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들 계신가요? 저는 아주 얍삽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우선 편지 보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오늘이 2월 23일이네요, 원래 계획대로 하면 지금쯤 댑따시 무거운 군장을 메고 걷고 있을텐데 비가 와서 내무실에서 군법에 대한 VTR시청을 하고 있어요, 내무실에 있으면 편하긴 한데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암튼 한가지를 오래 하면 참으로 힘들어요, 이게 시나브로에 보내는 세번째 편지네요. 학교 다닐 때 다른 친구들이 군대라면 한두통 쓰던데,,,,, 저는 할 일이 없고 편지 쓸곳이 없어서 이렇게 자주 쓰게 되네요.^^; 이해해주세요.
혜림이한테 편지가 왔는데 3일에 O.T한다구요? 와!좋겠다, 저두 참석하고 싶네요, O.T참석한게 진짜 며칠전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네요, 갔음좋겠다, 진짜로,,,,남아있는 동기들도 보고 후배들도 보고,,,아~~보고시포~라!! 지금 흉학한 조교들의 감시를 피해서 몰래 몰래 편지쓰고 있는 중이에요, 이 스릴!! 느껴본 사람만이 진짜 남자죠!!^^; 군대 이야기 지겨우시죠??대신에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해드릴께요, 때론 즐겁고 따론 더러운 이야기,,Coming Soon.....
우선 더러운 이야기,,,,며칠전에 구급법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구급법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건 없고 인공호흡법 (휴~`조금전에 소대장이 기습 공격해서 진짜 큰일날뻔 했네요~~^^;)다리.팔 고정법 같은거 배우는 거에요, 우리 내무실에 덤앤더머가 있어요,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게 모두 얼빵하거든요, 그 2명이 시범조로 뽑혔는데,,,,사건은 여기서부터.. 한 사람이 입소식 이후에 칫솔을 잃어버려서 그 이후에 한번도 이를 닦지 않았데요,,글쎄 소대장은 당연히 그 사실을 몰랐죠, 그 시범조에게 구강대 구강 호흡법을 시키는 거에요, 그 순간 굳어지는 그 두명의 표정, 장난아니었어요, ^^; 애들은 키득키득 웃고 정말 한편의 코믹쇼였다니까요, 더러운 이야기의 두 번째 주인공은 유감스럽게도 저네요, 군에 와서 저 엄청 더러운 인간으로 변했어요, 샤워는 3번 시켜줬는데 목욕다운 목욕은 1번도 시켜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에 그리고 몸 구석구석에 아주 예쁜 때가 칩거하고 있습니다, 진짜 손에 때가 더덕더덕,,,,손톱에는 시커먼 때..참 입대전의 깨끗한 내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꼬질꼬질한 얼굴만이 거울에 비치네요, 깨끗하게 씻는다고 식사하고 또는 시간나는대로 씻었는데도 때가 끼네요, 내복도 입고 지내는데 보름에 1번정도 아니 정확하게 1번 갈아입었어요, ^^; 어휴~~더러워!!라고 말하시는 분 계실거에요, 그런데 군에 오게 되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어요, 겨울이어서 옷도 잘 마르지 않고 스팀도 잘 넣어주지도 않고,,,모든 상황이 절 미개인으로 만들어요,,^^; 하지만 이는 식후에 항상 닦는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나!!좀 치사한 이야기이긴한데,,,그래도 해 드릴께요, 진짜 이야기 하기 좀 그런데,,,제가 믿는 종교가 불교거든요, 그런데 기독교에서 세례식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날 참석하면 햄버거에 콜라에 문라이트 펜 (불빛이 나와서 밤에 편지 쓸 수 있는 최고의 펜)을 준데요, 그래서 나쁜짓인줄 알면서 세례식에 참석했어요, 햄버거나 콜라 때문이 아니라 문라이트펜 때문에 시나브로인들게 편지쓰기 위해서 노래부르고 누군가가 머리에 손을 대고 뭐라고 뭐라고 하더라구요, 잠시후 세례식 선물로 성경책. 펜, 뺏지를 주데요, 그때까지 먹을건 안 주더라구요, 또 몇분이 흘렀을까! 맨 앞줄에서부터 빵과 콜라를 1개씩 정말 1사람에 1개씩만 주더라구요. 드뎌 내가 받을 차례,,그런데 이게 웬일!! 조교가 빵이 담겨있는 상자를 제 옆에 놓고 가는게 아니겠어요, 도둑놈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겠더군요, 뭇 조교들의 눈치를 보면서 몰래 빵 1개를 먹었어요, 제과점 꽈배기!! 입에서 살살 녹더군요,
아~~한개가지고는 절대 양이 안차더군요, 그래서 몰래,...이번엔 아주 대범하게 3개를 집었어요, 아~~그 때의 뿌듯함,,캬~~이번 역시 꽈배기 2개,,소브루 1개,, 원래 종교활동시간에 주는 빵은 제과점 빵이 아니라 과자회사 빵이거든요, 맨날 맛없는 과자회사 빵만 먹다가 제과점 빵을 5개씩이나 먹으니 진짜 미치겠더만요, 차원이 틀려요, 차원이,,,아!! 지금도 입에서 맴도는군,,,,음야~~맛있게 먹고 나니깐 여기가 기독교였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어요,,^^;그래도 빵은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아따! 쫌 쑥스럽고만,,,
참!!훈련의 극치인 화생방 탈출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화생방 훈련한다고 방독면 쓰고 나오라고 하데요, 사실 화생방 훈련이 진짜 받기 싫었거든요, 약간 두렵기도 하고,,,그래서 용감하게 "소대장님!! 저 가흉수술 했었는데 이 훈련받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어요, 소대장왈 "그럼 훈련 받으면서 쓰러져, 내가 책임 질테니까!" 아이고,,이번 훈련을 받아야 하는가 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터벅터벅 화생방 실습장까지 걸어갔지요,,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T.T실습장이 200m정도 떨어져 있는데 그 길이 왜그케 길게만 느껴지는지,,,진짜 몇 시간동안 걸은 것 같았어요, 실습장에 도착하자마자 소대장왈 " 230번 김태경 넌 열외다." 가뭄에 한 줄기 비같더군요, 친구 아니 동기들은 실습장에서 나옴과 동시에 구역질에 땅에 닿고도 남을 정도의 길이의 콧물, 침물, 눈물이 질질 흘리더라구요, 나옴과 동시가 아니라 그 속(화생방 실습장)에서부터 그랬다구 하더라구요, 그 모습이 칠뜨기 같더라구요, 웃음은 막 나오는데 소대장이 옆에 있어서 웃지도 못하고,, 우리 내무실 어느 동기는 화생방 실습장안에서 조교 밀치고 나오려다가 엄청나게 밟혀서 피나고,,아무튼 진짜 구경하는거 재밌더군요, 동기들이 "사나이가 화생방 실습도 안하냐!"라면서 빈둥대긴 하지만 그래도 안한게 다행인거 같아요, 참!! 며칠전에 불교 종교활동가서 TV봤어요, "쇼!! 뮤직탱크" 코요테, 모르는 여자가수, 그리고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그날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컴백무대더군요, 그런데 놀랐어요, 군대 온 후로 옷은 군복밖에 없는 줄 알았고 머리는 시커먼 스포츠 형 밖에 없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TV를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여, 귀걸이에 목걸이 그리고 형형색색의 염색한 머리, 진짜 다른 세계를 구경하는 것 같데요, 나도 염색 자주하고 목걸이도 걸고 다녔던 때가 있었다는 걸 입소한 후 아주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35여일을 지냈더라구요, 아~~진짜 담하나 때문에 이렇게 지내야만하다니,,,"쇼!! 뮤직탱크"본 후에 뉴스도 뫘어요, 뉴스도 재미있더군요, 참!!저희 훈련병중에 핑클 보디가드 하다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믿을수가 없다니까요, 운동도 못하고 잘 생기지도 않고,,그래서 "짜가 보디가드"라 불러요, 그 놈하고 같이 밥 먹으면 진짜 웃겨요, 핑클보고 "우리 클들이 방송국에 잘 안가"라면서 엄청 친한척 하는데 증거자료가 없으니까!!모르죠!! 꼭 "우리 클들"이라고 한다니까요, 자기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은 허영란이래여,^^; 송혜교도 봤다고 했다가 못 봤다고 했다가 진짜 성격 이상하다니까요,아~~그것도 해봤구나!! 군인들 보면 위장크림 바르고 훈련받잖아요, 저도 그거 해봤어요, 근데 상근이라서 그런지 위장크림 대신에 신문지 태운 종이와 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반죽을 발랐거든요, 멋있더군요, 진정한 군인이 된 것 같고 암튼 재미있었던 일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막상 쓰려니까 생각이 잘 안나네요, 그리고 보니까 곧 개강이네요, 수업 준비 열심히 하시구요, 개강하면 수업 열심히 받으세요, 제꼴나지 말고,,
"알아야 산다" 안녕히 계세요,,
2001, 2, 24
사회인이 되고픈 훈련병 태경 씀
P.S 3일날에 선주,수형,선미누나,현정이,소은,지현이 기타 15기 후배들 전부 나오나요? 저 그날 퇴소식하고 학교갔다가 집에 가려고 하는데,,,10시쯤 퇴소식이 끝나거든요, 동기들이라도 만나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