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요상한 기념일이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라는 겁니다. 다케시마. 한국의 땅 독도를 일본에서는 그렇게 부른답니다. 오늘(2024년 2월 22일)이 바로 그날이라지요. 오늘 일본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보수언론까지 합세해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합창을 하루종일 불렀다고 합니다. 일본 혼슈 시마네현은 오늘 행사를 열고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라고 다시금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지자체장이라는 인물은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한 지 70년이 됐다면서 앞으로 영유권에 관한 조사와 연구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관리도 한국의 불법 점거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외교교섭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유사 이래 정부차원에서의 한일관계가 좋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뭔가 잘하면 외교교섭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어투로 읽혀집니다. 얼마전 일본 외무장관이 브라질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 회의때 한국의 외교장관에게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일본 보수 언론들도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일본의 보수 성향의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는 작년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한국인들이 대거 일본으로 몰려 오고 있지만 다케시마는 진전이 없다면서 일본 정부는 끈질기게 요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극우지인 산케이도 다케시마를 한국에 대한 외교의 주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한국은 일본에 사과하고 독도를 반환해야 한다고 억지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국립대인 시마네대학은 독도를 중심으로 영토문제를 배우는 과목을 올해 정식으로 개설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일본에서 이해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자 일본 음식점들에서 외국인들을 겨냥한 고가의 음식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최대 수산시장인 도쿄의 한 식당에서는 1인분에 한국돈 16만원에 달하는 덮밥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한국돈 만원정도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조금 양질의 재료를 섞어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북부 홋카이도 한 스키장 푸드트럭에서는 장어덮밥과 닭꼬치 덮밥이 각각 3만 천원과 1만 8천원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푸드 트럭 주인은 손님의 95%가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조차 이런 가격에 놀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렇게 음식을 현지인들과 차별해서 판매하는 바가지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추세가 일본의 물가를 올리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아예 일본 현지인과 외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따로 두자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그것에 합당한 요금체계를 갖추자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에게는 제대로된 가격을 받고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가운데서도 한국인들은 그야말로 봉 취급을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얼마전 일본을 여행하던 한국인 유튜버가 사전에 예약한 호텔에서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숙박을 거부당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여행객은 호텔에 도착해 직원에게 영어로 예약했다고 말하자 직원은 일본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못한다고 말하자 일본어를 할 수 없으면 숙박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하자 이번에는 일본 목욕탕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느냐는 등 요상한 질문을 한 뒤 또 다시 거절했다는 소식입니다. 일본인 중에는 한국인이 너무 많이 온다면서 제발 다른 나라로 가줄 수 없냐는 말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한국 관광객을 우습게 알고 홀대하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너무 일본을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통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한국인입니다. 지난달 그러니까 2024년 1월 일본을 찾은 방문객 가운데 한국인이 31.4%인 85만여명으로 타국 관광객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위 대만인과 3위 중국인들에 비해 두배정도 많은 것입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지난해인 2023년 같은 기간보다 52%정도 늘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끊임없이 한국인을 조롱하고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빨리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기를 쓰고 일본으로 가려하는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일본인들도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와서 불편하니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태국 등지로 가면 안되겠느냐는데 왜 굳이 일본으로 달려가는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며칠 안 있으면 3.1절인데 말입니다. 3.1절을 낀 삼일 연휴에 또 일본으로 대거 달려가겠죠. 지진에다 화산폭발의 위험을 항상 안고 있는 일본인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가야만 하겠다는 의지는 마치 고향찾는 그런 마음자세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쩌겠습니까. 자기 돈내고 자기가 가겠다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는 티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창피하니까요.
2024년 2월 2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