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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최고의 국가를 가리는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 흔히 말하는 ‘유로’에서 남긴 활약만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의 팀을 한번 선정해봤습니다.
클럽에서의 활약이나 월드컵 성적, 선수 개인의 일반적인 역대 위상은 가능한 한 배제하고 유로 본선에서의 우승과 성적, 개인 기록, 단일 대회에서의 퍼포먼스, 여러 대회에 걸친 꾸준함, 그리고 유로 역사에서 갖는 상징성을 중심으로 선정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유럽 선수 역대 베스트 11과는 다소 다른 구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레프트 최전방 공격수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로라는 대회의 누적 커리어를 이야기한다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려야 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 자국에서 열린 첫 유로부터 결승에 진출했고, 이후 오랜 기간 포르투갈의 에이스로 유로 무대를 누볐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 포르투갈 역사상 첫 유로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무엇보다 유로 본선 통산 14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이며, 본선 최다 출전 기록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단일 대회 최고점에서는 다른 후보와 논쟁할 수 있겠지만, 오랜 기간 유로에서 쌓은 누적 기록과 우승까지 종합하면 이 팀에서 제외하기 어려웠습니다.
라이트 최전방 공격수 — 마르코 반 바스텐
유로 단일 대회의 최고점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선수입니다.
1988년 서독에서 열린 대회에서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네덜란드의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소련과의 결승전에서 거의 각도가 없는 위치에서 터뜨린 발리슛은 유로뿐 아니라 축구 역사 전체에서도 가장 유명한 골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로 누적 커리어가 긴 선수는 아니지만 1988년 한 대회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임팩트만으로도 충분히 역대팀을 노릴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 미셸 플라티니
1984년 유로에서 플라티니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이 대회 역사에서도 독보적입니다.
불과 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며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득점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9골이 플라티니가 유로 본선에서 기록한 전부임에도 여전히 역대 득점 순위 최상위권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호날두가 유로 역사상 최고의 누적 커리어를 대표한다면, 플라티니는 유로 단일 대회 최고의 지배력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프트 중앙 미드필더 — 사비 에르난데스
2008년과 2012년 유로를 연속으로 제패한 스페인 황금시대의 중원 사령관입니다.
특히 2008년에는 스페인이 무려 44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경기 전체를 조율했고,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습니다.
4년 뒤에도 스페인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이끌며 유로 역사상 최초의 대회 2연패를 완성했습니다.
두 차례 우승을 모두 핵심 선수로 경험했다는 점에서 유로 커리어가 매우 강력합니다.
라이트 중앙 미드필더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와 마찬가지로 2008년과 2012년 유로 2연패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특히 2012년에는 대회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습니다.
사비가 경기의 흐름과 템포를 설계했다면 이니에스타는 상대 수비 사이에서 직접 균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두 차례 우승과 대회 MVP라는 유로 커리어만 놓고 봐도 선정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 세르히오 부스케츠
사비와 이니에스타 아래에서 스페인 중원의 균형을 잡아줬던 선수입니다.
2012년 유로에서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스페인의 대회 2연패를 이끌었습니다.
득점이나 도움처럼 눈에 잘 드러나는 기록보다는 위치 선정과 볼 순환, 상대의 역습 차단을 통해 팀 전체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전술적인 측면도 고려했습니다.
레프트백 — 자친토 파케티
1968년 이탈리아가 자국에서 처음으로 유럽 정상에 올랐을 당시의 주장입니다.
파케티는 단순히 우승팀의 수비수였던 것이 아니라 주장으로 이탈리아를 이끌었고, 이 우승은 현재까지도 이탈리아 대표팀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르디 알바를 비롯한 다른 강력한 후보들도 있었지만, 이탈리아의 첫 유로 우승 주장이라는 역사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레프트 센터백 — 조르조 키엘리니
유로에서 오랜 기간 이탈리아 수비를 대표한 선수입니다.
2012년에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경험했고, 9년 뒤 열린 유로 2020에서는 주장으로 다시 결승에 올라 잉글랜드를 꺾고 정상에 섰습니다.
특히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보누치와 함께 이탈리아 수비를 이끌며 우승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준우승에서 우승까지 9년에 걸쳐 이어진 유로 커리어와 우승 주장이라는 상징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라이트 센터백 — 프란츠 베켄바워
1972년 서독의 유로 우승을 주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당시 서독은 베켄바워를 중심으로 유럽을 지배했고, 4년 뒤인 1976년에도 다시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승부차기 끝에 체코슬로바키아에 패하며 대회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1972년 우승 + 1976년 준우승, 그리고 두 대회 모두 주장이라는 커리어는 수비수 가운데에서도 매우 강력합니다.
라이트백 — 세르히오 라모스
센터백으로 더 유명하지만 유로에서는 라이트백으로도 역사적인 커리어를 남겼습니다.
2008년 스페인의 주전 라이트백으로 유로 우승을 경험했고, 2012년에는 중앙 수비수로 이동해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서로 다른 수비 포지션에서 두 차례 유로 우승을 경험했고, 스페인이 2008년 유로부터 2012년 유로까지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하는 전 과정을 함께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골키퍼 — 이케르 카시야스
2008년과 2012년, 스페인의 두 차례 유로 우승을 모두 주장으로 경험했습니다.
특히 2008년 이탈리아와의 8강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스페인의 오랜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 징크스를 깨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2년에도 다시 골문을 지키며 우승했고, 스페인은 유로 역사상 최초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두 차례 우승 + 두 차례 모두 주장이라는 점에서 유로 골키퍼 커리어로는 가장 강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쉽게 선정하지 못한 선수들
이번 팀은 탈락자들만으로도 또 하나의 역대 베스트 11을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공격진에서는 우선 게르트 뮐러가 매우 아쉽습니다. 1972년 대회에서 4골을 기록하며 서독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멀티골을 기록했습니다. 단일 대회 임팩트만 놓고 보면 반 바스텐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 역시 빼놓기 어렵습니다. 2008년 결승에서 독일을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했고, 2012년에도 우승하며 유로 2연패를 경험했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두 차례 유로 결승에서 모두 득점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앙투안 그리즈만은 2016년 6골로 득점왕과 대회 최우수선수를 차지하며 프랑스를 결승까지 이끌었습니다. 우승 트로피 하나만 있었다면 이번 팀의 공격진 경쟁이 훨씬 어려워졌을 선수입니다.
이외에도 웨인 루니, 앨런 시어러, 데니스 베르캄프, 티에리 앙리, 다비드 비야, 파트리크 클라위버르트, 루카스 포돌스키 등 유로에서 강렬한 모습을 남긴 공격수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대에서는 킬리안 음바페, 해리 케인, 알바로 모라타 역시 이미 상당한 유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특히 케인은 잉글랜드와 함께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고, 모라타는 유로 본선에서 꾸준히 득점을 쌓은 뒤 2024년에는 주장으로 스페인의 우승까지 경험했습니다.
중원에서는 지네딘 지단을 제외한 것이 가장 고민스러웠습니다. 2000년 대회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플라티니와 포지션이 겹친다는 점 때문에 밀렸을 뿐, 유로에서의 최고점만 놓고 보면 어느 역대팀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루드 굴리트 역시 1988년 네덜란드의 우승 주장이었고 결승에서 직접 선제골까지 기록했습니다. 반 바스텐의 활약에 가려지는 경향이 있지만 유로 1988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선수입니다.
그 밖에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파벨 네드베드, 루이스 피구,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실바, 마르코스 세나, 은골로 캉테 등도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마르코스 세나는 2008년 스페인의 첫 우승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부스케츠와 마지막까지 비교할 만한 선수입니다.
수비진에서도 탈락자가 상당합니다.
카를레스 푸욜과 제라르 피케는 각각 스페인의 유로 우승을 이끌었고,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2012년 준우승에 이어 2020년 우승을 경험했으며 결승전에서는 직접 동점골까지 기록했습니다.
특히 키엘리니와 보누치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2020년 이탈리아의 주장이었다는 점에서 키엘리니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조르디 알바는 2012년 우승의 핵심이었고 결승전에서 직접 득점까지 기록했기 때문에 파케티와 가장 고민했던 레프트백입니다.
로랑 블랑, 마르셀 드사이, 릴리앙 튀랑, 마티아스 자머, 파비오 칸나바로, 페페, 카일 워커, 다니 카르바할 등도 각 시대 유로에서 인상적인 커리어를 남겼습니다.
골키퍼에서는 무엇보다 레프 야신이 아쉽습니다.
1960년 초대 대회에서 소련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1964년에는 다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유로의 역사성과 시대적 상징성만 놓고 본다면 카시야스 대신 야신을 선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 밖에도 디노 조프, 제프 마이어, 피터 슈마이켈, 에드윈 판데르사르, 잔루이지 부폰, 마누엘 노이어,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이 있습니다. 특히 슈마이켈의 1992년 덴마크 우승과 돈나룸마의 유로 2020 우승 및 대회 최우수선수 수상은 골키퍼가 유로에서 보여준 최고의 단일대회 퍼포먼스 가운데 하나로 볼 만합니다.
결국 유로 역대 베스트 11 역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적 기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호날두가 압도적으로 강해지고, 단일 대회의 최고점을 중시한다면 플라티니와 반 바스텐의 가치가 더욱 높아집니다. 우승 횟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2008년과 2012년을 연속으로 제패한 스페인 선수들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 모든 요소를 함께 살펴보면서 ‘유로라는 대회에서 실제로 어떤 커리어와 순간을 남겼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플라티니의 1984년, 반 바스텐의 1988년, 호날두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기록, 스페인 황금세대의 2연패, 베켄바워와 파케티가 대표하는 초기 유로의 역사, 키엘리니의 2020년 우승까지.
단순히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11명을 모은 것이 아니라, 60년이 넘는 유로의 역사를 11명의 선수로 압축해본 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댓글 지단이 없다니...
1984년 유로에서 플라티니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축구 단일 대회 역사에서도 독보적인 레벨 중 하나라서요 ㅎㅎ 플라티니 대신 지단을 넣어도 괜찮죠 ㅋ
지단 ㅠㅠ
유로는 플라티니가 워낙 ㅎㅎ 지단을 넣으셔도 된다고 생각해요 ㅋ
균형있는 라인업이 좋아서 지단 넣는거보다 좋아보입니다ㅋㅋ
부족한 글인데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세얼간이만 봐도 이건 뭐 ㅋㅋㅋ 상대방 입장에서는 벌써부터 뭔가 답답하네요 ㅋㅋㅋ
세 얼간이는 진심 사기죠 ㅋㅋㅋㅋ
부스케츠 대신 로드리는 못 들어가나요? 로드리가 부스케츠 상위 버전이라 생각해서요
로드리도 당연히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특히 피지컬이나 득점력, 중거리 슈팅까지 포함하면 부스케츠보다 우위라고 볼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요.
다만 저는 아직까지는 유럽 축구 전체 커리어와 전성기의 지속성,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서 보여준 영향력을 종합해서 부스케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ㅋ 부스케츠가 워낙 독특한 유형이라 로드리를 단순히 ‘부스케츠의 상위 버전’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ㅎㅎ
로드리 역시 이 자리에 들어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