이 커플은 흡사 웨딩의 야외 촬영 같은 느낌을 주는 사진들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옥상 테라스로 오르는 계단의 흰색 난간에 휘감긴 넝쿨이 멋스러운 장면 연출에 한몫을 하고 있었다.
가격대도 예상보다 저렴했는데 4,000~5,000원 선의 음료를 마시면 스튜디오에서 30분간 공짜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1,000~5,000원의 추가비용을 내면 웨딩드레스나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촬영이 가능하다.
최근 고객 감사 이벤트로 구성된 ‘만원 패키지’는 음료와 의상 2벌 대여 그리고 전문 사진가가 찍어주는 사진 15장으로 구성되어 고객들의 호응이 놀라울 정도다. 이곳의 의상은 웨딩드레스, 파티복 뿐만 아니라 옛날 교복이나 코스프레 의상 등 다양하고 사이즈 또한 넉넉해 44~66 사이즈까지 준비되어 있다.
게다가 부케와 액세서리, 화관과 베일, 신발, 모자 등 다양한 소품에, 몸매 볼륨을 살려주는 속옷까지 준비되어 있어 완벽한 변신을 꿈꿀 수 있다. 고객들의 연령은 20대 여자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결혼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려는 중년 커플도 종종 찾는다고 하니 고객과 점주가 즐거운 윈윈 점포인 듯하다.
비록 한 시간 후면 재투성이 옷을 입은 신데렐라로 돌아와야 한다고 해도 현실의 힘겨움 따위는 잠시 잊은 채 발그레한 볼로 고운 드레스와 귀족적인 분위기에 젖은 한 장의 사진은 오아시스의 한잔 물로 오래 오래 지속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