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추절 성령 강림은 획기적 사건
서로 다른 절기 아닌 같은 날… ‘교회 창립일’ 기억하고 지켜야
대다수 신앙월력(총회에서 발행하는 달력을 포함하여)에는 맥추감사절과 성령강림주일이 함께 기재된다. 마치 이 두 가지를 다른 절기로 지켜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령강림주일은 부활절 후 50일째를 맞이하는 주일이다. 맥추감사주일은 한국교회에서 양력 7월 첫째 주일로 지킨다. 그래서 2013년을 예로 들면 성령강림주일은 5월 19일이고, 맥추감사주일은 7월 7일이다. 사실 성령강림주일과 맥추감사주일은 원래 같은 날인데도 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맥추감사절을 지키는 교회보다 성령강림절을 지키는 교회가 적다는 사실이다. 소위 개혁신앙을 말하는 우리 교회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스라엘의 3대 절기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켰던 3대 절기는 유월절(무교절), 맥추절(초실절), 초막절(수장절)이다.(출 23:14~16, 신 16:1~17) 이 절기들은 모두 출애굽과 관계된다. 물론 성경 전체로 볼 때 이 절기들은 결국 예수님과 연결되어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하여 완성된다.(골 2:16~17)
유월절은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리신 10가지 재앙 중,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해방되던 날 밤에 임한 마지막 재앙인 장자 재앙과 관련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라서 죽음의 저주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은 사건을 기억하는 절기가 바로 유월절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유월절에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고 죽으심으로, 유월절을 완성하셨다. 예수님께서 세우시고 명하신 대로 성찬식을 잘 수행하는 것이 신약의 유월절을 잘 지키는 것이다(눅 22:14~20).
맥추절은 유월절이 지나고 50일 째 되는 날에 지킨다고 하여 오순절이다. 이스라엘에서 초실절은 한 해 추수의 처음열매를 거두는 시기로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출 23:16, 34:22, 레 23:17, 민 28:26)이며, 보리와 밀을 추수하고 지키는 감사절이다. 다른 이름으로 맥추절 또는 칠칠절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므로 칠칠절과 오순절과 초실절과 맥추절은 하나의 같은 절기이다.
그리고 3대 절기 가운데 마지막은 초막절(장막절)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스라엘의 3대 절기는 출애굽 사건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오늘날 유월절이나 초막절이나 안식일이나 월삭이나 할례를 지키지 않는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성취되었기 때문이다(마 5:17, 롬 10:4, 골 2:16~17).
교회와 4대 절기들
우리는 출(出) 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출(出) 세상(별세, Exodus·눅 9:31)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며, 주님으로부터 부름 받은(에클레시아) 주님의 몸 된 교회이다. 따라서 우리 교회는 출애굽과 관련되어 있는 유월절과 맥추절과 광야생활의 초막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관계된 십자가와 부활을 중심으로 절기로 지키고 있다.
예수님과 관련된 절기로는 대표적으로 성탄절과 부활절(사순절)이 있다. 그리고 예수님을 증거하고 믿게 하고 교회를 출발케 한 ‘성령강림절’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초림과 재림)을 기다리며 기념하는 ‘대림절’(대강절, Advent))을 지켜야 한다. 성령강림절은 소수라도 지키고 있지만, 대림절을 지키는 교회는 사실상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다른 절기들은 이미 성취된 것을 기념하는 것이지만, 주님이 다시 오시는 재림에 대한 신앙은 더욱 강조하여 가르쳐야 할 것이다. 신약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된 이 구원의 역사들을 알고 기념하며 누리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림절과 성탄절과 부활절과 성령강림절을 교회의 4대 절기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맥추절로 모이는 자들이 아니라, 성령강림절로 모이는 자들이어야 맞다. (행 2:1~4)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전통적인 오순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모였던 수많은 유대인들이 성령의 역사와 방언 설교에 은혜를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고, 그 결과 신약교회가 탄생하였다. 그래서 구약시대의 오순절이 성령강림절이 되었고, 그 날이 교회의 생일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이다.
맥추절을 성령강림절로!
어떤 교회는 자신의 ‘설립일’은 성대하게 기념하면서도, 정작 교회의 ‘창립일’인 성령강림절(교회의 생일)은 어처구니없이 기억도 안 한다.
이 절기를 소홀히 함으로써 우리는 참으로 풍성하고 충만한 은혜를 간과해 버리게 되고, 성령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앙고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은 구원을 받는 시대이다. 베드로의 설교로 3000명이나 회개하고 돌아오는 풍성한 복음의 추수가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는 이 추수기가 끝나가고 있는 때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령강림절 대신 구약의 맥추절만 지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성령강림은 단순히 능력의 부으심이나, 영적인 열광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이 모든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임하고 가시화되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맥추절의 성령강림이 없었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일회성 사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성령강림, 그리고 나아가 그리스도의 재림과 더불어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는 구속역사의 핵심이다. 성령강림주일을 전후하여 성령 하나님의 성품과 성령의 열매 그리고 은사와 사역들을 바르게 아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첫댓글 성경을 올바르게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