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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역 최승현 변요한 김종인 도경수 2326년. 인류는 과학 기술로 인해 '불로불사'와 '초능력'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초지능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의 자아는 전자화되어 저장중이다, 원하면 의식이 없는 인공적으로 복제된 신체에 접속해 물리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겐 더 이상 외모는 물론이고 나이와, 성별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고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사람과 기계를 식별하도록 하는 건, 로봇의 왼쪽 이마에 써진 바코드만이 유일했다. 인간은 더 이상 성관계를 맺지 않는다. 출산도 없었고 죽음도 없었다. 신체를 기계와 접합시켜 사용하거나, 용도 별로 자신의 신체를 만들어 두고 용도 별로 옷을 갈아 입듯 의식이 없이 누워 보관된 신체에 자신의 자아를 송출했다. 겉모습은 더 이상 사람들을 구분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들은 몸에 삽입된 칩으로 인적 사항을 주고 받았다. 몸은 죽어도 전자화된 자아는 죽지 않기 때문에, 살인의 의미도 상실됐으며 성관계가 없어져 성범죄도 없어졌다. 세상에 범죄가 하나 둘 씩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 쯤, '초지능'을 뛰어 넘는 '초인간'의 시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박사님이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승현은 요한의 사무실, 블라인드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말했다. "가능하다 뿐입니까...." 말을 끝마친 요한은 목이 타는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너무 반인륜적인...!" 승현이 요한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인륜? 인륜이라고 했습니까? 아직도 '인륜'이라는 단어가 통한 답니까?" 말을 끝마친 승현이 크게 웃는다. 저녁 어스름, 블라인드 그림자에 어두워진 사무실 안이 적막과 승현의 웃음소리로 짓뭉개 진다. 승현이 걸음을 뒤돌아 요한을 바라보며 이죽거리며 말했다.
"그들은 배가 고프고, 지치고 욕정을 느끼며 욕심을 부리며 때론 연민을 느끼기도 합니다. 과거 동물이랑 뭐가 다릅니까? 현재 짐승도 300년 전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인륜이요? '퇴보 인간'은 인륜을 느낄 가치도 없습니다." "그건 엄연한 사육...!" "'퇴보 인간'은 사람이 아닙니다. 더 나은 생물이 자신보다 못한 생물을 가축으로 삼는 건 당연한 겁니다. '퇴보 인간'이라고 뭐 다르겠습니까. 그들은 그저 자신의 욕구대로만 행동하면서, 이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름을 갖다 붙였습니다. 그럼 박사님의 구미를 당겨 볼까요, 시뮬레이션 해보는 건 어떨까요. 초기 인류로 말입니다. 발정하면 박고 배고프면 먹고 마려우면 싸는 그런 짐승같던 인류말입니다. 그들이 놀라운 지능을 가질 때 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박사님은 지구를 그 시간의 단면을 보게 될 겁니다. 미개한 과거 인류에게, 신 같은 존재가 되는 거에요. 우리는 시간의 단면 만을 바라 보면 됩니다." 승현은 담배를 비벼 끄고, 사무실을 나가며 말했다. "사흘 드리죠. 박사님이 하신다고만 하면 모든 조건은 완료입니다. 연락 기다리죠. 사흘 후에 보겠습니다." 요한은 힘이 풀려 앉았다. 진화한 더 나은 인류가, 발전하지 못한 인류를 가축처럼 사육하는 게..., 요한은 머리칼을 헤집었다. 이미 사람은 신의 영역을 뛰어 넘었다 여긴다. 종교가 사라진 지 오래된 땅이었다. 사람들의 종교는 이제 더 나은 '과학'일 뿐이었다. 요한은 블라인드 앞으로 걸어나갔다. 방대한 과거 인류를 배양, 및 사육화가 돌입한다면 잊혀졌던 인류에 대한 더 왕성한 조사가 가능할 터였다. 요한은 머리를 손으로 털다가 문을 확 열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지나치다 만난 조수에게 최승현 이사에게 당장 연락 넣으라고 명령하듯 말하고 그는 지하로 내려갔다. 미개한 과거 인류에게, 신 같은 존재가 되는 거에요. 우리는 시간의 단면 만을 바라 보면 됩니다. **** "도경수" 교실에 앉아 있던 경수는 뒤에서 부르는 종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왜." "수학여행 나랑 앉자고." 종인은 학교 벽면에 부착된 달력을 들추며 말했다. 2015... "아 존나 개빡치지 않냐? 아 시발 또 경주야..." 경수는 정말 짜증이 난 말투로 말했다. "미친놈아 그럼 달나라갈 생각 했냐." 종인이 너스레를 떨듯 대답했다. 경수는 툴툴대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야 초5때 부터 3번 갔는데 또 가면 4번이야..." "야 선양초 북영중 선양고 라인 다 4번째다." 초5때부터 절친했던 자신 또한 4번째라는 뉘앙스였다. "야 근데 니네 그거 아냐 경주 엎어지고 속초로 갈 수도 있대." 옆 분단에 앉아 있던 종대가 말했다. "헐 대박. 경주가 왜 엎어져?" 경수가 종대를 바라보며 물었고 종대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선양초 북영중 루트가 이 학교에 반이잖아. 그래서 쌤들 말론 기한 좀 많이 남았으니까 바뀔 수도 있다 하던데 아마 내일이나 빠르면 오늘 결정 날 수도 있는 거고... 왜 성규 교무실 청소잖어 회의하는 거 들었다는데?" "그래도 강원도가 낫다. 거긴 안 더울 거 아냐. 경주 너무했어 진심.맨날 가 맨날" 시끄러운 교실에 담임이 들어왔다. 담임 과목의 시간이었다. 담임은 수업 전에 전달 사항부터 돌렸다. "야 너네 수학여행 경주 안 간다- 속초로 바뀌었어."
아이들이 웅성거렸다. 담임은 아이들을 조용히 시켰다. "통신문 이따 돌릴 건데 미리 말하는 거거든. 우리 반이니까. 강원도 속초로 가고...일정은 따로 다 나왔는데 그것도 통신문 나오고 말해주면 되고. 맞다 니네 술 사오다 걸리면 뒈진다? 안 뒈진다?" 아이들이 익살스럽게 이구동성으로 장난스럽게 안 뒈진다~~~ 라고 소리치자 담임이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러면 다 뒈지는 거야. 니네 교감쌤도 같이 가는 거 알고 있냐? 술 사오지마 어디다 담아오는지 썜들은 다 안다. 그러지 말고...꼴초 새끼들은 담배 다 놓고 와라."
담임은 메모해 둔 것을 흘겨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남고에서 여자방 가지 말란 잔소린 필요 없고...니네 끼리 눈 맞을 거면 수학여행 끝나고 맞아라." 사방에서 야유 섞인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 쓰이지 않던, 큰 도시 하나 크기의 땅을 밀고 '퇴보 인간을 위한 사육장'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자연적 인간에 대한 조사가 활발하게 진행 될 터였다. 학자들은 눈을 밝혔다. 초인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첫 '자연 인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기계를 돌려, 몇백년 전 선조들의 유해에서 채취한 DNA를 복제하여 '자연 인류'를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류는 미니어처마냥 작게 축소한다. 축소된 자연 인류는, 사육장에 방생을 빙자한 사육에 들어가게 된다. 굶어 죽지 않게 동물을 풀고, 대가 끊기지 않게 여자와 남자에게 서로 발정제를 발라 놓기도 했다. 요한은 이루어져 가고 있는, 하나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축소된 인간은 수명 또한 줄어들었다. 3개월 만에 세대가 교체됐다. 장례 문화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본능대로 행동했기에, 사람들은 그들을 가축화하며 지켜 보는 것을 양심의 가책 삼지 않았다. 그들에게 '인륜'이나 '연민' '인권'은 철저히 분리된 단어였다. 더 빠른 세대 교체를 위해 수명을 좀 더 줄였다. 난폭한 인간 하나가 하루 밤 사이에 열네명의 사람을 죽였다. 촌락은 아수라장이 된다. 연구원들은 모두 '법규'의 필요성을 느꼈다. 미개한 그들은 서로를 침략하고 죽였다. 진 촌락의 사람들을 겁간한다. 피가 섞이고, 부족이 흡수된다. 전쟁이 심해질 수록 우두머리의 힘도 점차 커진다. 그때 하나 발견한 특이한 점이 있었다. 사람이 이성이 있고, 착하기 때문에 법이 생긴 게 아니라, 사람이 악랄한 힘을 가지니 법규가 생겨나 그 법규로 사람들 내리 누르며 통치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법이었다. 반(般)하는 세력이 나타나면, 법규와 다르지 않다고 여겨 죽였다. 성정이 난폭한 것들은 아녀자를 겁탈했단 이유로 죽였다. 촌락에서 난폭한 것들이 죽자 온순해진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촌락을 구성한다. 그들은 모두 온순하기에 어떤 통치든 순응했다. 학자들은 시간을 좀 더 빨리 돌렸다. 종교가 생겨났다. 어떤 문명이, 어떤 부족이 어떤 수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신화 내용이나 구성도 달랐다. 종교가 달라질 수록, 침체가 되기도 혹은 문화가 부유해지기도 한다. 종교의 기본 목표를 삼아 법규가 수정되기도 한다. 각 국가마다 생겨난 '법규'는 그 문명이 가진 신이 내린 '전언' 따위로 수정된다. 사람들은 법에 대해 더욱 두려움을 갖기 시작한다. 지옥이라는 존재와, 영혼이 사라진 다거나 어떤 상상의 짐승에게 뜯어 먹힐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왕권이 강화되고, 지배하는 세력의 힘이 점점 세진다. 세상은 이제 먹고 먹히는 상하 관계가 확실해진다. 통치 세력은 '신과 가까운 인간'이라 하여 칭송에 대한 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힘에 대한 의문을 품는 이는 없다. 사람은 본디 태어난 위치에 귀속된다. 바뀌려고 노력하지도, 바뀔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전언'이라는 게, 문명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네요." 요한이 한 촌락의 흥망성쇠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의 시대는 사라진다. 촌락은 우두머리가 신이 되어 그의 권력으로 통치 하려 했으나, 우두머리에 반하는 세력이 그들을 악마나 저승의 짐승으로 몰아가자, 촌락은 반란이 일어난다. 살아남은 사람은 가까운 촌락으로 도망가버린다. 살아남은 사람은 몇 없었다. 둘은 자연 인간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는 연구소 안에서, 홀로그램 모니터 안에서 이뤄지는 그들의 모습을 시시각각 체크했다. "'십계명'이라는 말은 압니까?" 승현이 유리 잔 속에 반짝이는 술을 흔들며 말했다. 얼음이 유리 잔에 부딪혀 짤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2018년 생입니다. 굉장히 오래된 기억이지만, 기억합니다. 제 이름도 성서에서 따온 이름인 것입니다." 나이를 따지는 게 무의한 시대. 사람은 불로불사는 물론 초지능을 가지게 된다. 가장 고령으로 분리되는 것이 20세기 후반에 태어난 사람들 이었다. 그들에게 출생 년도는, 어떤 문화를 피부로 체감 했는지 그것을 분류하는 척도가 된다. 승현은 술을 홀짝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종교가 그렇습디다. 중세엔 여성을 사람 취급도 안 하다가, 나중엔 '네 이웃을 사랑하라'면서 인권을 운운하기 시작하죠. 남성만 하던 사회생활이 바뀌면서 여자들은 찬란하게 자기 재능을, 능력을 뽐내기 시작합니다. 사회는 좀 더 윤택해 집니다. 사람들은 배가 부르기 시작하고 점차 문화의 수준은 아름답게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초인류'의 태동이죠. 초인류가 등장하기 전, 세상은 10년이라는 짧은 시기가 급격하게 차이 날 정도로 수많은 발전을 이륙합니다. 그땐 차 창문을 돌려서 열고 닫았으며, 디지털 카메라가 뭡니까 필름 카메라가 전부였죠. 자 10년 후에는 요?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무선 인터넷이 발전하기 시작하고 십년 후, 나노기술의 혁신으로 '초인류'의 태동이 아닌, 꽃 피울 시기가 다가옵니다. 당신이 그 즈음 태어났으니 그 후는 말 하지 않아도 알겠고..." 요한이 침을 꿀꺽 삼킨다. 좌우를 내리 누르는 듯한 목소리는 고막을 할퀼 듯이 낮고 음울졌다. "통치하는 데 종교만큼 요긴하고, 갖다 붙이기 편한 것도 없습니다. 맹목적이라는 단어가 그렇죠. 모순이 존재한다면 맹목적인 사람들에 의해 저지당합니다. 반감은 거세져도 별 수 있겠습니까? 가서 따지면 피곤만 하죠." 승현은 일어나 연구실을 걸어 다니며, 연구실 곳곳의 자연 인류의 대한 조사 기록들을 눈으로 훑어 보며 말했다. "퇴보 인류'는 그런 존재입니다. 자기 입맛대로 갖다 대기만 잘할 뿐이죠." 승현이 요한을 뒤돌아 보며 씨익 웃었다. **** "야 나 의자 뒤로 젖힌다." 경수가 뒤에 앉은 종대에게 말했다. 종대 옆에 앉은 시완이 야 확 젖혀 확 확 이러자 종대가 시완을 웃으면서 퍽퍽 쳤다. "야 김종인 임시완 깔릴 만큼 확 젖혀버려." "김종대 디져 김종인 스돕해라 아 야" 시완이 치대는 종대를 막아내고 앞에 앉은 종인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종인이 장난스럽게 끝까지 획 젖힌다. "아 쫌 김종인." 되려 당한 시완에게 모두 야유 섞인 웃음을 던졌다. 종인이 웃으면서 젖힌 의자를 약간 되돌려 놓는다. 시완이 기분 좋게 웃으면서 종대의 팔뚝을 때렸다. "야 너 진짜 개디졌어 김종대." 경수가 웃으면서 마이구미 하나를 뒤돌아 앉아 시완의 입으로 처넣었다. "야야 차 간다 좀 가만히 좀 있어라." "어우 야! 가만히만 있으면 수학여행이 뭔 재미가 있니! 한번 가면 오지도 않을 시간인데! 얘들아 더 막 놀아!" 건너 편에 앉아 있던 광희가 앙칼지게 경수의 말에 반문하자 버스가 웃음소리가 서렸다. 수학여행의 첫날. 버스가 그렇게 출발했다. * "개미쳤어 일정 누가 짰냐 와 첫날부터 산행잼 야 나 입에서 단내 나." 종대가 진이 빠져서 산을 오르며 말했다. "아 그러면서 김종대 산 개 잘타 와 다람쥐인 줄." 시완이 힘에 부쳐 흐느적거리며 걷다가 종대를 보며 말했다. "쟤 다람쥐 맞는 데? 누가 들으면 아닌 줄." 종인이 우스겟 소리 하듯 얘기했다. "야 니 근데 김종인 너는 존나 안힘드냐? 김종대보다 더 잘타 아 시바 다리에 힘 풀릴 거 같아"
경수가 종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완이 흘긋 종인을 보더니 말했다. "도경수 바보냐 김종인 육상했었잖아 산이라고 못 타겠냐. 그러니 도경수시발씨는 가던 힘든 길 계속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종인이 꾸역꾸역 걷고 있는 셋에게 가볍게 앞서 걸으며 말했다. "네 다음 좆밥들" "미친놈아 너가 비정상이지 아...숨었다 가면 안돼?" 경수가 주저 앉아 앞서 걷는 담임을 흘긋 쳐다 보다 말했다. "미친 어쩌려고." 종대가 묻자 경수가 말했다. "아니, 기다리다가 내려올 때 합류하면 되잖아."
"경수 너 그럼 여기서 스돕?" 종인이 묻자 경수가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 "아 시발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잖아. 쉴 시간도 안주고" "그럼 시완이랑 난 둘이 좀만 더 올라갔다가 올게." 종대가 시완의 팔뚝을 잡고 앞서 걷는다. 종인은 주저 앉은 경수를 이끌어 앞서 걷도록 한다. "쉴 데 찾아보자. 앉을 만한 데."
발걸음이 가벼운 종인과 다르게 경수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점점 종인이 앞서기 시작한다. 점점 가파르게 우는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경수야. 너 폰 좀 주라." 종인이 경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너 버스에 폰 두고 내렸지? 폰은 왜?" 경수가 종인에게 폰을 주며 말했다. 휴대폰을 받은 종인은 그저 배터리 뽑아두고 보관만 하자고 대답했다. 밧데리 껴두면 스스로 닳아서 방전되잖아 이렇게 말하며... 경수는 그러마고 수긍했고 둘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밟히는 낙엽들이 비명을 지르듯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밟혔다. 점점 더 날이 어두워 진다. "종인아 우리 슬슬 내려 가야 할 거 같아...종인아....종인아?" 경수의 말도 잠시 종인이 쉿 하며 입 모양으로 말하더니 검지를 펴 입술 앞에 갖다 대고 웃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경수가 보는 앞에서, 저 앞으로 던져 버렸다. "야 김종인....!" 종인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30분 줄게. 도망쳐봐. 정확히 30분 후에 해가 질 텐데 핸드폰도 없는 이 첩첩산중에서 누가 어떻게 널 찾을까?" 경수는, 7년을 같이 지냈던 절친한 친구가 아니라, 귀신이라도 본 얼굴로 종인을 바라보다가,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뒤돌아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모르긴 몰라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 승현이 단상 앞에 서 작은 칩에 대고 말을 하자, 장 내에 그의 소리가 크게 퍼졌다. 아마 마이크였으리라, "호명하는 자 앞으로 나오도록." "KAI962 고유 번호 07124 앞으로 나오도록." *** 경수는 미친 듯이 뛰었으나 이미 산행으로 힘을 뺀 데다가, 사람들이 없는 사중이라 미친 듯이 애가 탔다. 해가 점점 지기 시작하자 사위 분간조차 쉽지 않았다. 그때 맞은 편에서 사각거리며 낙엽 부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인기척만 봐도 느낄 수 있었다. "삼십분 준다고 했는데 25분만에 잡히는 게 어디 있어..." 강원도의 밤 하늘은, 소름 끼치도록 별들이 반짝였다. *** "본 안드론(Androne |Android와 clone이 합성된 단어. 안드로이드 로봇에 복제인간을 결합시킨 반은 인간이고 반은 로봇인 신인류)은 초인류의 앞날에 큰 공헌을 한 바가 있어 이 증을 수여함." 승현의 앞에서 종인이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 "자, 이제 내가 말도 안되는 말을 할 거야." 경수는 뒷걸음도 잠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진로가 막혔다. 이죽거리며 걸어 나오는 종인은 경수보다 빨랐다. "넌 그냥, 미래 인류에게 모체가 되면 되는 거야. 순순하게." 경수가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었다. 종인은 경수가 도망칠 때 마다 앞서 서서 입을 열었다. "네 DNA는 조각조각 분산해 아예 새로운 인간이 나오겠지." 경수가 귀신이라도 본 표정으로 흐르는 눈물도 닦지 못한 채 어둠으로 둘러 쌓인 산 중을 뛰어다녔다. 그러나 목소리는, 그곳이 어디든 들렸다. "네 모든 유전자를 해부할 거야. 도망쳐 봤자 거기서 거기일 뿐," 경수가 비명을 지른다. 종인에게 경수가 잡히는 순간, 별들도 산도 숲도 모든 게 사라진다. 초인류가 생기기 전, 자연 인류에 대한 단면 조사를 위한. 초인류의 자연인류 사육화 시뮬레이터가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그곳엔 인권도, 인륜도, 나이도 성별도 모든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없어진 사회였다.
------------------ 문득, 예전에 핫이슈였나 그때 글을 보는데 미래에는 불로불사에 초지능을 갖게 된다고 해요 한 2030년쯤인가? 그럼 초지능을 가진 초인류는, 자연인류를 복제한다는 명목하에 사육을 벌이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한번으로 여기까지 왔네용 맞다 복금 스크랩 풀지 않아요 대신 글삭 안하니까 와서 봐주세용! 종인이는 안드론, 기계와 복제인간이 결합된 신인류입니다 초인류인 요한과 승현과는 다른 개념이구요 자연인류는 경수뿐입니다 굳밤! |
첫댓글 성관계를맺지않다니..!
오..소재 진짜 좋다
탑...탑 ㅠㅠㅠㅠㅠㅠㅠㅠ
영원히살고싶다...ㅋㅋㅋ엄마아빠도 안돌아가시고 장기교체하면서 살고파
와.....영화로 ㅈ찍어도 대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