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5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강론
- 예수님의 부활, 누군가를 위해 죽고 희생하는 삶의 가치 -
죽음을 넘어 생명으로,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부활의 신비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찾아온 주님 부활 대축일 아침입니다. 우리는 지난 사순 시기 동안 각자의 삶에 놓인 고통과 슬픔, 그리고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왔습니다. 이제 어둠을 뚫고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하며, 그분이 우리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마음 깊이 새겨보고자 합니다.
1. 부활의 전제 조건, '죽음'이라는 역설
부활(復活)이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다시 살아남'을 의미합니다. 다시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인생의 허무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향한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고백입니다. 우리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와 상처, 미움의 그늘을 기꺼이 내려놓는 '자기 비움'의 죽음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부활의 아침이 밝아옵니다.
2. 타인을 위한 희생, 가장 아름다운 죽음
세상에는 기억되어야 마땅한 '아름다운 죽음'이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이웃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의인들, 사회적 모순과 폭력의 역사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삶이 그러합니다. 이들의 죽음은 우리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이기심을 반성하게 하고, 연대적 책임을 느끼게 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줄 때, 그 죽음은 잊히지 않고 우리 곁에서 끊임없이 재현되는 생명력을 얻습니다.
3. 일상에서 실천하는 '매일의 부활'
부활은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박제된 축제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살아내야 할 신앙의 신비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으며 부활합니다. 내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미움과 원망을 용서로 바꾸고,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손길로 닫힌 관계를 풀어내는 과정이 바로 우리 삶의 부활입니다. 주님을 모실 마음의 성전을 새롭게 가꾸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곁에 있는 이웃을 절망의 죽음에서 희망의 삶으로 부활시키는 것이 우리의 소명입니다.
4.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는 삶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라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처럼, 이제 우리는 땅의 것에 얽매이지 않고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비록 현실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려 들겠지만, 부활의 빛을 간직한 이들에게 어둠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 스스로 부활하고 타인을 부활시키는 기쁨 속에서 진정한 파스카의 신비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송용민(사도요한) 신부
첫댓글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은혜로움에 울컥했습니다.
감격스러워 눈물이 흐릅니다. 한 분의 사제가 공동체에 얼마나 많은 생기와 위로를 주시는지 가좌동 교우가 아니더라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신부님이 부임하신 후 가좌동 본당이 어떻게 꾸며졌을지 안봐도 느껴진답니다. 신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여기까지도 전해지네요.첫 부활절을 맞이하느라 누구보다 분주하셨을 신부님, 몸살은 나지 않으셨는지요?
아무쪼록 그동안 마음 고생 많이했을 가좌동 성당에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어제는 날씨까지 큰 부조를 해줘서 더없이 기쁜 축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