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8 00:15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구단 프런트들이 참가한 윈터미팅이 17일 낮 12시부터 경기도 용인 한화 플라자콘도에서 2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01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은 이번 윈터미팅에서는 서울대 강준호 교수가 '한국프로야구의 위기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1시간30분 동안 강연을 했다. 이어서 8개구단 단장 및 운영, 홍보, 스카우트, 트레이너 등으로 나뉘어 2시간여 동안 야구활성화 방안과 아마추어야구 저변 확대, 야구 100주년 기념사업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친목을 다졌다.
이날 분임토의에서 운영팀들은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으로 2군 선수에게 출장기회를 늘려주기 위해 '룰5 드래프트제도'를 실시하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룰5 드래프트는 2군에만 머물며 1군에 승격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트레이드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것이어서 실무운영팀 회의에서 이런 논의가 나왔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여진다.
또 이들은 유명무실화된 외국인선수의 연봉상한제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또 야구복표 발행과 5인제 미니야구를 보급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8개구단 단장들은 내년 5월 중 프로 2군과 군팀 상무, 대학팀들이 참가하는 종합야구선수권대회를 열자고 제안했고, 홍보팀 회의에서는 경기 종료 후 구단에서 팬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논의했다.
스카우트협의회는 이전부터 줄곧 논의해왔던 대로 연고팀이 없는 제주도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신인선수 계약시 정밀 신체검사 의무화를 계약서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또 야구협회와 협의해 초등학교 야구대회에 연식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선수부상 방지 및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강 교수는 프런트 전원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프로야구가 진정한 프로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든 사고를 팬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내년 초 KBO 이사회에 정식안건으로 상정된다. 그러나 최종결정은 이사회에 달려 있어 룰5 드래프트제도와 외국인 연봉상한제 폐지 등 첨예한 이해가 걸려 있는 제도의 도입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환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