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가산산성 가는 길가에서 애기낙엽버섯을 처음 만나, 땀흘리며 열심히 담아왔지만
집에 돌아와 띄워보니 영 마음에 들지않아,
일주일 정도 지난뒤 다시 찾아 갔으나
말라 삭아져 가고 있어서 몹씨 아쉬워 했습니다.
미련이 남아, 지난해에 다시 그자리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한포기도 만날 수 없던차에
우연히 천성산에서 김해에 계시는 분을 만났는데
애기낙엽버섯 사진을 보여 주시며, 장유계곡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분의 전화번호를 받고 일년을 기다린 후
지난 7월말에 그 분의 안내로 장유계곡을 찾아 갔으나
습기가 부족해서 말라가는 개체들만 만나서 낙담하고 돌아 왔습니다.
귀엽고 앙증스러워서, 꼭 다시 만나 보려고 찾던중에
추석을 며칠앞둔 며칠전에
집에서 가까운 계곡에서 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가까이 있는것도 모르고, 먼곳에서만 찾았던 것 입니다.
6월경에 보이기 시작한다는 애기낙엽버섯이
9월 초순을 넘기고 있음에도,
막 돋아나는 어린개체들도 보이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이미 말라가는 녀석들도 보입니다.
얼마나 찾던 아이들인데....
녀석들을 만나러, 간단한 점심 싸가지고, 며칠째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계곡을 오르 내리며 애기낙엽버섯을 찾아보니
3곳에서 10여 포기씩 자라고 있는 군락지를 만날 수 있었는데
서서히 중년을 넘기고
노년을 향해가고 있는듯 합니다.
곱던 색감도 퇴색되어 가고
어쩌면 우리네 인생사를 보는듯...
짧은 생이지만
늙어가는 모습은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 시들어 가며
다시 포자를 퍼뜨려 내년에는 새 생명이 또 태어 나겠지요.
삿갓을 닮은 모습과
죽은 용사의 총대위에
철모를 씌워 놓은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첫댓글 귀한 애기낙엽버섯이네요. 처음으로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혹여
이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으시면
내년에 현장으로 뫼시고 가겠습니다.
@성암/박영활 네, 감사합니다.
정성껏 담아 오신 애기낙엽버섯 시리즈물~ 처음 접하는 야생화가 너무 많네요
식물이나 사람이라 탄생과 죽음은 돌고 도나 봅니다
맛깔스런 표현도 시선을 한 번 더 멈추게 하구요~^^
따뜻한 말씀으로 댓글 달아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봄 야생화 시즌이 다 지나가고,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에 많이 피어나는 버섯으로
시선이 가게 되네요...
늘,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