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와 리디아
러시아 출신의 '리디아 Lydia Delectorskaya (1910~1998)'가 소르본대학교 의대를 그만둔건 파리의 비싼 학비 때문이었습니다.
일자리 공고를 보고 찾아간 곳이, '마티스 Matisse (1869~1954)'의 조수 업무였답니다..
그녀는 마티스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가 시키는 모든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죠.
3년쯤 지난 후, 마티스는 뼈대가 굵고 체격이 큰 리디아에게 모델 일도 제안했으며,
이 무렵 그린 작품이 단순한 직선과 곡선이 화면을 가득 채운 "핑크 누드"입니다.
꼼꼼한 성격의 리디아는 대가의 작품 제작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마티스는 불같이 화를 내고 야단쳤지만,
리디아가 예술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설득에 허락했다고 합니다.
예의바르고 정확한 리디아는 점차 마티스의 모든걸 관리했죠.
모델일은 물론,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가사 일까지.
비서로서의 놀라운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마티스와 성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리디아의 영역이 워낙 커지자 이를 질투하고 의심한 마티스의 아내는
'나 또는 그녀' 중에 선택하라고 최후통첩을 하죠.
마티스는 아내를 선택하고 리디아를 해고했지만, 결국 아내는 마티스를 떠나고 맙니다.
마티스는 믿음직한 리디아를 다시 불러와, 그의 모든 일을 맡겼습니다.
20년 동안 마티스는 그녀를 90점 이상 그렸습니다.
마티스가 죽기 하루 전에도 리디아를 불러 연필로 그녀 얼굴을 스케치해주었답니다.
마티스가 죽은 후, 그녀는 자신이 선물받았거나 직접 구입한 마티스의 모든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했고,
마티스에 관한 책도 펴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