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어디서 왔으며 우리말은 어떻게 형성됐는가?
우리말과 가장 가까운 말은 어떤 말인가? 몽골어, 만주어, 일본어 등 소위 우랄 알타이어인가 아니면, 타밀어 등 인도 남부의 드라비다어인가? 지금까지 학계에선 우리 민족은 북방 유목민 출신이며 말도 거기서 온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 2004년 5월 단국대 생물학과 김욱 교수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분석한 결과 60%가량이 북방의 몽골족 등 북방 유목인의 유전자형을 보였고 40%가량은 동남아시아 등 남방 사람들의 것과 같은 유전자형을 지니고 있다고 밝혀냈다. 그렇다면 남방에선 언제, 어떻게 들어왔을까?
이미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가야의 초대왕비 허왕후(許王侯 서기 32~189년)가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글을 볼 때 2천 년 전에 이미 인도와의 해상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신라시대엔 인도보다 더 멀리 떨어진 아랍 상인들이 왔다는 글이 나온다.
허 황후가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설화가 사실일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나왔다. 지난 2004년 8월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와 한림대 의대 김종일 교수는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한국유전체학회에서 “약 2천 년 전 가야시대 왕족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분석한 결과 인도 등 남방계와 비슷한 유전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 민족의 기원이 북방단일설이 아니라 북방계와 남방계가 합쳐진 이중기원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김교수는 학회 발표에서 “허 황후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김해 예안리 고분 등의 왕족 유골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해 보니 인도인의 DNA 염기서열과 가까워 이들이 남방 쪽에서 건너왔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골 4구 가운데 1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나머지 3구의 유골을 더 연구하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 유전되는 세포소기관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는 가계도 조사와 진화 연구에 많이 쓰인다. 한국인의 기원 연구 작업 중에 유골의 유전물질을 분석해 데이터를 낸 것은 처음이다. 서교수는 “유골에 있는 DNA가 문화인류학에서 밝히지 못했던 사실을 밝혀내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필자는 허 왕후가 기원전 수천 년 전에 인더스문명을 일으킨 드라비다족의 최대 일파인 타밀족 출신으로 보고 있다. 백인인 아리안족의 침략으로 인도 남부로 쫓겨 내려 온 드라비다족은 타밀어, 텔루구어, 칸나다어, 말라얄람어 등 드라비다어를 쓴다. 남인도 동해안 및 스리랑카 북부에 살고 있는 타밀인들이 동남아시아와 중국남부를 휘젓고 다니면서 마침내 한국, 일본과도 오갔다는 증거는 한국어와 일본어 형성에 스며든 타밀어의 영향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조선 고종의 외교고문이자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는 1905년 ‘한국어와 인도 드라비다어의 비교 문법’이라는 책에서 “두 말이 유사한 것은 한반도에 정착한 선주민이 최소한 일부 지역이라도 남방에서부터 들어왔음을 입증해주는 쌓인 증거의 고리”라고 주장했다.
강길운(姜吉云) 전 수원대교수도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1990년)에서 드라비다어와 우리말이 무려 1천여 어휘가 같다면서 드라비다족이 한반도에 왔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원로 언어학자 오노 수수무(大野晉, 86세) 학습원대학 교수는 ‘일본어와 타밀어’(2000년) ‘야요이 문명과 남인도’(2004년) 등 일련의 역작을 통해 타밀인들이 기원전 수세기에 이미 일본열도에 집단 거주, 타밀어와 유사한 일본어 단어가 5백 개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이를 확인, 추적하려고 3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토론토 거주 타밀인들 가운데 교수, 교사, 힌두교 성직자, 타밀인 협회 간부, 여성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수십 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말과 습관 등에서 우리와 유사한 것이 적지 않음을 찾았다.
첫째, 현대 타밀어에서 우리말과 똑같은 말이 속속 잡히고 있다
1."바나깜(반갑다)" "아빠(아빠), 암마(엄마), 안니(언니)" 등 가족관계 명칭들
2. "빨(이빨)" ," 무크(코)", "깐(눈깔)", "코풀(배꼽)", "궁디(궁덩이의 경상도 사투리)" "찌찌 (자지)" "불(불알)" “보지(고대 타밀어로 '보지')” 등 신체기관의 명칭들
3."난(나), 니(니)" "난, 우람(난, 우람하다)" "난, 닝갈비다 우람(난, 니보다 우람하다)" "난, 비루뿜(난, 빌다)" " 난, 서울꾸 완담(난, 서울로 왔다)“
"니, 인거 바!(니, 이거 봐!)" "니, 인거 와!(니, 이리 와!)" " 못땀(몽땅)" "니, 못땀 다!(니, 몽땅 다오!)" 등 상호 호칭과 소통의 대화들
둘째, 동물과 식물 이름 및 농경사회의 용어들이 우리말과 고대 타밀어가 너무나 똑같다. 우리말의 비단, 삼, 길쌈, 벼, 풀 등은 고대 타밀어와 그 발음과 뜻이 완전히 맞다.
<자연현상 명칭>
English
우리말Korean Old, Written Tamil
고대 타밀어 (문어체)
Modern Tamul
현대 타밀어 (구어체)
night 밤 Pamn , Munnorkalam,
Palean Iravu
day 날 Nal Nal
weather 날씨 Nalssi Kala Nilai
worm 따뜻한 Ttatta Vakkai
hot 더운 Beppam Chudh
cold 차거운 Chui Kullier
Spring 봄 Pom Sino
Summer 여름 Nyorum Godai
Autumn 가을 Kaul Middy, Ilaiuthir
Winter 겨울 Kyoul Kuler
Clouds 구름 Kurum Mukil
rain 비 Pi Malai
shower rain 소나기 Suram
Sonagi Thider Malai
sky 하늘 Wannam Ahayam
wind 바람 Varam Kad
roof 지붕 Chipum Kurai
< 식물 명칭 >
English 우리말
Korean 고대 타밀어 (문어체)
old, written Tamil modern Tamil
paper mulberry) 닥나무 =Tak Tree? Kadathasi Maram =
water melon 수박 Supak Vartha Kapallam
Gourd 박 박Pak 수라이카이Suraikai
Pumpkin 호박 호박Hopak 부사니카이Pusanikai
unhulled grain of rice, or a rice plant 벼 벼
Pyo
넬루 [Nellu]
uncooked rice 쌀
쏘르
[Sor]
쏘르[Sor]
leaf) 나무잎( 닢 ) 닢[ Nip]
엘라이(Elai)
land, earth 땅
땅 닐람 [Nilam] 또는
타라이 [Tarai]
lawn
잔디 chandi
kadan
grass 풀 pul pul
mow 풀베다 pulvettu pulvettu
<동물 명칭>
English 우리말
Korean 고대 타밀어 (문어체)
old, written Tamil modern Tamil현대 타밀어
(회화체)
rooster,hen,
cock ) 닭 닥[Tak]
셔발[Cheval]
egg 달걀 달걀 [Talgyal] 무따이[Muttai]
(grasshopper) 메뚜기
베뚜끼[Vettukki] 베뚜끼리[vettukkili]
(cow 소 소 [so = gaya =go] 파수 [Pasu]
Tiger 호랑이 Pum, Pom, Horangi = Pule
goose 오리 Ori 밧투( Vaththu) Kaththu
wild goose 기러기 Kirogi Kattuvaththu
말 Ma, Mal Kithippul
elephant 코끼리 kiri yanai
lion 사자 Saja Singam
Roe Deer) 노루
Noru Man
horse) 말
Mal, Ma 구티라이 [Kuthirai]
(thrush ) 지빠귀 Chippagyu 쿠일[Kuyil ]
eagle) 독수리 Suri, Toksuri 칼루구[Kalugu]
세째, 농경사회에서 생긴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의 형태와 명칭이 타밀의 그것과 맞다. 새해 첫 날 우리들이 즐기는 윷놀이, 제기놀이(또는 제기차기), 쥐불놀이, 팽이놀이 등 민속놀이도 당시 타밀어로 각각 '윷노리(Yuddh, Yuth Nori)' '제기노리(Jegi Nori)', '추불 노리(Chupul Nori)' ' 팡이 노리(Pamgi Nori)'로 불리며 그 틀도 완전히 똑같다. '놀이'는 고대 타밀어로 '노리(Nori), 또는 노루(Noru)'로 불렸으며 현재 타밀어로는 '빌햐야들(Vilaiyattu)'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