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다 탔는데, 그을린 흔적도 없다…강릉산불 '기적의 집' 비밀 [르포]

[안택수]

옆집 다 탔는데, 그을린 흔적도 없다…강릉산불 '기적의 집' 비밀 [르포]

박진호입력 2023. 4. 12. 15:39수정 2023. 4. 12. 17:03    댓글33개

12일 오전 찾은 강원 강릉시 저동.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사이로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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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강릉시 저동 마을
지난 11일 발생한 산불로 강원 강릉시 저동 일대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했다. 수많은 펜션과 주택이 화마(火魔)에 휩싸여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목조 건물은 모두 불에 탔다.

12일 오전 찾은 저동에선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사이로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158.4㎡(48평) 규모 신모(62)씨 2층짜리 집이다. 신씨 집 뒤편에 있는 소나무숲은 이번 산불로 잿더미가 됐다. 불과 3~4m 떨어진 소나무에 불이 붙으면서 불씨가 집 쪽으로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유리창이 몇장 깨졌을 뿐 집은 멀쩡했다.

그렇다면 신씨 집이 화마에 휩싸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신씨는 열에 강한 내외장재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설회사에서 일했던 신씨는 4년 전 집을 지으면서 불을 잘 견디는 자재를 썼다고 한다.

12일 오전 찾은 강원 강릉시 저동.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사이로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집 뒤편 송림이 모두 불에 탔지만 집은 멀쩡했다. 박진호 기자

12일 오전 찾은 강원 강릉시 저동.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사이로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 산불은 해당 주택 잔디에 까지 옮겨 붙었지만 집은 타지 않았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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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강한 내외장재 써야 피해 줄어
신씨는 콘크리트로 집을 짓고 외장재로 열에 강한 라임스톤을 썼다. 외부 문은 모두 방화문을, 창문도 삼중창으로 시공했다. 신씨는 “주변에 소나무가 많은 것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터를 잡았지만, 한편으론 이같은 환경이 화재에 취약할 것으로 생각해 비싸지만 열에 강한 자재를 썼다”고 말했다.

부인 홍모(60ㆍ여)씨는 “불이 나면 대피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좋은 자재를 쓴 것이 피해를 막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씨 마당 잔디에 불이 붙어 집 벽으로 옮겨갔지만, 주택 화재로 이어지진 않았다. 반면 신씨 집과 30m가량 떨어진 앞집은 기둥까지 다 탔고, 50m 떨어진 옆집도 전소했다.

산림이 많은 강원 지역에서 매년 산불이 끊이지 않으면서 주택 보호 방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슷한 위치에 불씨가 날아들었지만 다 타는 주택이 있는가 하면 불이 전혀 옮겨붙지 않은 집도 있다.

12일 오전 찾은 강원 강릉시 저동.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모습.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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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도 열풍 못 들어오는 삼중구조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로부터 내 집을 지키려면 집안과 밖 위험요소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붕은 불연성 소재 등으로 교체한다. 집안에 설치한 문과 창고 문은 방염처리가 중요한 만큼 되도록 방화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창은 이중창 유리로 바꾸고, 데크는 내화성 자재를 사용해야 화재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집 주변 반경 10m 거리엔 가연(可燃) 물질을 정리하는 등 산불이 쉽게 번지는 물질이 없어야 한다. 10~30m 거리엔 땅에 쌓인 나뭇가지·낙엽 등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30~100m 거리엔 가지치기·솎아베기를 통해 나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시영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고성ㆍ속초 산불 당시에도 콘크리트로 지은 건축물이 살아남았다. 내화성(耐火性)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불 온도가 1100~1200도에 달하는 만큼 방화문을 쓰고 열풍이 들어오지 않게 창문도 삼중 구조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강원 강릉시 저동. 화마가 집어삼킨 펜션 모습.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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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릉시 특별재난지역 선포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주택과 펜션 등은 125곳으로 늘었다. 주택 68곳, 펜션 26곳, 호텔 등 숙박시설 7곳, 문화재 1곳, 기타 23곳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 광역화재조사관 23명을 투입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릉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된 것은 산불을 끄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와 고생하신 산불진화대원 2000명과 강원 도민 염원이 전달된 결과”라며 “이재민이 최단기간 안에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강원도와 18개 시ㆍ군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진호ㆍ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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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나의 댓글

• 기발람기레기기더기6시간전

  윤석열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하고 현장과 바로바로 소통하고 지시하는게 하나도 안보인다. 작년 수해때랑 이태원 참사때랑 이번화재까지 각종 재난 사고가 날때마다 윤석열은 뭘하는지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를 제대로 이전한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데 잘 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만 있지 직접 현장과 소통하며 뒤에서 재난 컨트롤하는게 하나도 없다.

• 용광로6시간전

  미래를 내다보는 눈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안전이 중요 당신이 현명합니다

• 수덕사의 여승6시간전

  강릉에 형님이 저동에서 팬션을합니다. 소방서에서 모두 철수하라고 했지만 죽기살기로 마당에있는 상수도 호스로 집 주변에 물을 뿌리고 형수님은 먼저 탈출시킨 후 혼자서 고군분투하다보니 옆집 팬션 사장님도 철수를 하지않고 함께 공조를 했다합니다. 결국 마당에 불이 나면 함께 쫒아가서 불을 꺼주고 물도 함께 나르고 하다보니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는데 다시 불길이 산을 넘어가더랍니다. 결국 팬션마을은 모두 타고 형님 팬션과 함께 고군분투한 팬션만 남아있답니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프고 다 타버린 팬션들을 보노라니 눈물만 나온다합니다

• 즐거운하루6시간전

  뭐든 제값주고 해야 돈값을 한다는말이 맞네요..

• 가드리6시간전

  외장재 검증을 확실하게 했네요^^

• 대박부유6시간전

  사람 심리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때문에 돈을 더 쓰기가 꺼려짐 결국 싼걸 쓰게 되는데 결국 문제가 터져 결정적인 순간에 적은 돈 아끼려다 모든걸 잃게 됨

• PD 2se A6시간전

  안전을 투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기의 전재산을 지키려면 안전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영동지역은 자기 주택에 스프링클러설비, 비상소화전 설치하고 봄철 산불에 대비해야 한다. 강풍에 산불나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한다. 시속 100km이상 미처 불길을 따라 잡지도 못한다. 안전시설은 투자이다 내 평생 재산을 지키려면 투자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도 남의 일.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 이상6시간전

  현명하신 분이시네요 샌드위치 패널은 사용 못하게 해야하는데

• 쪼라구6시간전

  다행이고 대단하지만 이웃집들이 불바다 된 마당에 저 집 주인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 파트라슈6시간전

  강원도에 있는 모든 민가에는 고압호스 설치하세요 이번에 설치한 분들 효과 많이 봤습니다

• 자연조화우주균형5시간전

  내외장재 내연성 강화재 진가 발휘

• 모돌6시간전

  진태양난 이로소이다!!! "진" 보다는 "퇴"가 답일듯!!!!

• eyefill6시간전

  집이란 한번 터를 잡으면 대대손손 사는 집. 화마와 수마에 취약한지 지진 피해 가능성과 산사태는 염려 없는지 여러가지 살펴 볼 것이 많다. 경치 좋다고 혹해서 집터를 잘 못 정하면 언젠가는 피해를 입는다.

• 강호6시간전

  주택은 철콘이 좋습니다. 목제니 판넬이니 이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건물은 철콘 입니다.

• 다크스타6시간전

  화재가 취약한 곳은 이렇게 건물을 짓는게 모범답안이네요

• 일남74496시간전

  비싼 만큼 그 이유는 있네요.

• 실수전공부족함특징6시간전

  싼게 비지떡이란 속담이 떠오르네요.

• d--bd--b2시간전

  21세기 사람판 아기돼지 3형제인가

• 이종혁4시간전

  신씨는 콘크리트로 집을 짓고 외장재로 열에 강한 라임스톤을 썼다. 외부 문은 모두 방화문을, 창문도 삼중창으로 시공했다. 집지을 때 참고 할 것.

• 32834시간전

  누군가 일부러 불을 내는게 아닌가 싶다 산이 불타면 나무를 새로 심어야 하고 그거 하는 업체에 정부 보조금이 나온다고 하니...

• 신기루4시간전

  콘크리트 구조가 최고인거 같구만. 플로리다도 년에 몇번씩 토네이도가 덮쳐서 집이 다 날아가도 자재값 싸다고 또 나무로 집을짓던데... 다 날아가도 콘크리트 집만 멀쩡하다고 기사에 나왔더만

• misongc4시간전

  돼지 3형제 집처럼 콘크리트집이 불에 강한 집이네요ㅡㅡㅡㅡㅡ 나무집은 불에 약하다는ㅡㅡㅡㅡㅡㅡ 역쉬

• Dolce1시간전

  2찍이들 텃밭

• 고로해서3시간전

  TV에 시골에 목조전원주택 짓는것보니 불안하더라. 뼈대도 나무로 틀을 잡아 세우고 불나면 대책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 쿨4시간전

  소나무 좀 그만 심으세요.

• 털프공주5시간전

  돈이 문제지요...

• AAA5시간전

  인테리어 자재, 가격 차이는 이럴때 진가 발휘

• 보나세라6시간전

  산에 아니 전원주택은 싫어여 걍 시골의 읍에 사는게 최고 ㅎ

• 국민은 하나56분전

  자연재해로 불이나도 윤통탓 사고로 사람이 상해도 윤통탓 징글징글하다 정치병자들 천국이다 불신윤통 믿음죄명 세상이네

• 황태자57분전

  다 타버린 상황에 누군골프연습장가고 누군 술먹방이나하고

• 들국화1시간전

  눈여겨 볼 기사다. 돈은 제법 들겠지만 다시 짓는것에 비하랴.

• 선주목1시간전

  진태는 오늘도 골프연습하러 가야지???????????

• 그래고리1시간전

  싸구려조아하다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