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30일 토요일
기독교통일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감사예배에 참석하고…
내가 이 학회에 참석한지 약 3년이 되었다. 친구 송영윤 목사의 소개로 회원가입을 했다. 그의 고등학교 은사인 최현범 박사가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단체였기 때문이다. 그분은 오늘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지난 4년간의 회장 임기를 마쳤고 신임회장 이수봉 박사가 선출되었다.
나는 2024년 8월부터 학회의 행사 영상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리는 일을 맡아왔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자료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예빈 전도사를 만났다. 그는 오늘 행사에서 그간의 학회 활동을 영상으로 제작했으며, 영상 제작에 소질이 있다. 나는 동역자를 만난 것 같아 기쁘다.
다음은 오늘 행사를 촬영하면서 느낀 소감이다.
행사는 1부 감사예배와 2부 발제, 그리고 3부 식사와 친교로 진행되었다. 1부 예배에서 김관선 목사의 설교가 기억에 남는다. 산정현교회의 원로인 김목사는 본 학회의 후원이사장이기도 하다. 그 설교의 대략은 다음과 같다:
김관선 목사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다녔던 충현교회 마당을 이제는 손주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고 감격을 나누었다. 그리고 김창인 목사가 눈물로 북녘 지명을 부르짖던 북한 선교의 유산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자신의 사역 기간 내내 주일 예배의 개회기도에서 북한에서도 예배를 드릴 수 있기를 끈질기게 기도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과거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반공·멸공’의 적대적 이분법과 힘의 논리가 북한뿐만 아니라 이웃, 심지어 교회와 가정에까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이기적인 갈등을 심어주었음을 깊이 성찰한다. 그리고 로마서 12장 말씀을 통해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함을 역설한다. 이제는 그런 적대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원수까지도 품으셨던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남북 관계와 우리 이웃 속에서 ‘평화와 화목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자는 권면이 마음에 깊이 흘러든다.
김관선 목사의 설교는 언제나 자연스러운 대화를 듣는 기분이다. 마치 카페에 앉아서 그 동안의 경험을 들려주는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아마 목회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 있는 분명한 철학과 소명의식이 나도 모르게 마음에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참 귀한 선배 목회자다. 그러니까 산정현교회에서 31년 4개월의 긴 시간 동안 사역을 하신 것이리라.
2부 행사에서는 먼저 몇 분의 축사가 있었다. 영상으로 축사를 보낸 분은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복 목사였고, 이상숙 박사(고문)의 축사는 부회장 권성아 박사가 대독했다. 현장에서는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와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가 축사를 전했다.
박종화 목사(1945년생)의 축사가 마음에 깊이 다가왔다. 박목사는 통일을 나무에 비유했다. 통일이 줄기라면, 뿌리는 정치적으로는 민족이요, 신학적으로는 그리스도다. 그리고 그 열매는 평화라고 설명했다. 모두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거장의 시각을 공유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추구하고 수고하는 일이 어떤 의미이며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명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위대한 원로는 우리에게 송창근 목사(1898~1951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송목사는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펼치고 해방 후 산정현교회 등에서 사역하며 한국 기독교 장로회 및 한신대학교의 기반을 닦은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목회자이자 신학자인데, 한국전쟁 때 납북되었다고 한다. 박목사는 송목사로부터 받은 교훈을 소개했다. ‘벽이 무너지면 문이 된다!’ 그리고 거기에 이렇게 덧붙였다. ‘벽도 무너뜨리면 길이 된다!’ 기독교통일학회는 벽을 무너뜨려서 평화를 만드는 길을 내자고 권면했다.
박목사는 우리가 평화를 만드는 일을 위하여 수고하는 것은 맞지만 그 평화는 미래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통일학회를 빨리 문닫고 평화학교를 새로 만들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나라를 미래에 올 어떤 세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미 시작된 나라라고 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원로의 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감사를 표했다.
기념발제는 세 사람의 회장이 맡았다. 설립회장인 주도홍 박사, 명예회장인 안인섭 박사, 그리고 현 회장 최현범 박사다. 이 세 발제는 모두 35분 정도의 짧지만 본 학회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과제와 비전을 잘 보여준다. 이예빈 전도사의 수고로 그 영상이 공유될 때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다.
특히 설립회장 주도홍 박사의 발제를 들으면서 나는 몇 가지 도전을 받았다. 먼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한 최신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본 학회와 밀접하게 관련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통일과 관련하여 남한의 태도를 깊이 반성할 필요를 언급하면서, 요새 K-컬쳐가 세계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것이 언제 비판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주도홍 박사는 한국교회가 교만한 자세로 통일문제를 다루면 북한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들을 진정으로 형제로 여기고 있는지를 반성하자고 교회에 당부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예수님의 길을 가자고 권면하면서, 예수님은 죽음의 길에서도 강도와 동행하셨는데, 예수님이 강도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예수님은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용서하셨는데, 예수님이 간음을 좋아해서 용서하신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은 우스우면서도 양심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다. 한국교회는 김일성의 손에 성경을 쥐어 준 빌리그래함의 길을 가야 하며, 평양을 오가며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제일교회를 세운 김상복 목사의 길을 따르자고 권면했다.
다음은 그 발제문의 일부다.
통일을 원한다면 평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평화 없는 통일은 통일 이후에도 분열과 갈등과 엄청난 재난이 될 것이다. 통일을 미리 당겨 맛보자. 천국을 미리 당겨 맛본 자만이 천국에 갈 수 있다. 계속적으로 원수 삼다가 천국에 갈 수 없다. 원수와의 평화를 맛볼 수 있는 자가 통일을 맛보게 되고 통일 후에도 평화라고 하는 아름다운 열매를 누리게 된다(박종화 목사와 같은 생각이다).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천국을 맛보지 못한 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너무 갑작스럽게 천국에 가면, 돌아버린다! 적응이 안 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마 ‘네가 편한 데로 가라!’ 그러실는지도 모른다.
나는 주도홍 박사의 이야기가 마치 점심 때 먹은 홍어회처럼 상큼하고 푸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행사는 20주년 기념 선언문 발표와 감사패 수여, 기념도서 소개 순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이 학회를 통해서 신학자들뿐 아니라 각계의 학자들과 목회자들이 통일을 위해 협력하는 아름다운 마당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CTS 라이브 영상을 아래에 소개한다:
https://www.youtube.com/live/uOBo5G0lcls?si=1-WdvfdTgudoxvua
💡 참고: 주도홍 교수의 20주년 기념 발제문 핵심 요약
전체 발제문의 주요 논지와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하여 공유합니다.
1. 과거: 기독교통일학회 설립의 배경과 독일 교회의 교훈
첫댓글 기독교통일학회 설립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큰 은혜를 누리고 왔습니다.
김관선 목사, 박종화 목사, 주도홍 박사 등
교계 어른들의 메시지를 통해
'지금 여기에서 평화와 천국을
미리 맛보아야 한다'는 소명을
다시금 가슴에 새깁니다.
오늘 행사를 촬영하며
평생을 진지하게 살아오신 분들의
말과 품격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의 삶에서 배어 나오는
향기가 참 향긋하고 그윽하여,
나도 하루하루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며
닮아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신임회장 이수봉 박사님과 함께
학회가 만들어 갈 평화의 길을 기도로 응원하겠습니다!
후속 영상이 공유될 때 많은 분께 감동이 전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