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요리 해보세요
첫눈이 왔는가 했더니 함박눈이 펑펑 내려 도로를 덮고, 바람끝이 점차 매서워지고 쌀쌀한 기운에 몸도 마음도 움츠려드는 때 요맘때 가장 많이 잡히는 생선이 바로 도루묵과 양미리입니다.
말짱도루묵이란말 , 들어는 보셨나요? 돌아가신 제 친정 아버지,유난히 생선을 좋아하셔서 자랄 때 저희 식탁에서 생선 떨어지는 날이 없었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시던 것이 바로 국물 자작하게 졸여낸 도루묵찌개... 도루묵만 보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살아계셨더라면 많이 많이 보내드렸을 터인데......도루묵의 유래를 말씀해 주시면서 도루묵알을 참 맛나게 드시던 생각이 납니다. 효도도 때가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즈음입니다.
도루묵이 한창인 거진항을 찾았습니다. 한쪽에서 열심히 도루묵 택배작업을 하는 동안 어부의 아낙들은 그물을 깁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닷가로 눈길을 돌리기도 전에 엄청나게 잡힌 도루묵에 먼저 눈길이 끌리네요.
제 평생 이렇게 많은 도루묵은 정말 처음입니다.
여기도 도루묵~ 저기도 도루묵~ 요기도 도루묵~ 조기도 도루묵묵묵묵묵묵묵묵~~~ 온통 도루묵 천지입니다.
크기별로 분류하고, 암컷과 수컷을 분류하여 전국 각지로 나갈 택배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팔걷어부치고 즉석에서 도루묵 택배 작업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골라놓았거니 두마리씩 셈을 해서 40마리를 집어넣는데 옆에서 지적을 하십니다. 이중에서 알이 빠지거나, 상처입은 녀석들, 그리고 숫도루묵,덩치가 작은 녀석들은 골라내어야 한답니다.
그런데 제가 마구 주워담아버렸으니...아뿔싸... 담아놓은 녀석들 중 기준미달인 것들은 도로 빼어버리고 미안한 김에 두마리씩 더 넣는 쪽으로다가 작업 방향을 돌렸지요. 예전에도 흔하디 흔하여 어부들이 삽으로 퍼담았다는데 한때 이 도루묵이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는 바람에 국내에선 다소 높은 가격에 팔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찌개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찜같기도 한 요리가 바로 도루묵찌개입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함경도와 강원도의 토산품으로 은어가 수록돼 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도루묵이라합니다. 배가 희게 빛나 운모 가루를 붙여놓은 것처럼 보여 본토박이들이 은어(銀魚)라 불렀다고 한다는데...
도루묵은 인의 함량이 많아 섭취했을 때 뼈와 치아조직을 구성하는 성분이 되며 물질대사를 왕성히 해 체내 외 산과 알칼리의 평형을 유지한다고 하네요.
또한 라이신과 트레오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곡류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식탁에서 아미노산을 보충해 줄 수 있어 구이, 찜으로 요리해 섭취하면 좋다고 합니다.(네이버에서 인용) 특히 도루묵의 알의 점성은 여자들의 피부미용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하네요.
작년부터 워낙 많이 잡혀 지금은 잡는 양도 횟수도 조절하고 있다지만 많이 잡히는 만큼 어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한가 봅니다. 고성군에서도 강원도에서도 그리고 지역 수협 등 관계자분들이 모두 도루묵 판매에 힘쓰고 계시네요.
알도루묵은 진공포장하여 냉동시켜 사철 판매할 예정이고요
숫도루묵은 머리를 잘라내어 바닷바람에 꼬득하니 말리고 있습니다. 나중에 양념간장으로 졸여먹거나 불에 살짝 구워먹어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은 도루묵 요리 레시피 몇 가지 올려드립니다. 먼저 도루묵 찌개 겸 조림?
우묵한 팬에 배추를 깔고(시래기나 곤드레를 깔아도 좋습니다), 무를 납작썰어 깔고, 도루묵을 나란히 올려놓습니다. 제사상 생선은 배(!)맞추는 거 아니라셔서 늘 줄 세우다보니 습관이 되어 이녀석들도 한 방향으로 줄 세웠어요. 옆으로 나란히 나란히~~~
(지까짓것들이 또 배 맞아봐야 어쩌겠어요. 근데 어른들의 조상에 대한 경외심이란......그래도 어른들 말씀 잘 지키는 거 보면 저도 참 착해요, 그죠?) 양념간장을 미리 만들어서 끼얹어 주는데(간장 세큰술,마늘, 파, 후추, 들기름한큰술,고춧가루 한큰술)을 넣고, 양파도 저며넣고, 물엿도 한큰술 넣고, 가장 중요한 건 먹다남은 소주를 세큰술 넣어주는 거지요. 그리고 뚜껑덮고 센불로 끓이다가 약한 불로 줄여서 자작자작 끓여주면서 양념장 국물을 골고루 끼얹어서 간이 배게 합니다.청량고추를 썰어 넣어도 좋고요.
국물이 많게 물을 붓고 끓여주면 도루묵찌개, 물을 안 ?고 졸여주면 도루묵찜.그렇답니다. 또 한가지 방법은 도루묵 소금구이
원래 소금은 요만큼 넣음 안되구요, 바닥이 안 보이도록 두텁게 깔아주고 도루묵을 올려놓아 굽는답니다. 이 도루묵 소금구이도 참 맛나더군요.
또한가지 방법은 숯불 바베큐
누가 그러더군요. 도루묵은 연기만 쐬도 먹는다고. 숯 향기를 쐬인 도루묵은 비리지도 않고 더 맛나답니다. 오래 익히지 않아도 아주 맛나요. 그리고 누구나 좋아하는 도루묵 튀김
손질할 것도 없이 깨끗하게 씻어서 튀김가루에 묻혔다가 튀김가루 반죽에 집어넣어 튀김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겨내면 됩니다.
그럼 요렇게 맛난 도루묵튀김이 만들어지지요.
이 도루묵으로 만든 찌개 하나면, 겨울 저녁 반찬 걱정 없겠죠?
아, 그리고 도루묵 회도 정말 맛납니다.
갓 잡은 도루묵을 뼈째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꼬득하면서도 탱탱하니 씹히는 그 맛이 장난이 아니지요.회 좋아하시는 분들은 도루묵회 한 번 드셔보셔요,끝내줍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 먹고 남은 도루묵은 열마리씩 봉지에 넣고, 지퍼백에 다시 한 번 더 넣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하여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가끔 요리해 먹으면 반찬 걱정 없지요.
자글자글 끓고 있는 도루묵 요리, 감상 해 보셔요~ 지금 이시간, 필요한건 소주 한 병뿐! 강원도 고성의 도루묵과 함께 행복한 날들 되세요^^
|
출처: 촌아띠 원문보기 글쓴이: 촌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