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추방 -Expelled From Paradise-
- 줄거리
'나노 해저드'라 불린 사태에 의해 폐허가 된 2400년의 먼 미래의 지구에서 대다수의 인류는 전뇌세계 '디바'에서 유사 인격으로서 살아간다. 육체를 버리고 전자화되어 가상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상공간에 [프론티어 세터]라고 주장하는 자의 부정접속이 디바의 치안을 위협한다고 생각한 관리자들은 지상으로부터 크래킹이 행해졌다고 판단, 사건을 해결하고자 프론티어 세터를 찾아내기 위한 작전이 펼쳐지고 디바의 시스템 보안 요원들을 지구에 보내면서 그 요원 중 [안젤라 발자크]와 지상 임무를 돕기 위해 고용된 지상에서 살아가는 에이전트이자 옵저버인 [딩고]가 함께 사건을 파헤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구에 보내진 요원들은 가상세계에서 나와 현실 세계(지상)에 내려오기 위해서 DNA정보를 기반으로 복제인간을 만들고 그것에 인격, 기억과 같은 추상적인 부분인 퍼스널 데이터를 옮긴다. 안젤라와 딩고는 공적을 위해 가장 먼저 내려와 정보수집을 시작한다. 정보 수집 중에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화학물질 거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추적하자 상인과의 접선 장소에 나오는 거래 상대는 모두 원격조종 로봇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딩고와 안젤라는 그 로봇들을 미행했고 프론티어 세터를 자칭하는 로봇과 만나게 된다. 이 로봇은 사람이 원격조종하는 로봇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A.l 라고 밝힌다. 안젤라와 딩고는 이프론티어 세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구를 떠날 계획을 하고 있으며 디바에 사는 신인류에 대한 적의가 없음을 깨닫고 위험요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다. 안젤라는 디바로 돌아가 이 사실을 중앙에 알리지만 이들은 프론티어 세터가 디바에 관리하에 둘 수 없는 불확정 요소로 보고 제거 명령을 내린다. 이에 안젤라는 이를 거부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반역죄로 구속된다. 자신 때문에 안젤라가 구속된 것을 알아챈 프론티어 세터는 딩고와 함께 안젤라를 구해낸다. 프론티어 세터는 안젤라와 딩고에게 같이 지구를 떠나자고 하지만 둘은 거절한다. 인류를 한 명도 데려갈 수 없다면 의의가 없다며 실망하는 프론티어 세터에게, 딩고는 프론티어 세터에게 인류가 망각해버린 것을 간직한 프론티어 세터를, A.l를 인류의 자손이라고 말해준다. 이 말을 듣고 납득한 프론티어 세터는 우주로 여행을 떠나고, 전뇌세계라는 신인류의 낙원에서 추방된 안젤라는 딩고와 함께 황폐한 지구에서 살아가기를 결심한다. 그리고 이런 안젤라를 보며 디바는 보안국의 엘리트마저도 구 인류의 가치관에 감화되어 타락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며 안정과 번영을 위해 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와 대비되어 먼 항해를 떠나는 프론티어 세터가 노래하는 모습과 함께 이야기는 끝이 난다.
2.낙원추방에 나타난 철학적 흐름 및 느낀 점
낙원 추방은 만화 임에도 매우 무거운 주제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감정을 가지고 생각을 하는 자아를 가진, 인간과 비슷한 A.l, 데이터화되어 육체를 버리고 가상공간에서 메모리 정보로 살아가는 신인류, 그리고 클론, 낙원 추방에는 인간으로서의 정의를 애매모호하게 하는 존재가 많이 등장한다. 생물학적인 시각으로는 인간을 규정할 수 없게 되었으며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 의의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게 된다. 작중 마지막 부분에 딩고는 A.l인 프론티어 세터에게 인류가 망각해버린 것을 간직한 인류의 자손이라는 대사를 한다. 자아를 가지고, 감정을 가지고, 생각하는 A.l를 인간으로 인정함과 동시의 인간의 정의선에 들어오는 장면이다.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이 만화는 ‘인간’을 영장목 사람과 사람속에 속하는 사람인 구체적 존재에 틀에 한정 짓지 않고 다각도의 인간, 즉 전뇌화 인간, 인공지능은 물론, 복제인간인 클론도 속할 수 있는 인간 공동체적 집단으로써의 ‘인간’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디바를 통해 신인류는 자원부족 문제와, 인구과잉 문제들을 해결하고 육체로부터 해방되어 지각의 한계를 초월하여 인식의 범위를 넓혀가는 등 급속한 발전을 했다. 98%의 인류만 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2%의 인류는 왜 육체의 속박, 병, 사고 등으로의 위험을 껴안고 98%의 인류가 떠나고 나노해저드 때문에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안젤라도 딩고가 왜 구세대적인 삶의 형태를 고수하는지 이해가 되지않아 딩고에게 디바 이주를 권유하지만 거절당한다. 딩고가 거절한 이유는 디바의 ‘체제’에 있었다. 디바는 가상공간으로 언뜻 보면 무한한 공간같지만 연산처리자원의 유한성 때문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모든 것을 유용성으로 파악한다. 마치 게임의 업그레이드 개념으로 유용성이 높으면 메모리를 더 할당시켜 더욱 고해상도, 고밀도의 정보량을 가진 개체로, 유용하지 않은 것은 메모리의 할당량을 줄이거나 삭제하여 더욱 유용한 개체에게 메모리 공간을 양보하게된다. 디바는 신인류의 자유를 통제하고 모든 것을 상황에 따라 결정시킨다. 사회 기여도에 따른 차별대우는 덤이다. 딩고는 이를 지적하며 디바에서는 출세에 집착하게 되며 뭘 손에 넣을 수 있고 뭘 할 수 있는지를 사회가 멋대로 통제하기에, 전뇌화한 사람들은 육체의 감옥에서 벗어났을지는 모르나 사회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힌 꼴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딩고가 지상에 남은 이유는 누군가에게 멋대로 심판 받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디바에 가면 더 자유롭다'는 디바의 거짓된 슬로건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육체의 속박으로 인한 많은 제약과 위험성은 있으나 딩고는 이를 감내하며 자유를 누린다. 인류의 다수가 있는 사회가 과연 가장 좋은 사회체제일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하며 많은 결점을 가진 인간이 무결점의 사회체제를 만들어 완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마치 미래의 인류를 향한 숙제와도 같은 의문이 든다.
첫댓글 1.작품을 보지 못하여 세계관부터가 언뜻 이해되지는 않군요. 하지만 2번 항목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으로 보건대, 무엇이 인간인가하는 질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디스토피아 류의 애니메이션인 듯하네요. 이걸 바탕으로 생각해보면요. 인간의 범주에 다양한 존재를 포용하게 된 이유를 좀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예전에 우리가 인간 범주에서 배제시키던 사람들을 생각해봐야 하겠지요. 여성, 이민족들, 흑인 노예들, 노동자들, 소수자들 등이 어떻게 해서 인간의 정의에서 소외당했는지 등을 좀 더 차분하게 살펴보면서,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인간의 범주에 그 많은 이들이 포용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