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2층 공부방에 들어와, 인사하시는 김성요 씨.
“오징어 먹고 싶다. 오징어.”
“성요 씨, 오징어 좋아하세요?”
“네. 풍선껌 먹고 싶다. 아, 솜사탕도.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다. 떠먹는 거로! 꼭 떠먹어야 해. 큰 걸로”
“어! 저도 아이스크림 정말 좋아해요.”
“진짜? 우리 먹자! 사와요.”
당사자 면접 때 먹는 걸 종종 이야기했다.
민서와 나도 먹는 걸 정말 좋아한다.
공통점을 발견해 반가웠다.
오플제 카페로 가는 차 안에서도 풍선껌, 오징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했다.
오빠가 생각났다.
오빠도 나에게 종종 먹고 싶은 것을 참지 못하고 나에게 사달라고 이야기할 때가 많았다.
안된다고 오빠에게 설명을 계속했던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해해주지 못했던 상황이 많았다.
그 방법이 안 좋다는 것을 알지만, 결국은 내가 편해지자고 오빠가 먹고 싶은 것을 사줬었다.
이 상황이 오빠와 겹쳐 보였다.
김성요 씨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풍선껌. 풍선껌 먹고 싶어요. 우리 풍선껌 사 먹으면 안 돼요?”
“성요 씨, 먹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오늘 용돈은 다 썼잖아요. 내일 표은희 선생님과 약속 있으니까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내일 먹어요.”
신은혜 선생님이 김성요 씨가 이해하실 수 있도록 차분히 여러 번 설명했다.
‘아,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김성요 씨, 먹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저는 먹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가 다음날에 먹으니 더 맛있더라고요. 오늘 먹고 싶은 것을 내일 아침까지 생각해 두었다가 표은희 선생님 만날 때 같이 풍선껌, 오징어 사러 가시는 건 어떨까요?”
“좋아요.”
신은혜 선생님이 김성요 씨에게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며 당사자를 대하는 태도를 알아간다.
내일은 꼭 김성요 씨가 먹고 싶어 했던, 풍선껌과 오징어를 기억해서 사 먹었으면 좋겠다.
2023년 7월 7일 금요일. 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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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은혜 선생님께서 김성요 씨에게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며 당사자를 대하는 태도를 알아간다.
이것 하나만 제대로 배워도 수지 맞는 겁니다.
신은혜 선생님의 태도를 바로 흡수(?)해 김성요 씨와 다시 의논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며 나도 배워
아, 저렇게 다시 의논 드려야겠다구
김성요 씨가 공부방에 놀러 왔을 때 혜진이와 민서가 김성요 씨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봤어. 덕분에 나도 배웠어. 고마워
예와 성을 다하려는 태도는 사회사업가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지만 만만치않은 벽이기도 합니다.
조금만 마음이 느슨해지면 어느새 입주자를 애취급 환자취급 하고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ㅠㅠ
정혜진 선생님 글을 보며 김성요 씨 마음을 더 이해하고, 알아드리는 방향으로 의논할 수는 없었을까 다시 고민했어요. 어떤 날은 유독 먹고 싶은 음식, 보고 싶은 사람, 떠오르는 기억, 듣고 싶은 음악,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그런 날이 있잖아요. 김성요 씨에게도 이날이 그런 날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요. 김성요 씨와 함께 의논하여 정한 것들을 재차 설명해 드리거나 부탁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어쩌면 모양새만 공손한 강압은 아니었을까, 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김민서 정혜진 선생님을 통해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신은혜 선생님은 누구보다 성요 씨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날은 또 이렇게 설명해야 되는 날인 것 같아요. 성요 씨의 마음도 헤아려 설명해야 한다는 말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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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께 당사자를 대하는 태도를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