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3-24)> 원로가수 玄美 별세, 돌연사(突然死)
<밤안개> 밤안개가 가득히 쓸쓸한 밤거리/ 밤이 새도록 가득히 무심한 밤안개/ 님 생각에 그림자 찾아 해매는 마음/ 밤이 새도록 하염없이 나는 간다/ 그 옛님을 찾아 주려나 가로등이여/ 밤이 새도록 하염없이 나는 간다/
1962년 이봉조-현미의 메가 히트곡인 <밤안개>는 미국 가수 냇킹 콜(Nat King Cole)의 노래 <It’s A Lonesome Old Town>을 가수 현미가 한국어로 번안(飜案)한고 작곡가 이봉조(1931-1987)가 편곡한 노래로 당시 대중에게는 충격적으로 세련된 노래였다. 지금까지도 밤안개가 현미의 대표곡이다.
가수 현미(85)는 별세 전날인 4월 3일 KTX편으로 대구에 가서 노래 교실 공연을 했으며, 다음날 지인들과 점심 약속을 할 정도로 건강했다. 그의 마지막을 발견한 건 팬클럽 회장 김우일(73)씨로, 4월 4일 오전 9시 37분 이촌동 자택을 방문했다가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그를 마지막 본 김씨는 “고인이 편안한 얼굴이었다”는 말을 전했다.
TV조선은 4월 9일 밤 9시 10분 ‘스타다큐 마이웨이’ 프로에 ‘영원한 디바(Diva)’ 현미 추모 특집을 방송했다. 85세로 세상을 떠난 가수 현미의 화려한 삶 뒤에는 1·4후퇴 때 부모를 따라 월남하던 중 어린 여동생 둘을 외가에 두고 온 아픔이 있다. 생계를 위해 미8군 무대에서 노래를 불렸고, 작곡가 이봉조를 만나 본격 음악의 길을 걸었다. 1962년 노래 ‘밤안개’를 발표하며 데뷔했고, ‘보고 싶은 얼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날 추모방송에 고인의 지인들이 출연해 그리움과 비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가수 현미의 장례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지려졌다. 영결식과 발인식이 4월 11일 오전 9시 서울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으며, 유족과 많은 가요계 동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조사를 했으며, 가수 박상민과 알리가 추도사를 했다. 조문객들은 현미의 노래 ‘떠날 때는 말없이’를 함께 부르며 고인을 애도했다. 유족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후 고인의 유해를 두 아들이 거주하는 미국으로 모실 계획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돌연사(突然死, sudden death)란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을 하던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급사(急死)라고도 한다. 원인은 대부분 심장병이다. 그 중에서 심장의 혈관인 관상동맥(冠狀動脈)의 동맥경화증에 의한 관상동맥 질환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관상동맥 경색이 일어나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뒤따라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不整脈)이 일어난다. 심장이 부르르 떨리는 부정맥이 수분간 지속되면 심정지(心停止)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 발병 위험 요인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운동부족, 과음 등 나쁜 생활습관, ▲고지혈증, 당뇨병,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이 있다. 급성 심근경색 증상에는 ▲쥐어짜는 듯한 참기 힘든 가슴 통증, ▲가슴에서 등·팔·턱으로 퍼지는 통증, ▲가슴 답답함 또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없는 구역·구토, ▲식은 땀 및 새파랗게 변하는 얼굴 등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근경색 위험 인자를 갖고 있으면 정기 검진을 통해 관상동맥 질환을 조기 발견하여 돌연사를 예방해야 한다.
<사진> ‘영원한 디바(Diva)’ 현미 추모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11 April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