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하우스 동시집 시리즈 7권. 2011년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에 당선된 송명원 시인의 첫 동시집으로 경북 봉화에 있는 남회룡 분교, 북지 분교, 수식 분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쓴 동시들을 담았다. 소중한 보물과 같은 산골 마을, 산골 학교, 산골 아이들의 모습을 한 편 한 편 정성스레 엮어 냈다.
산골에서 노래하는 시
산골에서 근무하며 산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던 시인은 애정 어린 눈길로 그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농촌과 분교를 지키는 마을 사람들의 때 묻지 않은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내지요. 도시 사람들에게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특별하고도 간절합니다. 병원도 은행도 버스 정류장도 없는(「우리 마을 그림지도」) 마을에서 짜장면을 먹으려면 동네 사람들을 모두 모아야 합니다. 세 그릇은 배달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짜장면 먹는 날」) 6년을 학교에 홀로 다닌 순태(「졸업식 날」)의 이야기나 엄마 아빠가 농사일로 바빠 혼자 보내야 하는 어린이날(「어린이날」)의 모습도 도시 아이들에게 낯선 풍경이지요. 시인은 도시 아이들이 알지 못하는 농촌의 소박하고 불편한 삶을 날것으로 보여 줍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그래서 애틋한 그들의 일상을 아련히 느끼도록 만들지요.
빨갛게 익은 고추 따는 날은
매운 고추 냄새
일거리가 없는 겨울에는
읍내 주유소에서 일하느라
기름 냄새 풀풀
「아빠 냄새」 부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듯한 관심
시인은 사라진 자리, 떠난 자리, 남아 있는 자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동네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뛰어다니던 좁다란 골목에 자리 잡은 고층 아파트(「고층 아파트」), 도시 사람들이 버리고 간 지난여름을 주워 담는 동네 사람들(「개울 청소」) 의 모습을 시로 그려내 변해 가는 시대와 인정에 대해서 꼬집습니다. 또 터전에 남은 산골 마을 사람들 저마다의 걱정과 기쁨을 이야기합니다. 김장도 해야 하고 연탄도 들여야 되는데 첫눈이 내려 걱정하는 할머니(「첫눈」), 필리핀 엄마 닮아 피부색은 까무잡잡하지만 스티커 하나 붙여 봉화 사람이 되고 싶은 진석이(「봉화 김진석」), 눈이 오면 놀 생각보다 할머니 걱정을 먼저 하는 함경북도 온성에 살다 온 혜진이(「탈북자 혜진이」) 등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잃지 않지요.
한과 한 상자
홍삼 한 박스
굴비 한 두름
추석이 지나도록
기다리던 아들 손자는 오지 않고
택배 아저씨만 들락날락합니다.
「택배」 전문
시인의 소중한 보물을 담아
시인은 산골 마을과 산골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물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지루하고 따분해 보이는 산골 마을에는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꾸밈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시인은 마치 보물을 다루듯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그들의 모습을 노래하지요. 여러분도 동시의 매력을 발견하고 시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알라딘
첫댓글 송명원 선생님, 첫 동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