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과 닮은 주왕산
◇ 가까워진 주왕산
경북 청송 주왕산으로 가는 길이 부산~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여러모로 편리해졌다. 시간도 과거에 비해 자가용으로 1시간 이상이나 절약되고 있다.
◇ 주왕산의 전설
주왕산은 크게 두 가지 전설을 끼고 있다. 옛날 당(唐)나라 덕종(德宗) 때 주도(周鍍)란 사람이 스스로 ‘주왕’이라 자칭하며 당에 도전하다 패하여 지금의 주왕산으로 피신했다. 당나라에서는 신라왕에게 주도를 잡으라고 부탁해 신라왕은 마일성(馬一聲)의 다섯 형제를 시켜 주왕을 죽였다고 한다. 또 입구엔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大典導君)의 이름을 딴 대전사도 있다.
또 다른 전설은 신라의 왕자 김주원(金周元)이 이곳에 와서 공부하였다고 하여 ‘주방산(周房山)’이라 했다. 후일 고려의 군사를 막느라 쌓은 성을 ‘주방산성(周房山城)’이라 한다.
주왕이든 김주원이든 사실관계를 떠나 전해오는 전설을 떠올리며 주왕산에 들어서면 주왕산의 경치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
◇ 장산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주왕산
주왕산은 여러모로 장산과 닮았다. 주왕산은 해발 720m, 장산은 634m로 크게 높지 않은 데 비해 두 산 모두 물이 아주 풍부해 그야말로 물의 산이다. 계곡의 수량으로 봐서는 여느 높고 골 깊은 산에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아주 완만한 경사를 보인다는 점이다. 장산의 경우 대천공원을 거쳐 체육공원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데 주왕산 역시 용추폭포까지 그야말로 무장애길을 자랑하고 있다.
비록 완만한 경사지만 모두 웅장한 폭포를 갖춘 비경을 자랑한다. 장산은 구시폭포와 양운폭포, 그리고 장원폭포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형태의 폭포가 줄지어 있는 반면에 주왕산은 용추폭포와 절구폭포를 거쳐 용연폭포까지 쭉 이어진다. 그리고 보면 장산 구시폭포 주변의 깎아지른 절벽이 용추폭포 주변을 조금 닮은 듯하다.
뿐만 아니라 두 산 모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주왕산은 국가지질공원이면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기도 하다. 차이가 있다면 주왕산 주변은 비교적 한적한 시골풍인 데 비해 장산 주위는 아파트가 허리춤까지 오른 도심 속이다. 또 국립공원으로 관리가 잘 된 주왕산에 비해 장산은 구립공원으로서의 지위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처지로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