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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의 고의가 없어야 하고
범행 수행을 예상하지도 못했으며
평소 습관상 만취해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이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게다가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들에서 범죄자들이 사형을 피하려고 심신미약을 이용하지만 여기서는 설령 심신미약이 인정되어도 형량이 가벼워지는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흉악범죄의 경우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사형을 피한다해도 10~수십년의 징역과 무기징역 아니면 종신형의 중형을 선고받아 알고보면 사형보다 더 괴로운 교도소 생활을 오랫동안 하거나 죽는 순간까지 해야한다.[17]
참고로 형법에서의 개념이라 민사에는 적용 안 된다. 즉, 예를 들어 술을 마시고 누군가를 폭행하여 병원에 보냈다면 심신미약으로 감옥은 안 갈지 몰라도 치료비나 배상금은 얄짤없이 내줘야 한다.[18]
음주운전과 같이 대중들에게 인식이 몹시 나쁜 것들 중 하나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으로 감형이나 면죄를 받는 사례가 많다 보니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감형 받을 수 있는 특권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부산 영아 투기 살인사건의 경우 살인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가해자에게 처벌이나 제재가 전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신미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극도로 강해지는 데 한몫했다. 그렇게 심신장애 판정을 받고 풀려난 가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도 법은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법불신까지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에 들어서야 생긴 관대한 개념이란 잘못된 인식도 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신이상자는 죄를 묻지 않는다"는 개념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중국의 고대 법전들에도 명시되어있고, 실제로 왕이나 천자에게 찍힌 명사들이 미치광이 행세를 해 화를 피했다는 일화들이 남아있으며, 스페인 고전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가 경비들을 위협해 쫓아내고 죄수들을 풀어주는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그를 잡아가려는 병사들에게 고향친구인 신부가 "이 사람은 미치광이라[19] 잡아가도 죄가 되지않으니 헛수고다"라고 설득해 넘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3. 예외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일반)성폭력범죄(성풍속에 관한 죄는 제외)나 아동·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 및 제11조[20]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21] 다만, 이 규정은 2013년 6월 19일 이후에 성폭력범죄를 범한 자부터 적용한다.[22]
4. 사례 정리[편집]4.1. 국내의 사례[편집]4.1.1. 인정된 사례
조두순 사건 - 1심 판결문에서는 본래 무기징역이 합당하다고 보지만 심신미약 상태의 감형 문제로 12년으로 줄였다고 한다. 대한민국 유기 징역의 최고치가 (가중 처벌이 없다면) 15년(당시 기준)이기에 형법상으로는 대단한 중형을 내리긴 했지만, 12년 밖에 안된다는 논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유기징역 상한선이 2배로 높아지고, 심신미약 감경규정도 강행규정에서 임의규정으로 바뀐다.
마약 환각상태서 모친 살해…살인혐의 `무죄` 판결 - 살인은 '마약 급성 중독에 따른 심신 상실'로 무죄판결이 나왔고, 마약 사용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되었다.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 특이하게도 검사도 심신미약으로 감형[23], 그리고 판사도 심신미약으로 감경[24]한 등 같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2번이나 감형된 사례다. 또 특이하게도 피고인 김성민이 심신장애를 부정하는 가운데[25] 검사가 피고인의 심신미약을 입증[26]한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고인은 실형을 피할수없어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 영아 투기 살인사건 - 아이를 투기한 가해자이자 발달장애 1급[27]인 이 군이 심신상실의 상태라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여자친구 배 때려 숨지게 한 20대 징역 4년·치료감호 - 2018년 5월 17일 판결, '오래전부터 조현병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사건 당시에도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심신미약 주장은 이유 있어 이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하나 가해자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실수로 배를 밟았거나 넘어졌을 것이라고 둘러대며 의도적으로 범행을 부인한 것이 명백한데도 이런 판결이 나오면서 심신장애, 주취감경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왔다.
창녕 9세 아동 학대 사건(징역 4년&양육권 박탈) - 친모에 대해 심신미약이 인정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부산 사하구 친누나 살인사건(징역 12년) - 가해자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되었다.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살인 사건(무기징역) - 검찰과 1심에서는 안인득이 범행 전 사전에 계획했으며, 피해 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범행을 저지른 점으로 볼때, 심신미약이 아니라며 사형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오래전부터 조현병을 앓아왔고, 조현병이 범행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감형되었다.
4.1.2. 인정되지 않은 사례
조형기(징역 5년) -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켰는데 1심에서는 심신미약에 의한 감형이 인정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고의로 심신장애를 일으켰다면 형을 감면할 수는 없다는 형법 10조 3항을 들어 감형이 취소되었다.[28] 이 판결이 그 유명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천명한 최초 판례라서 당시에는 판례 평석도 쏟아졌으며 형법 교과서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제45회 사법시험에도 출제된 적이 있으며 궁금한 사람은 사건 번호인 92도999로 검색해 보자.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고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술을 마셔서 자신을 심신미약 상태로 몰아넣었다면 감경할 수 없다'는 것. 적어도 형법학계에서는 길이길이 기억될 사건이 되었다. 판결문.[29]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징역 20년)- 주범인 김양이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징역 30년) - 주범인 김성수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정보가 공개됐었으나, 결국 법무부는 심신미약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암사동 모녀 살인 사건(무기징역) - 범인의 변호인이 범인의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성남 전 동거녀 살인 사건 (징역 15년) - 범인의 변호인이 범인의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청도 존속살해 사건(징역 20년) - 범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유족들이 선처까지 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포천 빌라 고무통 살인사건(징역 18년) - 항소심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2017고합78·126(징역 6년) - 조현병으로 심신장애를 주장했으나 피해자가 "나 성병 있어서 안된다. 젊은 사람이 병 옮으면 어떻게 하려고 하냐."라고 말하자 범행 시도를 중단한 점을 고려해 심신장애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평범한 삶 꿈꿨지만…아내 성관계 모습에 살인미수범 된 전직 조폭(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 아내가 호프집에서 손님과 성관계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했으니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4.2. 해외의 사례
전세계 어느 국가든 심신장애에 대한 감형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도 위법행위자가 심신장애를 주장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보수적인 영미법을 시행하는 미국에서 심신장애에 대한 심사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어니스트 밀러(E.C.Miller)라는 사람은 "미국에서 어떤 범죄자가 심신상실로 인한 무죄판결을 받고 방면될 확률은 뉴욕 시에서 뱀에게 물리는 사고를 겪을 확률보다 낮다"고까지 말할 정도였으니... 심지어 배심원의 판단에 따라 판사가 심신장애 인정을 적절히 피해 감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미국에서의 몇몇 주요 사건들을 들자면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있다.
1936년: 아베 사다 사건
1969~1997년: 뉴욕의 마피아 두목 빈센트 지간테는 행동대원 시절부터 정신질환을 가장한 심신상실을 주장해 약 28년간 법망을 피했다.
1978년: '샘의 아들'로 알려진 데이비드 버코위츠. 그의 죄목은 연쇄살인이며, 장애명은 환각이다. 버코위츠는 "이웃집 개가 자신에게 사람을 죽이라고 메시지를 주었다"고 둘러댔지만, 결론은 유죄판결이 났으며 365년형을 선고받았다.
1975년: 워싱턴 DC의 마이클 존스라는 사람이 마트에서 재킷을 절도한 죄로 법원에 섰는데 심신장애 변론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이후 정신건강의학병원에 수감되었는데 아직도 못나왔다... 만약 심신장애 변론이 없었다면 경범죄 절도로 벌금 약간이나 교도소에서 1년내의 형이 나왔을 것이다.
1979년: 죄목은 성범죄 및 살인, 장애명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결론은 유죄판결.
1980년: 저 유명한 존 레논 살인 사건. 범죄자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환각을 느꼈다고 주장했는데, 이때 범죄자가 언급한 《호밀밭의 파수꾼》은 아직도 호사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어쨌든 결론은 유죄판결.
1981년: 저 유명한 로널드 레이건 암살미수 사건. 범인 존 힝클리 주니어는 일종의 관심병을 앓았다고 여겨지며, 대통령을 죽이면 자신이 연모하는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을 저질렀다.[30] 결론은 무죄판결,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에 수감조치.
1992년: 죄목은 연쇄살인 및 식인, 장애명은 네크로필리아. 저 유명한 제프리 다머 이야기다. 이 경우에는 법적책임은 인정되어 유죄판결 및 무기징역을 받긴 했지만, 차라리 감호소에 보냈더라면 더 좋았을 상황이라고 보일 만큼 엽기적인 정신상태를 보이고 있었고, 그래서 변호사와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감형을 호소했다. 배심원들도 그가 제정신이냐를 놓고 논쟁을 한 게 아니라 법적 책임을 일부 물을 수 있느냐 불가하느냐를 놓고 논쟁을 했을 정도다.
1994년: 죄목은 배우자 상해성기절단, 장애명은 "일시적 정신이상". 저 유명한 로레나 보빗 이야기다.[31] 결과적으로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이후 성기가 잘린 남성은 성공적으로 봉합수술을 마친 뒤 포르노 배우로 데뷔했다는 뒷얘기가 전해진다.
2005년: 나카츠카와 일가족 살인사건. 유족과 검찰은 사형을 주장했지만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사형이 선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지른 범죄가 워낙 흉악하다보니 범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체포되었을때 범인의 나이가 50대이고 무기징역이 최소한 20년~30년을 복역해야 하는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죽을때까지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한다.[32]
2006년: 죄목은 존속살해, 장애명은 산후우울증. 범죄자는 "나는 악마이고 내 자녀들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은 처음 2002년에는 유죄, 이후 다시 무죄판결로 번복되었다.
2010년 : 백수건달 가족 살인사건. 범인의 지적장애를 인정받아 사형과 무기징역은 면했지만 징역 30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2016년 : 대만 여아 참수 사건. 범인의 정신질환을 인정받아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사형을 면했다. 하지만 죄가 워낙 흉악하여 무기징역이 선고되어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한다.
일본 형법은 제39조[33]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다룬 형법 제39조라는 영화가 있다. 하지만 일본도 미국처럼 심신장애를 명분으로 무죄 혹은 엄청난 감형을 받는 일은 적다. 39조에 의해 혜택을 본 일본의 범죄자는 거의 없고 있어도 감형이 최선이지 무죄방면 사례는 없다.
고대 로마의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심신상실 상태의 살인자에 대한 판결을 내린 것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심신상실 판례 중 하나로 꼽힌다. 조언을 구하는 행정관에게 황제인 그가 보낸 서찰로 일종의 상급심 판결인 셈인데, 살인자는 조현병 등의 정신병으로 인해 자신의 모친을 해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아일리우스 프리스쿠스가 광증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제정신을 잃었으며, 이로 인해 그가 일체의 분별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고, 그가 모친을 살해했을 당시에도 그러한 정신병적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들을 그대가 모두 분명하게 확인했다면 굳이 처벌을 강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광기란 그 자체로도 처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시에 피고는 쇠사슬로 묶어둬야 한다.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을 보호하고 주변 사람의 안전을 강구하기 위해서이다. 또 종종 정신질환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제 정신을 되찾는 일이 있다. 그 자가 제 정신일 때에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광증을 이유로 한 감형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자가 친구들의 손 안에 있었음을 알게 된 이상, 그대가 해야 할 일은 피고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자들을 소환해 의무를 태만히 하지는 않았는지 추궁하고 그들의 건은 살인 건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다뤄서 그들이 어떤 변명할 거리가 있는지, 큰 과실을 범했는지 수사해야 한다. 정신질환자를 감독하는 자의 의무는 환자가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것을 막는 데 그칠 뿐 아니라, 타인을 해하는 것을 막는 데도 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면 의무를 소홀히 한 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도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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