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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의원 보좌관 박모씨가 구속되었습니다. SLS 그룹 이국철 회장에게 7억여 원,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 5천만 원 등 9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습니다. 이상득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9억 원의 돈을 받아 구속되었는데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었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짜 이상득 의원은 모르고 있었던 일이었을까요?
■ 배달사고인가? 아니면 모르쇠 전법인가?
정치권에는 ‘배달사고’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정치 실세에게 뇌물을 주려고 했는데 중간에 돈을 전달하는 사람이 그 돈을 꿀꺽 해먹는 경우를 말합니다. 과연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 돈을 받은 것도 이런 배달 사고일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그 이유는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 받은 돈이 이상득 의원실 여직원 2명의 계좌를 거쳐 갔기 때문입니다. ‘배달 사고’는 돈을 받은 사람 혼자만 알고 있어야 뒤탈이 없는데, 의원실 여직원의 계좌를 통해 돈이 오갔다면 분명히 여직원도 알고 있었거나 증거가 남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형님 돈을 무려 9억 원이나 일개 보좌관이 빼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상득 의원은 6선 의원입니다. 국회의원을 6번이나 하는 인물이 자신의 수하에 대한 관리를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말은 그의 정치 경력으로 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 받았다는 돈은 분명 이상득 의원을 보고 준 돈이었고 그 돈은 이상득 의원의 비밀계좌나 금고로 정확히 들어갔을 것입니다. 보좌관은 단지 희생양이자 총알받이였을 뿐입니다.
■ 검찰의 이상득 조사를 막았던 청와대
저는 이번 이상득 의원 보좌관 구속이 이상득 의원의 구속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지난 6월에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에 이상득 의원이 연루된 사실을 알고 수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청와대가 반대하여 이상득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무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명 ‘박태규 리스트’로 불리는 로비스트 박태규가 정치권에 청탁했던 인물 중에는 이상득 의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부실 은행이었던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이 각각 500억 원씩 투자했던 이유로는 이상득 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부산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에 대한 구명로비에도 이상득 의원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절친인 이웅렬 코오롱회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을 잘 봐달라는 부탁을 했던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한 정황이 쌓이자 김준규 당시 검찰 총장이 청와대에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상득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를 무산시켰고 지금에서야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 구속되었습니다.
이상득 의원의 조사를 청와대가 막은 이유는 당연히 측근 비리로 이상득 의원이 조사받는다면 이명박 대통령까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상득 의원 조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청와대의 압력에 굴복한 검찰이 손댈 수 없는 성역입니다.
■ ‘이상한 이상득’ 의원이 지배하는 이상한 대한민국
이상득 의원의 인생을 보면 참으로 이상합니다. 우선 그의 병역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상득 의원은 고교 2학년 때 육사에 입교했습니다. 그리고 골절로 퇴교 후에 고교 3학년으로 복학한 후에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했습니다. 나중에 수년이 지나고 코오롱 회사에 다니면서 (왜 코오롱 회장과 절친인 줄 아시겠죠) 하루 만에 입대와 전역을 해냅니다.
지금은 병무청 관계자도 모르는 ‘부대종군자처리’라는 명목으로 그는 1963년에 제정된 법을 가지고 1962년에 면제받았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병역면제라는 항목을 쉽게 구분하지 않도록 바뀐 병무청 시스템 ⓒ병무청 화면 갈무리 |
육군사관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군필이 된 이상득 의원의 장남도 허리디스크로 면제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예전에는 한눈에 알 수 있었던 화면이 요상하게 바뀌어 버렸습니다.
근거 법안을 병역담당자도 찾을 수 없는데 자신은 떳떳하게 법대로 하루 만에 입대와 제대를 했다는 그의 군필은 지금도 병무청의 신화로 남아 있습니다.
이상득 의원은 영포라인과 친이계의 대표입니다. 그가 단순하게 어떤 라인의 대표만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대처럼 권력에 반하는 인물들을 조사하고 사찰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부끄럽기까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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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맥쿼리인프라를 통해 이명박, 이상득 형제가 엄청난 재산을 뒤로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맥쿼리는 대한민국 전역에서 민자고속도로 및 터널, 대교에 투자하면서 수천억 원의 세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맥쿼리를 주목하는 것이 맥쿼리가 투자한 각종 공사는 최소 10년에서 25년까지 국가에서 매년 손실액(?)을 보장해주도록 계약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돈이라면 이상득, 이명박 형제는 퇴임 후에도 정말 떵떵거리며 살 수 있습니다.
이상득 의원 조사를 왜 검찰과 청와대가 막을까요? 답은 뻔합니다. 그를 조사하다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연루된 각종 의혹과 비리가 엄청나게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으로 이상득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운명입니다. 형이 구속되면 동생도 반드시 구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 독재국가처럼 권력자의 가족이 온 나라를 말아먹고 있어도 대한민국은 그들을 건들지 못합니다. 자신의 보좌관이 9억 원의 돈을 받았는데도 내년 총선 불출마 보도가 오보였다고 화를 냈던 자가 대통령의 형이자 대한민국 정치권력의 핵심입니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자유를 억압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형은 내 운명이라며 이상득 의원을 보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형제가 아무리 용을 써도 결국 같은 교도소에서 지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니면 함께 해외 탈출? 저는 카다피 가족의 죽음과 체포를 보면서 이상득, 이명박 형제의 미래를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