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5-10, 미키17 영화 관람
어머니와 영화관 가기로 약속한 날, 은영 씨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상영 시각이 오후 2시여서 산책할 시간을 내기는 어려웠다.
외출 채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는 곧장 차에 올랐다.
“엄마, 안녕하세요? 영화 보러 가요?”
“그래, 은영이하고 영화 보러 갈라고 엄마가 경로당에도 안 가고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전에 영화관에 들렀는데 조만간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영화관도 상황은 비슷한 듯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젊은 층에 보편화 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다 보니 지역 영화관이 줄줄이 폐업한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은영 씨는 매표소에서 표를 예매하고 팝콘과 음료를 샀다.
어머니는 매표소 직원에게 물었다.
“극장이 문을 닫는다면서요?”
“3월말까지 상영하고 폐관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4월 첫째 주까지는 상영 계획이 있어서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아요. 저희도 언제 문을 닫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극장 문 닫으만 인자 영화는 못 보는가요?”
“다른 곳에서 인수해서 다시 개관할지는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워낙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극장 없으지만 우리 은영이 심심해서 우짜겠노.”
어머니는 영화관 문 닫는다는 소식에 딸을 먼저 걱정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모녀가 추억을 쌓았던 곳이 롯데시네마였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그래도 오늘은 문을 열어서 다행이네요. 까딱 했으만 영화도 못 볼뻔 했구만.”
매표소 직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모녀의 표정에서 서운함이 뚝뚝 묻어났다.
영화 시작 전에 모녀는 화장실에 다녀왔다.
상영관 안에는 어머니와 은영 씨, 두 사람뿐이었다.
‘미키17’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반찬가게에 잠깐 들렀다.
오늘 저녁에는 어머니 입맛 돋울 봄나물과 구운 생선이 상에 오를 것이다.
2025년 4월 4일 금요일, 김향
그러게요. 하나뿐인 극장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은영 씨와 어머니께서 극장 가는 걸 참 좋아하시는데. 좋은 곳 또 예비하시겠죠.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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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네요. 극장이 문은영 씨와 어머니의 데이트 장소였는데... 아쉽지만 또 다른 곳을 예비해 주시겠죠. 건축은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유현준 작가의 말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