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이(송화) 임보 두번째 세가지 얘기.
1. 첫번째 이야기 --- “ 퍼플이(송화) 성대수술 한 건가요? 오늘이 이틀짼데 한번도 안 짖네…”
그러고 보니 나도 짖는 소리를 듣지 못한거 같다.
”응? 성대수술 얘기는 못 들었는데…끙~끙~ 거리는 소린 내가 들었소만…아직 낯설어서 안 짖는건가?... 뭐 성대수술 했으면 어때, 같이 사는데 별 지장 없잖수…”
토욜 저녁을 먹으며 마누라와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었다.
그리고 오늘 일요일 점심, 예나 다름없이 난 농주 한 사발을 반주로 묵고, 2층에서 기타를 들고 1층으로 내려 온다.
기타를 들고 내려오는 내 모습을 본 얼라 여섯넘들은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에휴~또 시작이네 이리저리 옆방으로, 케이지로, 이불속으로 숨는다.
단지 뭘 모리는 퍼플이(송화)만 소리와 냄새로 그래도 아빠라고 내 앞에 와서 앉아있다.
“ 자! 아빠가 퍼플이(송화) 맞이 추카 공연 한곡 들려주마…”
기타 튜닝을 드르릉~~하자 퍼플이(송화)가 움찔 놀랜다.
그리고 시작되는 나의 명연주…18번인 송창식의 왜불러 이다.
“ 왜에~불러♫ (촹~), 왜에~불러♫, (촹~), 도오라~서~서♬ 가아느은♫~사… “
이때 갑자기 부엌에서 마누라가 후다닥 나오며, “ 당신 들었어요 ????... “ 소리를 친다.
“ 아니 뭘 들었냐니…놀래라…무슨 얘기요 ??”
“ 퍼플이(송화) 방금 짖었어요…”
“ 아니 못 들었는데…구런가 ? 다시 한번 해 봅시다…쩝… 왜에~불러♫ (촹~), 왜에~불러♫, (촹~), 도오라~서~서♬…”
그때 나는 분명히 들었다…
왕!!! …
퍼플이(송화) 짖는 소리.
허구 많고 또 맨날 듣는 강아지 짖는 왕!!! 소리가 맘에 이렇게 새겨질 줄은 진짜 몰랐었다.
마누라가 퍼플이(송화)를 번쩍 안아 올리며, “에구 내새끼 목소리도 예쁘네…쪽 쪽…)… 그리곤 이어서,
“오죽허면 퍼플이(송화)가 다 당신 노래 못 듣겠다고 왕왕 할까……기타길래 망정이지 그노무 삑빽거리는 플룻 불었으면 퍼플이(송화) 아마 집 나갈거요…”
그러고 보니 퍼플이(송화)가 왕 한건 내가 생각해도 아빠 기타 참 잘 치시네요 왕왕 은 아닌 것 같다…쩝.
플룻은 당분간 안 불어야지…진짜 퍼플이(송화)가 집 나가면 큰일잉께…
퍼플이(송화)야…하지만 언젠가는 너도 나의 음악세계와 잠재력을 인정하는 날이 올꺼야…
난 기타를 들고 2층으로 주섬주섬 올라간다…
2. 두번째 이야기 --- 이게 인연이란다.
퍼플이(송화)가 나랑 만나고 우리 가족이 될 거고 또 평생 같이 꼭 보듬고…그렇게 살게 되는게 인연이란다.
쏘줏잔을 기울이며 바둑을 보는 내 무릎에 기어코 앉아, 같이 1시간 걸이 바둑 한판을 다 보게된다.
그리고 바둑복기하는 장면을 조금 보더니 퍼플이(송화) 내 무릎에서 잠이 든다.
말은 안 하지만 난 다리가 제려서 죽을 지경인데, 하지만 다시 한번 내 무릎에 수건 덮고 곤히 잠든 퍼플이(송화)를 조용히 내려다 본다.
그래 퍼플이(송화)야…깨어 있을 때는 못 보지만…
꿈 속에서…좋은 꿈에서…파란 하늘과 예쁜 노랑 나비와 짖꿎은 언니 오빠 동생들이랑 만나렴…새엄마 얼굴도 보고 술꾼 새아빠도 보렴…
바둑은 이미 끝났지만 퍼플이(송화) 깰까봐 그러고도 한참을 난 그대로 앉아 있게된다.
3. 세번째 이야기 --- “ 병원에 델구 갈라구여.”
“ 예약하면 화욜에는 진찰이 될지도 모른다던데…” 오늘 저녁때 마누라가 꺼낸 말이다.
“ 어 그래…글케 하구려…내가 보니 목덜미에 빨갛게 툭 튀어나온게 있더만 그거 칩 넣은 자린가??...피검사도 하고, 다리도 검사를 해 보구려…몸 불편한게 젤루 고생잉께…”
난 당연한 이야기로 답을 하고 밥술을 뜨는데, 마누라가 고개를 들고 이야기 한다…
“ 그게 아니라…그건 당연히 할거구요…어디서 들은 얘긴데 요즘은 강아지도 각막 안구 이식이 된다더라구여…안되면 할 수없지만, 만약 된다면 해야죠…”
……………
……………
난 말없이 숟가락만 만지작 만지작 하게된다.
이노무 마누라는 속깊이가 대체 어디일까……..!!!
술상어
(관련된 사진을 두서없이 첨부합니당)
첫댓글 잘 지내는 모습 정말 넘넘 보기 좋네요..누군 버리곳!!누군 끌어안고>.<입양 감사합니다..방금 cbsclass.com으로 입양 서약서보냈습니다~
앗!!! 고맛븐니닷...손까지 떨리네...고맙습니닷....마누라.((((((((((( 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넘어져도 어쩔수 없닷...)
복태엄마님에게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ㅋㅋ
입양서약서만 쓰는게 아니라, 민증사본 혹은 여권사본, 중고등 성적증명, 납세증명, 호적등본, 인감증명, 이런거 첨부해야 되여...크흐흑.
어머.. 정말 너무 예쁜 아이였어여~~ 술상어님 다리위에서 한다리를 추욱~
늘어뜨리고 편히 잠든 송화가 좋은 꿈을 꾸고 있는거 같아여~
임보에서 입양까지.. 술상어님.. 정말 멋진 사모님과 함께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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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 ㅜ 너무나 아름답고 고마우신분들 이세요..정상이 아니면,,예쁘지 않으면...안되는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선입견 속에서 눈이 안보이는 아가를 품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진짜 넘 좋으신분이네여~~정말 마음이 느껴져여.. 이쁜이 송화 사랑받고 아푸지말고 착한 아빠랑 조금 더 좋은 엄마랑 행복하렴....술상어님 짱입니다,,..................
참 부럽습니다....에겅...울남편님두 술상어님 쬐매만 닮았어두 ...ㅋㅋㅋ그래도 세마리나 눈감아주는거 보면 쬐끔은 닮았나봅니다....^^*
정말 부끄럽고 고개숙여집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임보에 또 입양까지...정말 복 많이 받으실거에요. 안구 이식하는거 우리 콩이도 해주려고 몇군데 알아봤었는데 아직은 없다고 하더라구요...송화 비록 눈은 안보이지만 가슴으로 큰 사랑 느끼고 행복할거에요.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이식은 아직 불가능하군요...마누라한테 얘기했더니...에휴~하는수 없네...하지만 진찰해 보고 알아볼데 까지 알아볼래여...그럽니다...부디 가능하길 바래며...^^*
하루 이틀 사흘 가족이 되어간다는거...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익숙하게 느낀다는거...참 좋은거죠...행복하고 가끔은 눈물날만큼 고마운....술상어님과 마눌님께서는 천사임이 분명합니다...울 레스큐 식구들 모다 천사 맞습니다. 앞으로도 송화의 행복일기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입양신청서 잘 봤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이제 송화라고 불러야하는거죠??송화 자는 모습이 너무 평온하고 행복해보여요.
송화 킹왕짱 엄마아빠 만나서 넘넘 좋겠다+_+
술상어님, 그리고 사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정말,, 글 자체에 아이의 행복이 느껴지면서,, 그 행복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술상어 같으신 분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ㅎㅎ 강사모에서 안 좋은 글을 읽어서 기분이 참 ㅠㅠ ,, 여기서 이글을 읽으니 흐뭇하네요^^
제가 멀리 시댁갔다오는동안 카페에 좋은 소식들이 많네요 특히 이아이 부산아가씨가 된건 진심으로 추카드려요
그래서 토요일 50근의 마른고추을 다듬으면서 그리 눈물이 났군용... ㅋㅋ
송화는 역쒸 부산아가씨가 최고로 잘 어울립니다
가슴이 찡하네요~ 기적이 일어난거 같아서요~ㅜㅜ
부부는 같은 사람들끼리 결혼한다는게 진짜군요^^ 정말 아름다우신 두 분입니다~~
너무 흐뭇하고 감사함이 벅차올라 더 이상 말 못잇겟네요~~
술상어님! 감사합니다.아이들을 가슴으로 부터 사랑하시는 분이란 걸 진작부터 느꼈답니다.송화는 이제부터 행복 시작이네요.^ㅡ^
오잉 감동의 물결로 사진 하나하나 보고있는데 포스트잇은 뭐예요?^^;;ㅎㅎㅎ 송화 다른 꼬맹이들하고 우르르르 몰려다니는 모습도 궁금하네요 ^^
천려일실이라고...혹시나 해서 아직은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을 제한하고 있습니다...아무래도 우리 영역에 누군가 새로 들어오면 우선 경계하는게 사람이나 강아지나 모다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첨부터 조심스레 접근시켜서 왕따, 이지메 이런거 평생 없게 할려구여...아직은 90% 만족 합니다만, 100% 될 때 까지 끈기있게, 조심스럽게...하루 살고 말 가족이 아니니깐요...하지만 조만간 같이 놀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들 보여드릴 자신 있습니당...개봉박두.
그러니까...................이 말씀은.............지금.............입양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시죠??? 하이고..........감삼니다~~ 그나저나 술상어님...다리가...다리가...............저리저리하실텐데....
넵...angella님...입양 완료 했습니당...^^*
에헤라디여~~ 얼쑤~ 얼씨구 지화자~~~~조오타~~~~~~~~~~~~~~~~~~``ㅋㅋ
저두 입양서약서같은거 안쓴거가은데... 여하튼 술상어님 완전존경합니다~ 글구.....서툴긴해도 키타좀치는데..ㅋㅋ
울애들은 제가기타치면 반응완전열광적임...^^
음...뽀미뚜리님 얼라들이 음악을 아는듯...근데 전 목소리가 워나기 커서 우왕~우왕~노래소리 땜시 우리 애덜은 제 기타실력을 몰라 준답니다...크흐흑
전 노래는안불러여..ㅋㅋㅋ
송화가 이렇게 행복해졌는데 눈물이 자꾸나는 이유는 머져,,,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술상어님과 배우자님... 정말 정말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