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 뒤져서 오징어 데치고 제육 볶고 전복 다져 미역국 끓이고..
요란 떨며 아침상 마련해서 밥 먹을려고 하니 밥통에 밥이 없네..
뭐 혼자 사는 놈 대충 라면이나 배달음식으로 때워도 되는데 뭐 잘먹고 살겠다고 이러는건지..
문득 내 모습이 한심스럽다
밥 해서 먹을려고 하는데 밥이 안 먹힌다
괜히 비참해진다
애들에게 오늘 내가 컨디션 엉망이니 오늘 수업 못 한다고 문자 보내고..
편의점에 가서 막걸리를 사왔다
유튜브에 세계 민요 모음 검색해서 들으며 노트북 가득 저장된 사진들을 펼쳐보는데
그냥 눈물이 터지네..설움이 복 받친다
어제 자정까지 일하고 집에 왔더니 배 고팠으나 라면 끓이기도 귀찮고,,그냥 잤다
아침 핸드폰 열어보니 코인판은 엉망이다
그딴건 다 상관 없다
밤 늦게 와서 배 고파도 그냥 잔게 어디 하루 이틀 일 아니며 코인판 개판이야 오히려 기회이니..딱히
노여울 일 없다
그런데 여전히 찬거리 만들때는 적응이 안된다
마눌 일터는 구로구 한식 부페..
마눌은 자기 식당에서 밥 먹는 것 보다.내가 끓여준 국과 내가 만든 찬을 더 좋아했었다
아침에 마눌을 위해 텃밭에 가서 호박 따고 된장국 끓이고 호박잎 고등어 쌈밥을 해주면 마눌은 참 잘 먹었다
잘했당 하고..궁댕이 토닥여주면 참 좋았는데..
그냥 오늘은 참 노엽다
누구 같이 먹어줄 이 없는 아침을 준비하는 내 자신 모습에 자괴감도 들었다
이 답답한 현실을 탈출하고 싶은데..마음 뿐..현실은 녹녹치 않타
생각없이 9월 3일 제주행 비행기표를 두장 예매했다
아가랑 9모 후 잠시 여유때 제주 갈 생각이나 마눌이 허락할지는 모른다
아부지가 그립다
지금도 하늘에서 내 한심한 모습을 지켜보실 아부지..
너무 취해서 내 비참한 현실 살미 감당 안될 때 그냥 아부지 곁으로 갈까 싶은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가면 아부지에게 니 엄마 어쩌고 왔냐고 매우 혼내실 건 뻔한 일..
하긴..나 가면 우리엄마 못 사실게고 우리 두 동생 그 설움 못 감당 할거다
그리고 아부지가 보내주신 내새끼..세상 파란이 몰아칠 때 의지할 아빠 하늘로 도망가면
날 얼마나 원망할지는 안봐도 비디오고..
요즘 9모 언저리라 일이 많아 좀 지쳤다
그냥 오늘 막걸리 퍼 마시고 욕 쳐 먹다보면 다시 삶에 대한 전투의지 생길테지..
혼자 사는 불쌍한 이혼자들..비단 나만 아닐건데..내가 좀 요란스럽네..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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