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120세였으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다
신34:1-7
1.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11월 24일)은 내 아버지 이기장 장로님이 소천 하신지 꼭 한 달 되는 날입니다. 내 아버지의 임종은 내게 참으로 많은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 아버지처럼 임종을 맞고 싶다!”입니다.
내 아버지는 죽음의 고통이 없었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물으면 “아무 데도 아프지 않아” 하셨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도 “할아버지는 眞元之氣(진원지기)-氣力(기력)이 다 소진하신 것임으로 의학적으로 병이라고 할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진통제 한 알 먹지 않았습니다.
두 달 꼬박 옆에서 간병하던 내 동생 이정필 집사가 하는 소리가, 어제 아버지가 혼자 누구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 뭐하세요?’ 물으니 ‘시끄럽다. 나 지금 조물주와 이야기 중이다’ 하더랍니다. 그 소리를 듣고 우리 모두 한편 웃고 한편 참 대단하네 하였습니다. 임종하시기 4시간 전, 나는 내 아버지의 귀에 대고 아버지가 평소 손뼉치며 큰 소리로 힘차게 찬양하시던 찬송가들 “황무지가 장미꽃 같이 피는 것을 볼 때에...(242장),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 갑니다...(491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370장),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301장)” 등의 가사를 또박또박 읽어 드렸습니다. 그러자 말은 못하시고 입술을 달싹이십니다. “아-멘!” 이라고. 그리고 4시간 후 숨을 멈추셨습니다. 나는 이런 내 아버지의 임종 모습을 보고 모세의 임종이 떠올랐습니다. 참고: 말씀의 샘물 제7권 제421호 114쪽, 내 아버지의 찬양법.
2. 모세의 임종
*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느보 산에 올라가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 산꼭대기에 이르매 여호와께서 길르앗 온 땅을 단까지 보이시고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의 유다 온 땅과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 평지를 소알까지 보이시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하시매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벳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신34:1-7).
3. 모세의 임종 기록을 읽으며 묵상한 것들에 대하여
첫째. 모세는 40세 때까지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I am something)” 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았습니다. 80세 때까지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I am nothing)” 라는 절망감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120세 임종 때까지 “나는 하나님의 종이다(I am everything)” 하는 의식으로 살았습니다(참고: 말씀의 샘물 제6권 제340호, 타도 타지 아니하는 숲, 50-51쪽).
모세는 자신의 존재 이유가 뚜렷하였습니다. 예수님도 존재 이유가 뚜렸하셨습니다(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20:28). 바울 사도의 존재 이유도 뚜렷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모세는 자신의 존재 이유-출애굽의 사명을 완수 하였습니다. 重重疊疊(중중첩첩)-무겁고 무거우며 첩첩이 쌓인 모든 고난-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지도층의 배신-애굽, 아모리, 모압, 암몬 등 무수한 大敵(대적)들-열악한 자연 환경 등을 뚫고 결국 그 사명을 완수 하였습니다.
바울 사도는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고 다음과 같이 장엄한 말씀을 남겼습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7-8)” 그렇다면 나는 나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가?
셋째. 모든 사람은 獨生獨死 獨來獨去(독생독사 독래독거: 홀로 태어나 홀로 죽으며, 홀로 왔다가 홀로 간다) 하는 존재입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을 때가 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훗날 우리 각 사람이 하나님 앞에 섰을 때, 하나님은 “너는 세상에서 왜 모세-다윗-바울-성경의 인물들-역사 속에 등장 했던 수많은 위대한 성인들처럼 살지 못했느냐?” 라고 묻지 아니 하십니다. “너는 왜 너 답게 살지 않았느냐?” 물으시는 분입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살지 않았는가? 물으시지 아니 하시고, 왜? 네가 받은 달란트 대로 살지 아니 하였는가? 물으시는 분입니다.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신34:7)” 무슨 뜻인가? 나는 이 말씀을 “모세는 자신의 존재 이유-자기가 받은 사명을 위하여 한 자루 촛불이 한 점 재도 남김없이 다 타버리듯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그렇게 살았다” 라는 뜻으로 읽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임종 때 모세처럼 눈이 흐리지 아니 하고 기력이 쇠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