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년 VS 350만년.
공룡이 이 땅에 존재했던 시간과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해온 시간을 비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무의미하다.
350만년이라는 인류 존재 시계로 볼 때
공룡이 존재한 시간 1억5000만년은 영원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앞으로 1억4650만년을, 아니 100만년을 더 존재할 수 있을까. 많은 환경학자들과 미래학자들은 그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는 “인류 미래는 앞으로 1만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했고, 토인비 (Arnold Joseph Toynbee)는 “세계 3차 대전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언할 수 없지만,세계 4차 대전은 예언할 수 있다. 아마 그 때는 돌도끼를 들고 싸울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인류가 지금껏 이룩한 성취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류는 하느님 창조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 짧은 350만년 동안 공룡이 상상도 못하던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그럼 인류는 언제부터 이 땅에 존재했을까.
30여 년 전만 해도 세계사 교과서는 ‘아담 창조 시기’(인류 조상이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시기)를 약 200만년 전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1974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하다드 사막에서 ‘루시’(Lucy)가 발견되면서
그 기원은 350만년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갔다.
루시는 신장 1m 가량의 20세 전후 여성으로 직립 보행을 했으며, 뇌 용적은 작고(400ml) 약 350만년 전에 생존한 것으로 추정됐다.
루시라는 이름은 발견된 날 밤 조사대의 캠프에서 흘러나오고 있던 비틀즈 곡명에 유래한다고 한다. 창세기에서는 아담(남성)이 먼저지만, 고고학에선 최초 인류가 하와(여성)인 셈이다.
루시 이후, 인류는 아프리카를 떠나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퍼져 나간다.
하지만 문명의 첫 불씨가 당겨진 곳은 아프리카도, 유럽도, 오세아니아도 아니었다.
350만년의 끝자락에 문자를 쓸 줄 아는 인간이 살았던 곳은 아시아의 서쪽 끝, 유럽의 동쪽 끝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지금의 이라크, 이란이 위치한 지역)이었다. 이곳에서 살던 인간들이 일을 냈다. 문명을 탄생시킨 것이다.
학자들 마다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곳에서 인류 최초 문명이 탄생한 시기는 대략 기원전 3500~3000년경으로 추정된다. 이 문명을 세운 이들이 수메르인(Sumerians)들이다. 이들은 당시 세계의 중심 도시, 우르(Ur)를 건설한다.
성경을 주의 깊게 읽은 이들이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다. 우르라는 도시는 창세기, 역대기 상권, 느헤미야기 등에 총 5회 나타난다.
우르는 하느님이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면서 “나는 주님이다. 이 땅을 너에게 주어 차지하게 하려고, 너를 칼데아의 우르에서 끌어 낸 이다”(창세 15, 7)라고 말한 그 우르이며, 동시에 아브람의 고향이기도 하다(창세 11, 31; 느헤 9, 7 참조).
따라서 아브람, 유대민족의 조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당시 우르의 문화(수메르 문명)를 들어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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